병의협 "대한민국 의료시스템은 부실 건물"

병의협 "대한민국 의료시스템은 부실 건물"

  • 박승민 기자 smpark0602@gmail.com
  • 승인 2022.08.16 14: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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필수 의료 수가 개선 및 인력 양성 방안 마련 등 촉구

ⓒ의협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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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병원의사협의회가 필수의료를 포함한 대한민국 의료 시스템을 바로 세우기 위해 정부와 국회에 실효성 있는 대책 마련을 촉구하고 나섰다.

대한병원의사협의회는 8월 16일 성명을 통해 지난 7월 발생한 서울아산병원 간호사 사망사건을 언급하며 "지난 8일 아산병원 간호사 사망사건을 통해 드러난 대한민국 의료 시스템 왜곡의 근본 원인을 지적하고 이에 대한 실질적인 대책을 정부와 국회에 요구한 바 있다"며 "다만 지난 며칠간 보여준 정부와 국회의 행보는 실망스럽다"고 밝혔다.

병의협은 우선 지난 10일 더불어민주당 신현영 의원과 국민의힘 김미애 의원이 개최한 '뇌출혈 간호사 사망으로 바라본 응급 뇌혈관 의료체계 해법 모색 국회토론회'를 짚었다.

병의협은 "해당 토론회는 논란이 되는 이슈가 생기자 급조한 행사이면서 아산병원 간호사 사망사건의 근본 원인에 대한 심도 있는 고민을 전혀 하지 않은 구색 맞추기 이벤트에 불과하다"라며 "국회는 응급 뇌혈관 의료체계만 토론할 것이 아니라, 기피 현상이 심화하고 있는 필수의료 전 영역을 대상으로 낮은 수가를 어떻게 개선하고, 해당 분야 전문의 육성과 채용을 어떻게 늘릴 것인지를 논의하는 장이 마련됐어야 마땅한 데 이러한 노력은 없이 응급 뇌혈관 분야에 국한된 논의만 이뤄졌다"고 지적했다.

보건복지부의 서울아산병원 현장 조사 결과 역시 '황당하다'는 생각을 보였다. 

병의협은 "아산병원에 현장조사를 나갔던 보건복지부는 아산병원에 중증응급 관련 의료진에 대한 원내 휴가 규정을 마련하라는 행정지도를 하고 전국 상급종합병원에도 중증응급 의료진 휴가 관련 원내 규정을 정비하고, 중증응급환자에 대한 전원 및 이송체계를 점검해달라는 내용의 공문을 발송했다"며 "결국 보건복지부가 내놓은 대책은 이번 사건의 근본 원인을 해결하려는 정책이 아니라 중증응급 의료 분야에 근무하는 의료진의 정당한 휴가 사용을 제한해서라도 중증응급 환자 진료에 문제가 없도록 하라고 강요한 것"이라고 비난했다. 

그러면서 "지금도 가뜩이나 과도한 업무량과 낮은 수익으로 지원자가 급감하면서 인력이 부족해 필수의료 및 중증응급 분야에 근무하는 의료진들은 제대로 쉬지 못하는 상황"이라며 "의료진들에게 업무량을 줄여주기 위한 인력 증원 대책이나 수가 인상과 같은 근본적인 대책이 아니라 마음껏 휴가를 갈 수 있는 권리조차 박탈한다면 해당 분야에 지원하는 인력은 더 줄어들 수밖에 없어 상황은 더욱 나빠질 것이 자명하다"고 우려했다. 

병의협은 "대한민국 의료 시스템은 애초에 부실한 기반에서 시작해 문제가 생긴 부분만 그때그때 땜질해서 고쳐 온 부실 건물과 같다"며 "정부와 국회는 실효성 없는 대책 남발을 중지하고 필수의료를 비롯한 대한민국 의료 시스템을 바로 세우기 위한 근본적인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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