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치과의사협회, 22일 기자간담회 진행
간호법 제정에 "의료 소비자 관점에서도 좋은 법안 아냐" 지적
"자율징계권, 비윤리적 의료행위 예방할 수 있어"
치과계가 간호법과 자율징계권 관련 의료계와 뜻을 함께 했다. 특히 간호법 제정은 다양한 보건의료직역의 상생을 해치게 될 것이라 우려하고, 의료인의 비윤리적 행위를 예방하기 위해서는 각 의료 단체 중앙회에 자율징계권을 부여해야한다고 강조했다.
대한치과의사협회는 11월 22일 보건의료계 전문지 기자간담회를 진행하고 주요 의료 현안 중 하나인 간호법과 자율징계권에 관한 협회의 입장을 설명했다.
대한치과의사협회는 간호법과 관련해 "의료 공급자 관점이 아닌 의료 소비자로서도 간호법은 좋은 법이 아니다"라고 꼬집었다.
홍수연 대한치과의사협회 부회장은 "치과계는 의료 공급자 입장이 아닌 의료 소비자 입장에서 간호법 제정을 바라봤다"며 "의료 소비자 입장에서 향후 돌봄을 받을 때 '간호 돌봄'이 아닌 '의료 돌봄', '의료진이 원팀으로 이뤄진 돌봄'을 받고 싶다"고 짚었다.
이어 "간호법의 또 다른 문제는 다른 보건의료직역의 일자리를 뺏는다는 데 있다"며 "간호법 제정 시 간호조무사, 요양보호사, 응급구조사, 임상병리사 등 다양하고 많은 의료 직역 생존에 위기를 느끼게 한다. 보건의료계는 함께 상생해야 한다는 관점에서 치협은 간호법 제정 저지 연대에 참여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홍 부회장은 "간호사의 처우개선이 필요하다는 주장에는 공감한다"면서도 "간호사 처우개선은 간호법 단독 제정이 아닌 의료법과 보건의료인력지원법 보완으로 충분히 해결할 수 있다"고 말했다.
치협은 대한의사협회를 비롯한 12개 보건복지의료연대와 함께 간호법 제정이 가져올 부작용을 지적, 반대 뜻을 피력하고 있다. 오는 11월 27일에는 간호법 제정 저지 총궐기대회를 국회 앞에서 진행할 예정이다.
이날 간담회에서는 의료인의 비윤리적 행위에 의료계가 선제적으로 대응, 자정 노력을 할 수 있도록 정부가 자율징계권을 이양해야 한다는 주장도 나왔다.
치협은 "2011년 의료법 개정으로 각 의료단체 중앙회에 법정기구로 윤리위원회를 설치하도록 했으나, 실질적으로 자율징계권의 전 단계인 '자율징계 요구권'에 불과하다"고 비판했다.
협회 윤리위원회에서 회원에 대한 징계심의 후 정부에 행정처분을 요구해도 그 결과를 확인할 수도 없고, 협회에 가입하지 않은 징계혐의자에 대해서는 인적사항 취합 및 윤리위원회 소집 등의 절차 진행에 어려운 사항이 존재하기 때문.
박태근 치협회장은 "의료인이 많이 증가하고 세상도 많이 변화했다. 정부도 이에 맞춰 변화해야 한다"며 "정부가 예전처럼 의료인을 관리·감독할 여력이 안 되면 각 의료단체 중앙회에 그 권한을 줘야 한다. 많이 늘어난 의료인을 관리하지 못한 부작용은 국민 건강권 침해로 이어진다"고 우려했다.
그러면서 "의료인 스스로 워치독이 될 수 있다면 의료계에서 발생하는 잘못된 관행이나 비리들이 없어질 것"이라며 "자율징계권을 부여하는 것만으로 의료인 스스로 비도덕적 진료행위 등 국민건강에 위해를 줄 수 있는 행위를 예방할 수 있고, 의료 현장에서 발생하는 많은 잘못된 행위들을 해결할 수 있을 것이라 믿는다"고 덧붙였다.
치협은 앞서 지난 10월 28일 의협과 함께 '의료인 자율징계권 확보를 위한 전문가단체 공청회'를 국회에서 진행한 바 있다.
당시 이필수 의협회장 역시 "의료인의 비윤리 행위에 대한 확실한 해법은 비윤리 행위를 강하게 규제할 징계권을 중앙단체에 부여하는 것"이라며 "중앙회에 실질적인 권한을 부여해 위법 요소 발생 시 선제적으로 강력히 규제할 수 있도록 장치가 마련된다면 뚜렷한 계도의 효과가 나타날 것"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