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면다원검사 자격시험…의료계 "청구자격 제한"

수면다원검사 자격시험…의료계 "청구자격 제한"

  • 이정환 기자 leejh91@doctorsnews.co.kr
  • 승인 2022.11.30 17: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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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년 1월 15일부터 수면다원검사 청구자격 제한 시험 시행 예정
이비인후과의사회, 정도관리위원회의 보험청구 자격제한 시도 비판

[사진=pixabay] ⓒ의협신문
[사진=pixabay] ⓒ의협신문

내년 1월 15일부터 수면다원검사 청구자격을 제한하는 시험이 시행되는 것에 대해 의료계가 반발하고 나섰다.

의사면허와 전문의 자격 모두를 취득한 전문가에게 또 다시 시험을 통해 교육을 이수해야만 수면다원검사 청구자격을 주도록 하는 것은 문제가 있다는 지적이다.

대한이비인후과의사회에 따르면 '수면다원검사 정도관리위원회'는 내년 1월 15일 수면다원검사 청구자격을 제한하는 시험을 시행한다고 지난 11월 17일 밝혔다.

2018년 6월 국내 수면다원검사의 보험 급여가 시행됨과 동시에, 수면다원검사 정도관리위원회는 보건복지부 장관의 위임을 받은 공식적인 위원회로 발족했다.

수면다원검사 정도관리위원회는 관련 전문학회 위원들로 구성돼 수면장애의 진단평가 및 치료를 위한 수면다원검사 시행의 정도관리 방안에 관한 제반 규정과 교육 훈련 과정을 만들고 있다.

그런데 수면다원검사 정도관리위원회에서 인증한 자격기준을 갖춘 전문의가 시행한 경우(검사결과 해석 및 판독 등 포함)에만 급여청구가 가능하도록 한 것이 논란이 되고 있다.

대한이비인후과의사회는 "정도관리위원회가 요양급여비용 청구자격을 갖추기 위한 교육 등의 업무를 수행하는 것은 가능하지만, 시험의 당락에 따라서 의료인의 진료행위 및 요양급여비용 청구자격 자체를 박탈한다면 이는 정도관리위원회에 위임된 업무권한을 벗어난 위법한 행위"라고 주장했다.

특히 "정도관리위원회는 시험을 통과한 경우에만 교육이수자 자격을 취득하도록 정도관리위원회 운영 규정에서 정하고 있는데(정도관리 운영규정 제7조 3호), 의사면허와 전문의 자격 모두를 취득한 전문가에게 다시 시험을 통해서 교육을 이수한 자로 수면다원검사 처방 자격을 제한하고자 한다면, 이는 보건복지부로부터 위임 받은 권한 밖의 일이며, 의료인의 기본권(직업의 자유 등)을 지나치게 침해하는 것으로서 위헌 및 월권 행위라고 볼 수 있다"고 강한 불만을 드러냈다.

이비인후과의사회에 따르면 2022년 첫 번째 수면다원검사 교육이수증 발급 당시에도 정도관리위원회가 최종 시험을 통해 발급하려 했으나, 정도관리위원회 내의 일부 위원들의 강한 반대로 무산된 바 있다. 

코로나19로 한창 보건의료현장이 바쁠 때 일선에 근무하는 수 백명의 의사들을 모아 놓고 한 장소에서 시험을 치른다는 것은 자칫하다가 의료진의 집단 감염으로 이어져 의료 현장을 마비시키는 대혼란을 야기할 수 있다는 이비인후과와 내과 위원들의 강한 반대가 있었던 것.

이비인후과의사회는 "현장 의료를 모르는 일부 정도관리위원회 위원들이 자신들의 세력 과시만을 도모하다가 반대에 부딪혔다는 지적도 있다"고 짚었다.

그러면서 "이렇게 불합리한 결정이 이뤄진 배경에는 정도관리위원회의 구성에 문제가 있다"면서 "정도관리위원에는 다섯 개 임상과(신경과, 정신건강의학과, 소아청소년과, 내과, 이비인후과)에서 각각 3인씩 차출돼 총 15명으로 이뤄져 있는데, 다수결의 원칙으로 안건을 통과시키는 정도관리위원회 회칙상 서로 다른 분야를 전공하는 각과 위원들의 의견이 일치하기가 불가능하다"고 지적했다.

이비인후과의사회는 한 예로 코골이와 수면무호흡을 치료하는 이비인후과 전문의에게 불면증이나 뇌파 판독의 자격을 평가하는 게 과연 상식적으로 옳은 일인가라고 강하게 성토하고 있다.

이비인후과의사회는 시험의 정당성과 투명성에 대해서도 문제를 제기했다.

이비인후과의사회는 "보건복지부가 정도관리위원회의 시험을 인정한다고 하더라도 15명으로 운영되는 정도관리위원회가 과연 전문의 시험에 준하는 시험을 시행할 능력이 있냐"고 되물었다.

이어 "일선 전문가들은 시행 경험이 없는 정도관리위원회가 전문의 시험에 준한 보안 사항 준수 및 원활한 평가 진행은 불가능할 것이라고 지적한다"며 "자칫 시험 문제 유출이라든지 출제 오류 및 합격 기준점에 대한 불만이 쏟아져 나온다면 이는 정도관리위원회 뿐만 아니라 권한을 준 보건복지부로 책임 전가가 될 가능성이 농후하다"고 우려했다.

과도한 교육비 및 자격 심사비 요구 등도 큰 문제라고 지적했다.

이비인후과의사회는 "현재 교육이수증을 따기 위해서 정도관리위원회에 납부해야 할 금액은 수 십 만원에 달한다. 교육이수증을 따는데 너무 많은 비용이 든다는 원성이 쏟아지고 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이런 정도관리위원회의 문제점을 개선하기 위해서는 의료계 및 보건복지부 담당 공무원이 정도관리위원회 회의에 참석해 위원회의 의사 결정 과정이 어떻게 진행되고 있는지, 그리고 그 결정 내용이 보건복지부로부터 적법하게 위임받은 업무 범위 내인지 여부에 대해 확인 및 감독을 할 필요가 있다"고 제안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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