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열제·호흡기 치료제 부족 사태, 인플루엔자까지 '설상가상'
전의총 "전염병 예방에 방해…의약분업재평가·선택분업 시행해야"
대한소아청소년과의사회가 코로나19 합병증 치료제 부족 사태와 관련해 12월 21일 국민신문고로 '긴급 국민선택분업'을 요청했다. 전국의사총연합 또한 이를 지지하며 의약분업에 의문을 표했다.
코로나19 팬데믹 이후 열성경련, 급성후두염과 호흡곤란 등 코로나19 합병증이 지속해서 발생하고 있다. 이에 따라 치료에 필요한 해열진통제, 부데소나이드흡입제, 호흡기 치료제 등의 부족사태가 올봄부터 지속되고 있다.
대한소아청소년과의사회(이하 소청과의사회)는 "해당 약품들은 처방전을 발행해도 환자들이 약을 구하지 못하는 것이 부지기수이며, 일선 병의원에서조차 환자 치료용 약품을 공급받기 어려운 상황이다. 최근 인플루엔자 유행까지 겹쳐 상황이 더욱 악화됐다"고 밝혔다.
특히 "아이들에게 발생하는 열성경련은 오래 지속되면 뇌 손상 등 영구장애와 심하면 사망까지 이어질 수 있어 더욱 위험하다. 급성후두염 또한 기도협착에 따른 호흡곤란이 빠르게 개선되지 않으면 생명을 위협할 수 있다"고 우려했다.
이에 소청과의사회는 국민신문고를 통해, 코로나19와 인플루엔자 유행 상황이 개선될 때까지 한시적 '국민선택분업 제도' 긴급 도입을 보건복지부에 요청했다. 원하는 환자에 한해 의원에서 직접 약을 타갈 수 있게 하자는 것이다.
임현택 대한소아청소년과의사회장은 "의료 현장에서 신속히 진단하고 적절한 처방을 내려도, 환자들이 이 추운 날 약을 찾아 길거리를 한없이 헤매는 어처구니없는 현상이 근본적인 해결책 없이 지속되고 있다"며 "진료 현장에서는 환자들이 약을 구하기 너무 어렵다고 하소연하고 있고, 일선 의료기관에서는 진료 후 바로 약을 받아 갈 수 있으면 좋겠다고 이구동성 말하고 있다"고 전했다.
같은 날 전국의사총연합(이하 전의총)도 소청과의사회의 긴급선택분업 요청에 동감하며 적극 지지한다고 밝혔다.
전의총은 "2000년 의약분업 시행 이후 20년이 넘는 세월 동안 약사들만을 위한 완전의약분업을 억지스럽게 지속해왔다. 그 결과 환자들은 추운 날씨에 없는 약을 찾아 헤매고, 거동이 불편한 노인들마저 힘들게 약국을 찾고 있는 실정"이라며 "약을 환자의 상태에 따라 처방하고 각종 부작용에 책임을 지는 것은 약사가 아닌 의사다"라고 환기시켰다.
전의총은 완전의약분업이 △환자 동선 연장으로 전염 예방 방해 △질병에 취약한 영유아·소아·노인 불편 초래 △약제비 급상승에 따른 건강보험 재정악화 △팬데믹 시기 비대면 진료의 올바른 시행 방해 △국민과 의사의 권리 침해 요인이라 지적하며, 의약분업 재평가와 국민선택분업을 촉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