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원격의료란
원격의료는 영상이나 전화, 이메일 등으로 환자의 진료를 하는 원격진료(tele-medicine)와 환자의 상태를 모니터링한 자료를 받아 보는 원격모니터링(tele-monitoring)으로 나눠 볼 수 있다. 원격진료와 원격모니터링이 왜 필요한지 합당한 이유와 문제점에 대해 짚어 보고자 한다.
■ 원격모니터링의 필요성과 문제점
원격모니터링은 의료기기와 자료 분석기술의 발전으로 많은 정보를 제공하는 이점이 있다. 의과학의 발달로 인해 직접 대면하지 않아도 환자 상태에 대한 많은 정보를 취득할 수 있다는 이점이 있고 데이터 분석만으로 조절이 가능한 만성질환(당뇨·수면무호흡증·부정맥…)에 도움이 될 수 있다. 그 외 각 전문과별로 적용 가능한 모니터링 기기가 개발되면 도입할 수도 있다.
하지만 현재 모아지는 일부 데이터는 정확성이 떨어지는 문제를 안고 있어 당장 도입하기에 어려움이 있다. 자료의 정확성이 담보될 정도의 안정적인 자료취득이 문제로 남아 있다. 또한 개인 정보의 보호가 문제가 된다.
■ 원격(비대면)진료의 필요성과 문제점
원격진료의 필요성은 원격진료가 요구되는 특수한 상황에 적용이 가능하다. 특수한 상황은 감염병이 심각한 수준의 단계로 높아졌을 때와 거동이 불편해 병원 외래 방문이 불가능하거나 매우 힘든 상황에 한해 환자에게 도움이 될 것으로 판단된다.
대표적으로 코로나 팬데믹을 겪으면서 비대면 진료라는 원격진료를 한시적으로 경험했다. 감염병이 창궐하는 시기에 진료를 하는 의료진 등 환자와 접촉하는 사람들의 감염 위험성이 높은 시기에 필요하다.
위급한 상황은 아니지만 병원을 방문 하기 위해 여러 명의 가족이 따라와야 하는 재활 환자의 경우나, 데이터 분석만으로 정기적인 추적관찰을 하는 환자의 경우 외래 방문 횟수를 줄여주기 위해 원격진료 활용이 가능할 것으로 판단된다.
이런 경우 거동이 불편해 이동이 힘든 환자로 사전에 등록을 해 놓은 환자에 한해서 도입이 가능하다고 본다. 원격진료의 횟수가 대면진료를 넘어서게 되면 환자가 진료에 소외되거나 진료의 질이 떨어질 수 있기에 매우 한정적으로 이용하도록 짜여져야 한다.
원격진료는 특수한 상황에만 고려돼야 한다. 원격진료를 도입한 나라들은 그들만의 필요성이 있었다. 전문의를 만나기가 하늘의 별따기보다 어렵다는 미국이나 캐나다같이 의료접근성이 떨어지는 나라에서 원격진료를 도입했다.
또 다른 이유는 의료비 절감이 필요했기 때문이다. 미국의 경우 취직하고 있는 회사에서 보험비를 지출하고 있다. 당연히 회사는 지출되는 의료비용을 줄이려고 하고 있고 전문의를 화상이나 이메일로나마 만나 본다는 것을 반기는 환자들이 있기에 도입하고 있다.
우리나라의 경우 건강보험심사평가원이 최근 발간한 '보건의료자원 현황 통계'분석에 따르면 2020년 의사는 10만 7976명이고 전문의수는 8만 8877명으로 전문의 비율이 82.3%를 차지하고 있다.
1차 진료를 담당하는 개원가의 경우 전문의 비율이 90% 이상을 상회하고 있다. 의료접근성은 우리나라가 세계 최고의 수준이다. 원양어선과 교도소의 환자 때문에 기계적으로 원격진료를 도입해야 한다는 주장은 근거가 매우 빈약하다.
원양어선에서 급한 질병이 있는 경우 헬기 수송을 하고 있으며, 승선 전에 승선 조건에 맞지 않는 건강 상태나 질병이 있는 경우 승선하지 못한다. 교도소의 경우 의료진이 상주하고 있으며, 외진을 통해 진료가 이뤄지고 있다.
만약 교정시설에 보수가 적어서 의사를 확보하지 못한다면 보수를 높여 의료진을 확보하면 될 일이다. 육지와 떨어진 도서지역 역시 연륙교 건설로 육지와 연결돼 있어 원격진료의 근거로 내세울 명분에서 멀어졌다.
게다가 우리나라의 경우 의료전달체계도 없는 상황이고, 자율징계권이 없기에 비윤리적인 상업주의를 견제할 방법이 없다. 의료의 본질은 훼손되고 결과적으로 환자들은 피해를 받을 것이다. 역대 정부가 원격진료에 목을 매는 이유는 고갈되는 의료재정을 조금이나마 줄여보려는 목적에 있다는 것을 명심해야 한다.
■ 환자우선, 환자이익을 위해 진료
모든 의료는 환자우선(patient-first), 환자이익(patient interest)이 반드시 고려돼야 한다. 원격의료 역시 이 두 가지 가치를 염두에 두고 이뤄져야 한다. 환자를 위해(patient-first) 의료 이용의 접근성을 높이는 것도 중요하지만, 시간적·공간적·물질적 불편함을 안고 가야 하는 게이트 키퍼(gate-keeper)의 특성이 함께 작동해야 한다.
편의 위주의 진료는 결코 환자를 위하는 길이 아니다. 환자의 이익(patient interest)은 대면진료를 통한 정확한 진단과 치료가 우선돼야 한다. 비대면은 대면진료만큼 의료의 질을 담보할 수 없기 때문이다.
결론적으로 우리나라의 경우 원격모니터링은 진료의 한 방법으로 자료의 정확도가 높아지면 도입이 가능하고 본다.
원격(비대면)진료의 경우는 거동이 불편하여 병원 방문이 힘든 환자에게 편의를 제공하거나, 감염병이 심하게 창궐할 때에 제한적으로 활용할 수는 있어도, 감염병이 창궐하지 않는 평시에는 비대면 진료를 도입할 이유가 없어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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