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립 40주년 맞아 새 미션·비전 공개…추계학술대회 성황
직역·분야 탈피 한 데 어울리는 프로그램 구성 큰 호응
인공지능·커뮤니티케어·미래 역량 강화 등 집중 진단
대한신경과학회가 '국민에게 사랑받고 회원에게 신뢰받는 신경과'를 향한 새로운 40년의 첫 발을 뗐다.
대한신경과학회 제41차 추계학술대회가 11월 5∼6일 일산 킨텍스(KINTEX)에서 3년 만에 전면 대면 학회로 열렸다. 창립 40주년을 맞은 올해는 시대 변화에 발맞춰 기존 프로그램 형식에서 과감히 탈피해 전공의와 전문의가, 또 전문의 직무 형태와 무관하게 한 자리에서 어울릴 수 있게 구성했다.
이번 학술대회에서는 뇌졸중, 치매, 뇌전증, 신경근육질환, 파킨슨병 등 주요 신경계 질환들에 대한 진단과 치료의 최신 지견을 다루는 한편, 외래 진료 역량을 높이기 위해 'Topics in Outpatient Neurology' 세션을 진행했다.
이 세션에는 대학병원, 종합병원 및 개원가 등 각계 각층의 회원들이 실제 진료에 바로 적용할 수 있는 프로그램을 소개해 호응이 높았다.
이와 함께 최근 문제가 되고 있는 의사들의 번아웃을 진단하고, 이를 극복하는 방안 중 하나인 명상을 실제 경험하게 해 눈길을 끌었다.
청중이 앱을 사용해 강의 중 돌발 퀴즈에 답하는 'case-based learning' 세션은 일방적으로 지식을 전달하는 강의가 아닌 상호 소통하는 방식으로 진행했다.
특히 올해 신설된 전공의 우수 증례 발표대회에는 전공의가 증례를 발표하고 토의를 주관했으며, 청중들이 직접 심사위원으로 참가할 수 있도록 했다. 우수상을 받은 5명의 전공의에게는 매년 열리는 Harvard Annual Update of Neurology의 참석 경비를 지원한다.
신경과의 미래역량 강화를 위한 정책 토론회에서는 많은 회원이 참석해 열띤 연제 발표와 토론이 이어졌다.
송태진 교수는 신규 수가 신설 방안을, 최호진 교수는 역량 강화를 위한 인력 수급 방안, 김치경 교수는 신경과 의사가 주도해 나갈 신경계질환 스마트연구회 등을 소개했다.
4차 산업혁명 시대 의사의 역할에 대해 논의하는 시간도 가졌다.
국내 의료환경에 적합한 의사결정 지원 시스템을 연구 개발하고 있는 류호경 한양대 교수가 인공지능이 의사에게 필요한 지식을 정보를 전달할 수 있을지에 대해 심층적으로 진단했다.
류호경 교수는 "인공지능의 존재 이유는 단순히 진단과 치료의 알고리듬의 제공이 아니라, 점점 더 복잡해지고 불확실해지는 의료 환경에서 의사들이 인공지능을 이해해 새로운 속성을 통한 새로운 프레임을 발견하는 데 있다"라고 강조했다.
김재문 신경과학회 이사장은 에이브러햄 링컨의 "미래에 대한 가장 정확한 예측은 미래를 창조하는 것"이라는 말은 인용하면서 "현재 신경과가 당면한 문제점들을 함께 풀어나가면서도 향후 진료환경의 급격한 변화, 진단기술과 치료법의 급속한 발전 등 미래에 대한 대비에도 적극적이며 진취적인 노력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한현정 이사가 주관한 노인정책 세션에서는 최근 의료정책의 화두인 '커뮤니티 케어와 돌봄'에 대한 내용이 발표됐다.
이 자리에서는 커뮤니티 케어는 돌봄을 필요로 하는 주민들이 자택이나 그룹홈 등 지역사회에 거주하면서 개개인의 욕구에 맞는 복지 급여와 서비스를 누리고, 지역사회와 함께 어울려 살아가며 자아실현과 활동을 할 수 있도록 하려는 혁신적인 사회서비스 체계라는 폭넓은 뜻을 품고 있다는 의견이 제시됐다.
그간 병원·시설 중심 서비스만으로는 개인의 삶의 질 저하와 고령화에 따른 의료·돌봄 수요 급증에 대응하기 어렵다는 지적이 지속적으로 제기돼 왔다. 노인·장애인 등 수요자가 자택이나 소규모 그룹홈 등에 살며 개인의 욕구에 맞는 사회서비스를 통합적으로 제공받을 수 있도록 재가서비스를 확충하고 전달 체계를 개편 필요성에 대한 요구도 높아지고 있다.
노인·장애인 등 취약계층의 선택권을 기존 시설에서 재가까지 확대해 인권과 삶의 질을 제고하는 한편, 사회서비스를 통합 제공하는 과정에서 양질의 일자리 창출도 기대되고 있다. 지난 2018년 6월 보건복지부에 커뮤니티 케어 추진단이 발족되면서 구체적으로 다양한 시범연구와 정책들이 모색돼 왔다.
지금까지 지역사회 중심 보건의료서비스 강화는 만성질환 중심으로 보건소의 맞춤형 건강관리 서비스 확대 추진 및 방문 건강 관리 등으로 이뤄지고 있다. 그러나 노령인구 및 독거 인구의 증가, 신경계 퇴행성 질환 대상자로 보행과 거동이 불편한 대상자들이 증가함에 따라 체계화되고 확대된 한국형 재택치료 개념을 포함한 케뮤니티 케어 및 돌봄에 대한 수요와 요구가 증가되고 있는 실정이다.
노인정책 세션에서는 일본의 지역의료 거점 및 지역 포괄 지원 센터 등을 운영과 미국의 'Doctor house call' 시스템 소개 등 국내 시범사업 사례들이 소개됐다.
창립 40주년을 맞은 대한신경과학회의 새로운 미션과 비전도 선포됐다.
40년 역사의 대한신경과학회는 그간 괄목할 만한 발전을 이뤄 왔으나, 급격한 양적인 팽창과 자학회 및 유관 학회의 활성화로 인해 신경과 학회의 위상과 역할에 대한 재정립이 필요하다는 의견이 제시돼 왔다.
대한신경과학회는 앞으로 펼쳐질 새로운 40년을 준비하는 일환으로 석승한 회장과 박기형 기획이사 주도 아래 새로운 미션과 비전을 선정키로 결정했다.
미션과 비전 선정은 업체에 맡기던 기존 방식에서 벗어나, 신경과학회 회원 의견이 바탕이 되는 bottom-up 방식으로 이뤄졌다. 이를 위해 전체 회원들에게 설문을 통한 다양한 의견을 수렴했으며, 논의와 수정 과정을 거쳐 최종적으로 미션과 비전을 결정했다.
대한신경과학회의 궁극적인 목표는 '국민에게 사랑받고 회원에게 신뢰받는 신경과'이며, 이 목표를 이루기 위해 '국민의 뇌건강 증진에 기여하고 회원의 권익향상을 도모'키로 했다. 또 9가지의 핵심가치도 함께 공개했다.
신경과학회 미션과 비전은 학회 홈페이지에 상시 게시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