뇌사·인공수태윤리에 관한 선언…의료전문가 역할 선언
세계의사회장·국제여자의사회장 취임…한국의료 위상 달라져
1980년대 의협은 국민과 함께하는 의사단체로서 역할을 뿌리내리기 위해 간염 퇴치캠페인(1982년), 생명구급표 및 의료정보카드 보급(1982년), 식중독예방 캠페인(1983년), 금연캠페인(1985년) 등을 전개했다. 메디컬 드라마의 효시라고 할 수 있는 '소망'이 전파를 탄 것도 1980년대다.
의료 혜택을 받을 수 없는 벽오지와 사각지대 환자를 위해 인술을 펼치는 의사를 발굴 및 시상하는 보령의료봉사상도 1985년 첫 시상식을 개최했다.
의료인의 안전을 위협하고, 다른 환자의 진료권을 침해하는 진료실 점거와 난동이 기승을 부리자 의협은 '의협 공제회' 출범을 모색했다. 의료분쟁의 위험에서 회원을 보호하고, 보다 안전한 의료풍토를 조성하자는 취지에서 결성한 '의협 공제회'는 1981년 설립, 현재 '의협 의료배상공제조합'으로 자리매김 했다.
의학전문가이자 의료전문가로서 역할을 다하려는 움직임은 뇌사에 관한 선언(1993년)과 인공수태윤리에 관한 선언(1993년)을 비롯해 태아 성감별 방지 캠페인 등으로 표출됐다.
1985년 당시 문태준 의협 회장이 세계의사회(WMA) 회장에 취임하면서 국제 무대에서 의협의 위상을 확고히 하는 계기를 마련했다. 1987년 주일억 당시 한국여자의사회장이 국제여자의사회장에 취임했으며, 1988년 제39차 WHO 서태지역 총회에서 한상태 사무총장이 피선되는 등 한국의료의 달라진 위상을 확인하는 계기가 됐다.
'대한의학협회'에서 '대한의사협회'로 명칭 개칭
의사윤리 강령 제정·의대인정평가위 발족 '자율규제' 출발점
역할과 위상을 정립하기 위해 1995년 대한의학협회에서 대한의사협회로 협회 명칭을 개칭했다.
남북한 의학용어집 발간(1996년), 의사윤리 강령 제정(1997년), 올바른 의료지식 제공 위한 의료상담실 개소(1997년), 한국보건의료인국가시험원 출범(1998년), 한국의과대학인정평가위원회 발족(1998년) 등에 이어 1998년 의협 홈페이지 개통식이 열렸다. 의사윤리 강령 제정과 의대 인정평가위원회의 발족은 직업전문성을 바탕으로 전문가 자율규제의 담론을 드러내는 출발점이 됐다.
의료정책과 제도의 새로운 변혁의 조짐은 1980년대 목포 의약분업 시범사업에서 싹이 텄다. 정부는 1998년 지역의료보험조합과 공무원·교직원 의료보험공단을 통합, 의료보험에서 건강보험으로 전환하려는 포석을 놓기 시작했다.
사건은 예기치 못한 곳에서 터져나왔다. 1999년 약사법 개정안이 국회를 통과했다. 2000년 7월 1일부터 의약분업을 실시한다는 내용이 그것이다.
1999년 11월 30일 장충체육관에서 올바른 의약분업 쟁취 위한 범의료계 결의대회가 열렸다. 2000년 의료계 휴폐업 투쟁을 알리는 서곡이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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