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6억원 증액' 국회 보건복지위원회안, 최종 심의과정서 없던 일로
임현택 회장 "소청과 살리기 말 뿐, 회원 뜻 물어 NIP 철수 등 검토"
로타바이러스 백신을 포함한 6세 이하 소아 국가예방접종(NIP) 시행비 인상 시도가 결국 무위로 돌아갔다.
소아청소년과의사회는 "벼랑 끝에 몰린 소아청소년과를 절벽 아래로 밀어넣는 것과 다를 바 없다"고 규탄하면서 "NIP 철수까지 적극적으로 검토할 것"이라고 밝혔다.
국회는 12월 24일 본회의를 열어, 2023년도 정부 예산안을 확정했다. 질병관리청 소관 예산도 확정됐는데, 관심을 모았던 NIP 시행비 인상 요구는 반영되지 못했다.
국회를 통과한 내년도 NIP 예산은 총 3576억원. 이 중 영유아 로타바이러스 NIP 신규도입 비용은 정부 원안대로 187억원으로 확정됐다.
앞서 질병관리청은 내년부터 영유아 로타바이러스 백신을 국가예방접종지원 대상에 포함시키기로 하고, 이에 필요한 사업비 187억원을 내년도 건강증진기금 계획안에 새로 반영한 바 있다.
국내에 유통 중인 MSD의 '로타텍'과 GSK의 '로타릭스' 2종의 백신에 대해 각각 백신단가를 각각 1회 당 5만 544원과 7만 2503원으로, 접종 시행비를 다른 백신과 동일하게 1회 1만 9615원으로 산정해 총액을 산정한 결과다.
의료계는 정부가 정한 단가와 관행가 간 차이가 크다며 이의 현실화를 요구해왔다. 특히 소아백신 접종시 의료진의 더 많은 주의가 필요하다는 점을 고려해 접종 시행비 인상 등이 필요하다고 강력히 주장했다.
국회 보건복지위원회는 이 같은 의견을 반영해 6세 이하 NIP 시행비에 소아 가산(5.8%↑)을 적용하고 백신비 단가 또한 일부 인상키로 하고, 필요한 예산 66억원을 증액 결정했으나 이후 예산결산특별위원회 등 심의과정에서 모두 없던 일이 됐다.
보건복지위가 제안한 접종비 소아가산은 물론, 백신비 단가 인상 비용 모두 최종안에 반영되지 못한 것이다.
소아청소년과는 무책임한 처사라고 비판의 목소리를 냈다. 당장 내년 도입이 예고된 로타바이러스 백신을 포함해, NIP 사업 철수 가능성까지 거론된다.
임현택 대한소아청소년과의사회장은 "벼랑 끝에 몰린 소청과를 절벽 아래로 밀어넣는 것과 다를 바 없다"며 "소청과는 그냥 죽으라는 얘기"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소아청소년과 살리기는 말 뿐, 주무관청인 질병관리청이 국회를 설득하는 노력을 제대로 기울이지 않은 결과"라고 비판한 임 회장은 "이대로라면 NIP에 참여하기 힘들다. 회원들의 의견을 물어 NIP 철수까지 적극적으로 검토할 것"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