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 백신 온도 '콜드체인' 규정 강화 영향...인슐린 배송 기피
"환자 불편" 민원...식약처 위험도 따라 3단계 관리 규정 차등화
콜드체인 규제발 인슐린 대란 우려에 식품의약품안처가 해답을 내놨다.
관리대상 생물학적 제제를 위험도별로 3개 그룹으로 나눈 뒤, 각각의 대상에 맞춰 규정 및 처분을 달리 적용하는 방법으로 유통 및 관리업체들의 부담을 완화한다는 복안이다.
식품의약품안전처는 이 같은 내용을 담은 '생물학적 제제 등의 제조·판매관리 규칙' 및 '생물학적 제제 등의 보관 및 수송에 관한 규정'을 11월 29일 입법예고했다고 밝혔다.
제도 개선의 핵심은 콜드체인 대상 생물학적 제제를 3개의 제품군으로 분류하고, 제품군별로 수송시 온도관리 의무사항을 구분 적용해 나간다는데 있다.
코로나19 백신 온도 관리 부실 이슈, 콜드체인 관리강화 이어져
앞서 식약처는 2020년 코로나19 백신의 콜드체인 관리부실이 이슈화하자, 백신 등 생물학적 제제 등 수송관리 제도 개선안을 마련하고 그 시행에 들어간 바 있다.
생물학적 제제에 대해 콜드체인 적용을 의무화하고, 이들 제품 수송·운반시 ①내부 온도를 외부에서 관찰 할 수 있는 장치 ②관찰 장치 점검 ③온도수기 기록(출하증명서) ④자동온도기록장치 ⑤자동온도기계장치 검·교정 ⑥자동 기록(그래프 등)을 반드시 이행하도록 규정하는 내용이다.
해당 규정을 위반한 경우에는 위반 행위에 따라 시행명령부터 업허가의 취소에 이르기까지 강력한 행정처분을 받게 된다.
제약·유통 "행정처분 무서워"...인슐린 제제 배송 횟수 줄여
콜드체인 관리강화 규정은 경과기간을 거쳐 올해 7월 본 시행될 예정이었는데, 생각지 못한 곳에서 문제가 불거졌다.
제약 및 도매업체가 행정처분 부담을 이유로 약국에 전달하는 인슐린 제제의 배송 횟수 등을 줄이면서, 환자들이 인슐린 제제를 제 때 구하지 못하는 불편을 겪게 된 것.
특히 7월 이후에는 실제 행정처분 적용이 예고되고 있던 터라 제약계와 유통업계의 인슐린 배송 기피가 심화해, 이른바 '인슐린 대란'이 벌어질 것이라는 우려가 컸다.
이에 식약처는 부라부랴 제도 적용 유예기간을 2023년 1월 17일까지 6개월 추가 연장하는 조치를 취하고, 콜드체인 관리를 강화하는 제도의 취지를 살리면서 환자 불편을 줄일 수 있는 방안을 업계와 논의해왔다.
이번 제도 개선은 해당 논의의 결과다.
식약처, 관리대상 생물학적 제제 '3단계' 구분...인슐린 제제 등 의무 규정 완화
식약처는 일단 콜드체인 관리 대상 제품군을 온도가 제품의 품질과 효과성에 미치는 영향에 따라 ①백신 및 냉장·냉동 보관 제품군 ②냉장 보관 제품 중 사용시 일정기간 냉장보관이 필요하지 않은 제품군 ③냉장·내동 보관이 필요하지 않은 제품군 등 3가지로 구분하기로 했다.
아울러 각 제품군에 따라 콜드체인 해제 시 위험도를 반영해 의무관리 규정을 달리 적용해 나가기로 했다.
코로나19 등 백신과 항독소 등의 경우에는 콜드체인 해제시 가장 위험도가 높다고 판단, 기존대로 6가지 의무사항을 모두 준수하도록 했다.
인슐린 제제의 경우에는 2번째 등급으로 ▲내부 온도를 외부에서 관찰 할 수 있는 장치 ▲관찰 장치 점검 ▲온도수기 기록(출하증명서)은 의무로 하되, △자동온도기록장치 △자동온도기계장치 검·교정 △자동 기록(그래프 등)은 권고사항으로 해 위반에 따른 행정처분을 면제한다.
알부민과 면역글로불린 제제는 3번째 등급으로 ▲내부 온도를 외부에서 관찰 할 수 있는 장치 ▲관찰 장치 점검 ▲온도수기 기록(출하증명서) 등에 대해서만 의무 규정으로 남겼다.
"계도기간 이전 제도 개선 마무리...안되면 선시행으로 공백 없앨 것"
김은주 식약처 바이오의약품품질관리과장은 29일 식약처 기자단과의 간담회에서 "콜드체인을 잘 유지해야 하며 검증된 설비 용기를 써야 한다는 원칙은 변함없이 지키되, 위험도에 따라 관리규정을 차등화하기로 했다"고 이번 제도 개선안의 배경을 밝혔다.
각 등급의 구분은 의약품 허가사항을 근거로 했다고 부연했다. 인슐린 제제 등의 경우 1달, 알부민 등의 경우 2∼3년까지 실온 보관 해도 안전하다는 연구결과가 있고, 이미 해당 내용이 허가사항에 반영되는 점을 등급 구분의 근거로 삼았다는 설명이다.
해당 기준에 따라 올 10월 기준 허가받은 793개 제품 중 백신과 항독소 등 545개 품목이 1등급(69%), 인슐린 제제 등 164개 품목이 2등급(21%), 알부민 등 84개 품목이 3등급(10%) 관리 대상으로 각각 구분됐다(하단 생물학적 제제 등 제품군 구분 명단 참고).
식약처는 해당 제도 개선안이 곧바로 시행될 수 있도록 후속조치에도 만전을 기하겠다고 밝혔다.
김 과장은 "내년 1월 17일 만료되는 계도 기간 내 입법 작업이 마무리되는 것을 목표로 있다"며 "행정 절차상 지연되는 상황이 벌어지더라도 적극행정제도를 활용해, 개선 규정이 선 시행될 수 있도록 할 계획"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