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벽마다 벌떡벌떡 일어나는 건
관성에 따른 것인가
중력을 거스르는 것인가
멀쩡한 침대가 접이의자처럼 몸을 세운다
갑자기 심장 박동이 빨라진다
인공호흡기는 가쁜 숨소리를 낸다
산소 포화도가 적색 등을 켠다
코드블루 코드블루
간호사는 신호음을 잘못 듣고
의사는 활력징후를 잘못 읽고
간병인은 기상 시간을 잘못 맞추었다
다급해진 타이머가
촉촉한 아침을 불끈 들어 올린다
형광등이 저절로 눈을 뜨고
비데는 스스로 물을 내린다
헤어드라이어가 요란하게 소리를 낸다
번호키는 재빠르게 현관문을 연다
잘못 입력된 알람 소리에
밤의 틈새가 더 벌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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