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의사 초음파 기기 사용 국민건강 위험에 빠뜨릴 것
질환 진단 지연·다양한 직군 무분별 초음파 시행 조장
의료체계 혼선 불가피…국가 의료비 과대 증가 불보듯
대법원이 한의사의 초음파 진단기기 사용 관련 의료법 위반 사건에 대해 파기·환송 결정한 가운데, 초음파 관련 의학학술단체인 대한초음파의학회가 판결에 대한 심각한 오류를 지적하고 나섰다.
대한초음파의학회는 12월 23일 성명을 통해 현대의학과 한의학의 학문 체계가 전혀 다른 상황에서 현대의학 기반의 초음파기기 사용에 대해 '보건위생상 위해가 없다'는 대법원의 결정은 매우 잘못됐다고 비판했다.
초음파기기는 현대의학의 과학적이고 학문적인 체계 아래 검증돼 환자의 진단과 치료에 사용하는 의료기기이며, 전혀 다른 학문 체계인 한의학을 배운 한의사가 초음파기기를 통해 내린 진단은 의학적 오류가 발생할 가능성이 크다는 판단이다.
초음파의학회는 "초음파 검사가 보편화됐지만, 이는 초음파의 이론적 배경에서부터 현대의학의 체계적인 의학 지식을 바탕으로 수많은 질환에 대한 임상·영상 소견에 대해 지속적인 교육을 받아 온 의사에게 국한한다"라며 "이번 판결은 현대의학적인 지식과 경험이 미비한 한의사에게 초음파 사용을 허락하는 결과를 초래해 국민의 건강을 위험에 빠뜨리게 하는 잘못된 결정"이라고 짚었다
한의대에서의 초음파 교육 시행 주장에 대해서도 통박했다.
초음파의학회는 "한의사들은 한의대에서도 많은 초음파 관련 교육을 시행하고 있다고 주장하지만, 정규 의대 교육을 통해서도 충분치 않은 초음파 관련지식 습득이 질병분류 체계가 완전히 다른 한의대 과정에 일부 다룬다고 한의사들의 초음파 사용의 근거가 될 수는 없다"고 단언했다.
국민 건강을 위험에 빠뜨리고 의료비 증가의 단초가 될 것이라는 판단이다.
초음파의학회는 "이번 사례와 같이 초음파 검사를 2년간 68회 시행하고도 자궁내막암 진단을 지연시켰던 사례를 양산하고, 다양한 직군에서 무분별하게 초음파 검사를 시행토록 조장할 것"이라며 "국민 건강을 위험에 빠뜨리고 의료체계의 혼선과 의료비 과대 증가를 초래하게 될 것"이라고 우려했다.
대한초음파의학회 성명서
대한초음파의학회는 초음파 검사를 통해 자궁내막암 진단을 지연시킨 결과를 초래한 한의사의 의료법 위반죄를 인정한 1, 2심 판결을 2022년 12월 22일 대법원 전원합의체가 내린 파기·환송 결정에 대해 커다란 충격과 깊은 우려를 금할 수 없다.
대법원은 현재 관련 법령에 해당 의료기기 사용을 금지하는 규정이 없고, 한의사가 진단용 의료기기를 진단의 보조수단으로 사용하게 될 때, 의료행위에 통상적으로 수반되는 수준을 넘어서는 보건위생상 위해가 없으며 한의학적 의료행위의 원리를 적용 내지 응용하는 것과 무관하지 않다는 취지로 본 건에 대해 무죄로 판결하였으나 초음파의학의 대표 학술단체로서 이러한 판결의 근거에 심각한 오류가 있음을 다음과 같이 천명하고자 한다.
초음파 기기는 현대의학의 과학적이고 학문적인 체계하에서 검증되어 환자의 진단과 치료에 사용하는 의료기기이며, 한의학의 체계가 현대의학과 완전히 다름을 고려한다면, 한의학의 체계하에서 교육받은 한의사가 초음파 기기를 통해 내린 "진단"에 커다란 의학적 오류가 생길 수 있음이 자명하다. 이로 인하여 국민 건강에 심각한 위해를 초래할 가능성이 매우 높으며, 대법원의 "초음파 사용이 보건위생상 위해가 없다"는 단순한 판단은 매우 잘못된 것이다.
최근에 초음파 기기를 "제 2의 청진기"라 부를 정도로 초음파 검사가 보편화 되었으나, 이는 초음파의 이론적 배경에서부터 현대의학의 체계적인 의학 지식을 바탕으로 수많은 질환들의 임상 및 영상 소견에 대해 지속적인 교육을 받아 온 의사에게 국한된 이야기 일 뿐이다. 대법원의 판결은 현대의학적인 지식과 경험이 미비한 한의사에게 초음파 사용을 허락하는 결과를 초래하여, 국민의 건강을 "보호하고 증진"하는 것이 아니라 "위험"에 빠뜨리게 하는 잘못된 결정이다.
한의사들은 한의대에서도 많은 초음파 관련 교육을 시행하고 있다고 주장하나, 정규 의대교육을 통해서도 충분치 않을 초음파 관련지식 습득이 질병분류 체계가 완전히 다른 한의대 과정에서 일부 포함된다고 해서 한의사들의 초음파 사용의 근거가 될 수는 없다.
이번 전원합의체 판결은 2년간 68회의 초음파검사를 시행하면서도 자궁내막암 진단을 지연시켰던 본 건과 같은 사례를 양산하고, 초음파 검사를 다양한 직군에서 무분별하게 사용하도록 조장하여, 결과적으로 국민의 건강을 위험에 빠뜨리고 의료체계의 혼선과 국가적인 의료비 과대증가를 초래하게 될 심각한 단초가 될 것이라 판단된다.
이에 대한초음파의학회는 이번 전원합의체 판결에 대해 명백한 반대를 표명하며, 합리적인 논의를 통해 수정, 개선할 것을 강력히 촉구한다.
2022년 12월 23일
대한초음파의학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