간호법·실손청구 의료악법 중단…건보공단 실사 개선 요구
대한내과의사회 16일 정기총회·추계 학술대회 '결의문' 채택

경제부처를 중심으로 추진하는 비대면 진료는 의료영리화로 가는 과정이라는 비판의 목소리가 나왔다. 

대한내과의사회 16일 제25회 정기총회·추계 학술대회에서 이같은 내용을 담은 '결의문'을 채택하고 의료전달체계를 흐트러 뜨리는 비대면 진료 제도화를 당장 중단하라고 촉구했다.

내과의사회는 "플랫폼 기업들이 우후죽순 생겨나서 의료 쇼핑·비급여 약품 배송 등 비대면 진료 도입 전 우려한 점들이 목격되고 있다"면서 "환자 중심이 아닌 경제 논리가 앞서는 원격의료제도는 의료영리화로 가는 과정"이라고 비판했다.

국회에 계류 중인 간호법은 의료질서를 무너뜨릴 수 있고, 공적 전자처방 전달시스템 도입은 의약분업의 근본 취지를 훼손할 수 있다고 지적한 내과의사회는 실손청구 간소화법은 진료비 통제 수단으로 전락할 수 있다면서 "전문가를 무시하는 의료악법을 철폐하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내과의사회는 "진료의 자율권을 제한하는 심사와 실사, 평가에 시달리고 있다"면서 "요양급여 적정성 평가, 검진기관평가 등의 줄세우기식 평가제도 역시 본연의 취지에 맞게 시행해야 한다"며 "소신 진료를 훼손하는 공단의 실사를 개선하라"고 촉구했다.

내과의사회는 특히 "국민의 가장 가까이에서 가장 기본적인 건강을 챙기는 내과를 비롯한 일차의료가 가장 중요한 필수의료"라면서 " 응급실을 늘리고, 의사들이 기피하는 고난도 수술 수가를 올린다고 절대 해결될 수 없다. 필수의료의 정의에 맞는 분야에 보장성 강화가 이루어져야 한다"고 요구했다.

야당과 정치권의 의사 수 증원과 관련해서도 "공공의대 설립을 통한 의사 수 증원이 아닌 현재 필수의료 영역에 몸담고 있는 의료인력과 의료기관에 충분한 보상을 해주고 방어진료를 조장하는 처벌 위주의 법안을 폐지해야 할 것"이라고 밝혔다.

내과의사회는 "굵직한 사건이 있어야만 부랴부랴 땜질식 논의와 대책을 내놓을 게 아니라 전문가의 의견이 충분하게 반영된 논의를 거쳐 필수의료의 정의에 맞는 분야에 보장성 강화가 이루어져야 한다"며 "만성질환에 대한 관리와 예방 영역도 필수의료에 꼭 포함시켜 보장성 강화가 반드시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개회식에서 박근태 대한내과의사회장은 "코로나19 대유행 위기를 극복할 수 있었던 것은 일차의료의 빛나는 역할이 있어서 가능했다"면서 "위험을 무릅쓰고 원스톱 의료기관에 참여해 국민의 생명을 지키고, 일차의료의 중요성을 느끼게 해 준 회원들에게 감사드린다"고 인사를 전했다.

박근태 회장은 "분석심사·비대면 진료·의료전달체계 등 눈 앞의 현안에 잘 대응해 회원들이 불이익을 받는 일이 없도록 최선을 다하겠다"면서 "10∼11월 트윈데믹 상황이 공존할 수 있어 다시 한 번 긴장의 끈을 놓지 말아야 한다"고 당부했다.

송성철 기자 다른기사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