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춘학 고려의대 교수, 'JKMS'에 용기 눈금 정확도 검증 논문 게재
시판 중 3개사 제품 비교…용기 눈금-실제 수액량 차이 최대 212mL
소아 등 정확한 수액 공급 필요할 경우 기계식 주입장치 사용 권장
시판용 정맥주사 수액 용기의 눈금 기재 용량이 실제와 달라 주의가 필요한 것으로 나타났다. 환자에게 정맥주사 시 주입량을 반드시 확인해야 하며, 정확한 수액공급이 필요한 경우에는 기계식 주입장치를 사용해야 한다는 지적이다.
임춘학 고려의대 교수(고려대안암병원 마취통증의학과)는 대한의학회 영문학술지 <JKMS>(Journal of Korean Medical Science) 최근호에 실린 'Reliability of Marked Scales on Intravenous Fluid Plastic Bags' 논문에서 시판 중인 수액 용기의 용량 눈금에 대한 정확도를 검증했다.
임춘학 교수는 수액이 담긴 플라스틱 용기에 그려진 눈금으로 수액량이 정확한지 알아보기 위해 3개사에서 생산된 1L 크기의 정질액 10개씩을 사용해 100mL 눈금마다 수액량을 확인했다.
모든 종류의 1L 용량 수액에는 1L보다 약간 많은 양이 큰 차이없이 담겨 있었다. 그러나 1000mL을 제외한 눈금의 경우 한 회사는 수액의 실제 양이 용기에 표시된 눈금보다 평균 37.97mL 많았고, 다른 두 회사의 제품은 평균 57.62mL,71.19mL 만큼 부족해 눈금과 실제량은 최대 212.02mL까지 차이를 보였다.
국내 세 회사의 제품을 비교했을 때, 같은 눈금이어도 실제 용기 내에 담겨 있는 수액량은 유의하게 차이를 보였다는 의미다.
눈금의 부정확성으로 인해 수액양이 과도하게 주입되면, 폐에 수분량이 증가해 호흡이 불편해지고 취약한 환자의 경우 폐울혈, 폐부종, 급성호흡부전증후군 등으로 진행돼 사망률을 높일 수 있다. 또 위장관의 수분량이 증가하면 장이 부어 장폐색을 초래할 수 있다.
게다가 혈액량의 증가로 심장·신장에 부담이 더해지면서 심부전·신부전 우려도 높아진다.
수액량이 부족해도 문제가 된다.
환자에게 불충분한 양의 수액이 공급되면 혈관 내 혈액을 포함한 수분량이 감소하면서 혈압을 낮추고 장기에 충분한 혈류가 공급되지 못하게 된다. 또 수분량이 부족하면 소변량 감소로 이어져 독소가 원활히 배출되지 못하고, 심장이나 뇌로 가는 혈류량이 부족할 정도에 이르면 심근경색이나 뇌경색으로 발전할 수도 있다.
부정확한 수액량 주입은 환자의 상태나 수액의 종류에 따라 의료사고로 이어질 수 있어 각별히 주의해야 한다. 특히 소아에서는 정확한 수액량 투여가 더욱 중요하다.
임춘학 교수는 "수액 용기에 표시된 눈금을 이용한 수액량 측정은 매우 부정확하다. 의료인은 각자 사용하고 있는 수액의 눈금이 어느 정도 부정확한지 알고 있어야 한다. 생산자도 눈금이 실제 부피와 일치하도록 제품을 만드는 노력이 필요하다"라며 "정확한 수액공급이 필요한 경우 기계식 주입장치를 사용해야 한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