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증 기준 다양화·인증제도 통합관리·인증 수가 지원 등 요구
서인석 보험위원장 "중소병원 현실 담지 못한 인증 기준 개선해야"
보건복지부 "의료기관 인증제도 중간 재평가·개편 필요성 동의"
의료기관 인증제도와 관련해 종별 인증기준을 마련하고 '의료질 향상 지원금' 등 인증 수가 지원이 필수적이라는 전문가의 주장이 나왔다. 더불어, 다양한 의료기관 인증 평가 제도가 산재해 있는 만큼 인증제도의 통합 관리가 필요하다는 의견도 제시됐다.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소속인 더불어민주당 신현영 의원, 국민의힘 최재형 의원은 보건복지부와 의료기관평가인증원과 함께 12월 14일 '팬데믹 이후 감염관리에서 의료기관 인증제도의 역할과 발전 방안'을 주제로 토론회를 진행했다.
이번 토론회에서는 이재갑 대한의료관련감염관리학회 정책이사와 오선영 전국보건의료산업노동조합 정책국장, 서인석 대한중소병원협회 보험위원장, 지영건 한국의료질향상학회 법제이사가 발제자로 참석해 발표했다.
특히 이재갑 정책이사는 '감염관리에서 의료기관 인증의 역할과 성과'를 발표하며 감염관리 평가체계 발전방안을 설명했다.
이재갑 정책이사는 "감염관리와 관련된 평가체계가 전무하던 때에 의료기관 인증평가의 감염관리영역 평가는 병원급 의료기관의 감염관리 체계화에 큰 기여를 했다"며 "그러나 인증제도가 요양병원, 정신병원, 전문병원은 의무적으로 시행하고 있으나 급성기병원은 의무로 시행하지 않고 있으며, 인증평가를 시행하지 않는 의료기관에 대한 개선 효과를 기대할 수 없다"고 지적했다.
이어 "인증평가와 감염관리 실태조사를 현재 의료기관평가인증원에서 주관하고 있으나 인증평가와 감염관리 실태조사의 중복성과 관련한 개선이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인증평가는 환자의 안전 관계된 감염관리의 평가 영역이 주된 내용이며, 실태조사는 의료기관의 감염관리 현황을 파악하고 표준적인 감염관리 항목 수준의 감염관리 수준을 향상하고자 하는데 의미를 둬 그 목적이 다르다는 것.
이재갑 정책이사는 "현재 인증평가는 감염예방관리료를 받기 위한 필수요소 중 하나"라며 "감염예방관리료를 차등 설계해 인증을 받은 의료기관과 실태조사만 받은 의료기관에 따라 차등지급하는 제도의 운영이 필요하다"고 요구했다.
서인석 보험위원장은 중소병원 직원 입장에서 바라본 의료기관 인증제도를 짚으며, 중소병원의 의료기관 인증 참여 확대 방안에 관해 제언했다.
중소병원에서 의료기관 인증을 받는다고 하면 직원 퇴사, 큰 비용 소요, 중소병원의 다양성을 담지 못하고 현실과 동떨어진 인증 기준, 의료의 질과 이어지지 않는 인증, 인증을 받더라도 유지 어려운 현실 등을 토로한 서인석 보험위원장은 "현재 인증원 인증평가 외 유사 평가 산재로 평가에 관한 병원 직원들의 업무 부담과 피로감이 가중되므로 조정 및 통합 관리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중소병원의 자발적 참여를 위해 인증 획득 병원에 대한 전담인력, 인증기준 유지를 위한 제반환경에 대한 적정 보상과 미참여 병원의 인증 참여를 위한 컨설팅 등 재정적 지원, 별도의 인증 수가 신설, 의료질평가지원금, 감염예방관리료 등 현행 수가 개선이 반드시 필요하다"며 "의료서비스 제공 난이도, 유형, 질환별 인증 도입 검토가 이뤄져야 한다"고 의견을 냈다.
이밖에 종별에 맞는 인증기준 마련과 인증기준 개발 거버넌스 개선, 인증 조사위원 교육 강화, 인증 조사위원 처우 개선, 인증 준비 컨설팅 창구 마련 등을 제안했다.
지영건 법제이사는 "병원 인증 활성화를 위해 획일화된 인증이 아닌 단계별, 부문별, 종별, 규모별로 인증의 다양화를 이끌어가고 맞춤형 인증기준을 마련해야 한다"며 "특히, 중소병원 인증 활성화를 위해 환자 안전에 직결되고 중소병원에 감당 가능한 기준만을 선별해 요구하고, 인증이 불확실한 상황에서 인증 신청이 쉽지 않은 점을 고려해 '모의평가'를 지원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외에도 직원들의 인증 준비 부담을 줄이기 위해 분할조사, 통과하지 못한 기준만을 별도 재조사 등 시스템 개편을 제의했다.
발제 이후 이어진 토론에서도 의료기관 인증 기준을 전면 재검토하고 인증원이 의료 현장의 목소리에 귀를 기울려야 한다는 요구가 나왔다.
이상운 대한의사협회 부회장은 "인증제도가 의료기관이 양질의 의료행위를 제공할 수 있도록 도움이 되는 수단이 돼야지, 의료 행위를 하는데 방해가 되면 안 된다"고 강조하며, 인증 항목 최소화와 인증원 내부 위원회 재구성 등을 언급했다.
지규열 대한지역병원협의회 보험이사는 "인증원이 병원 인증을 할 때 현의 목소리에 귀를 기울여줬으면 좋겠다"며 "인증을 받으려는 병원을 한 번쯤 방문해보고 제안점과 문제점을 정확히 파악해줬으면 한다"고 토로했다.
그러면서 "인증 기준 역시 최선의 진료를 할 수 있는 기준이 마련돼야 한다"며 "의료기관은 항상 조금 높은 윤리적 기준을 가지고 운영돼야 한다. 이러한 기준을 병원을 인증하는데 포함한다면 더욱 나은 인증기준을 발전시킬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보건복지부 역시 의료기간 인증제도 개편 필요성에 공감했다.
박미라 보건복지부 의료기관정책과장은 "의료기관 인증 제도가 도입된 지 10년이 조금 지났다. 중간재평가와 앞으로 인증제도 개편에 고민이 필요한 시기"라고 밝혔다.
구체적으로 "환자 안전과 의료의 질을 점진적으로 높이기 위한 단계별 인증 등을 도입해 인증 도입의 문턱을 낮추고자 한다"며 "또 수가체계를 다시 한 번 재정비할 수 있도록 검토하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