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6세기 위대한 해부학자 베살리우스 사망일 기념해 제정
2024년 해부학 올림픽 세계해부학회(IFAA) 광주시 유치
해부학, 안전하고 믿을 수 있는 의료 시스템 구현 기반
10월 15일은 '세계 해부학의 날(World Anatomy Day)'이다. 2019년 세계해부학회 연맹(International Federation of Anatomy Association:IFAA)이 16세기 위대한 해부학자인 안드레아스 베살리우스(Adreas Vesalius, 1514∼1564)의 사망일을 기념해 제정했다. 베살리우스는 근대 해부학의 아버지로 일컬어진다. 그는 1543년에 아름답고, 정확하고, 혁신적인 저서 [De Humani Corporis Fabrica(인체의 구조에 관하여)]를 출판했다. 이 책은 여러 면에서 일전의 해부학 교과서들과 명확하게 구분됐다.
기존의 저술은 기원전 3세기에 기술된 해부학의 아버지인 알렉산드리아의 헤로필로스(Herophilus)의 저술과 2세기경에 활동했던 로마 시대의 유명한 의사인 갈레노스(Claudios Galenos)가 인체의 구조에 관한 서술이 약 1300년간 별도의 수정 없이 무비판적으로 의사들에게 수용되고 신봉되었다.
모든 의학적 논쟁에서 누군가 "갈레노스의 책에 따르면…" 이라고 언급하면 그 논쟁은 쉽사리 마무리되곤 했다.
벨기에 출신인 베살리우스는 파두아 대학에서 의학을 공부했는데, 학생 때부터 해부학에 재능이 있어 졸업 후 해부학 교수로 임용되었다. 기존 해부학 수업은 교수가 교단에서 헤로필로스나 갈레노스의 책을 읽으면 그에 따라 조수들이 해부를 하고 학생들이 관찰하는, 매우 형식적인 교육이 진행됐다.
하지만 베살리우스는 직접 메스를 들고 시신을 꼼꼼하게 해부하면서 차곡차곡 그림으로 남겼으며, 갈레노스의 저술 중 정확하지 않은 내용이 포함되어 있음을 확인하고 이를 수정하는 대담한 용기를 보여주었다.
실제로 오랜 실험과 연구를 통해 축적된 진실을 당시 보수적인 의학계가 수용하는 데 많은 논쟁의 시간이 필요했다. 이처럼 베살리우스는 오랫동안 권위를 지닌 잘못된 오류를 실험을 통해 혁파했으며, 인류가 근대를 거쳐 현대 의학으로 들어서는데 결정적인 역할을 한 해부학자이다.
그의 책은 지금 보더라도 정확한 정보를 담았을 뿐 아니라 해부학적으로 아름답기까지 하다. 이는 베살리우스 자신도 그림을 잘 그렸지만, 전문적인 예술가와 협업의 결과인 것이다.
우리나라에 서양의학이 도입된 이래, 우리나라 현대 의학 수준은 선진국과 어깨를 나란히 하기 시작했다. 이와 더불어 한국의 해부학자들도 성장을 거듭해 2024년에 해부학회 분야의 올림픽인 세계해부학회(IFAA)를 대한민국 광주광역시에 유치했으며, 성공적인 대회 개최를 위한 준비가 한창이다.
대한해부학회가 단기간에 세계적 수준으로 성장할 수 있었던 배경에는 의학계의 노력뿐 아니라 의학 교육과 연구를 위해 자발적으로 시신을 기증해 주신 많은 기증자분들의 이타적 공헌이 있음을 기억하고 감사드린다.
우리 의학도는 해부학을 통해 인체의 구조와 기능을 배워왔다. 현대 의학은 X-ray, CT, MRI, 초음파 등 다양한 의료 영상을 기반으로 인체를 3차원적으로 이해하고 질병을 진단하고 치료에 활용하고 있다.
우리는 이제 AR, VR을 기반으로 새로운 의학적 적용을 시도하는 단계에 진입하고 있으며, 이 모든 과정에서 해부학적 해석과 적용은 매우 중요하다. 즉, 정확하고 적확한 해부학이 안전하고 믿을 수 있는 의료 시스템 구현의 기반인 것이다.
세계 해부학의 날을 맞아 떠올려본 16세기에 활동한 해부학자 베살리우스는 21세기 우리 의학도에게 혁신적 사고와 융합적 협업의 중요성을 상기시킨다.
우리 대한민국 의사들도 베살리우스의 혁신적인 실험정신과 융합적인 사고를 이어 받아 미래의학을 열어가는데 중추적 역할을 하길 기대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