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법원 판결, 의료 면허 체계 혼란·헌재 결정에 모순" 이의 제기
대한재활의학회와 대한재활의학과의사회가 1월 5일 공동 성명을 통해 한의사 초음파진단에 무죄 취지의 판결을 내린 대법원을 규탄, 바로잡기 위해 총력을 다할 것이라고 밝혔다.
2010년 3월부터 2012년 6월까지 68회의 초음파검사를 시행하고도 환자의 자궁내막암을 진단하지 못한 한의사가 의료법 위반으로 기소된 사건에 대해, 대법원은 1심과 2심의 유죄 판결을 파기하고 서울중앙지방법원으로 환송했다.
이에 재활의학회·재활의학과의사회는 대법원판결이 "의료 면허체계를 뒤흔들고 환자 안전을 위협하는 판결"이라며 이의를 제기했다.
▲한의사의 전 의료영역 침범을 가속화시키는 판례가 될 수 있다 ▲이원화된 건강보험 진료체계 붕괴를 야기한다 ▲판결 이후 간호사·조산사 등 단체가 초음파 사용을 주장하는 등 타 면허 영역에 부정적 파급효과가 있다 ▲최고 사법기관인 헌법재판소의 기존 판단(2010.헌마109, 2009헌마623)에 정면 배치된다 등의 이유에서다.
이어 "대법원의 한의사 초음파진단 용인을 용납할 수 없으며, 가능한 모든 경로를 통해 바로잡을 것임을 천명한다"며 의지를 다졌다.
대한재활의학회, 대한재활의학과의사회는
대법원의 한의사 초음파진단 용인을 용납할 수 없으며,
가능한 모든 경로를 통해 바로잡을 것임을 천명한다!
대한민국 의료의 면허체계를 뒤흔들고 환자의 안전을 위협하는 대법원의 판결에 강한 유감을 표한다.
2010년 3월부터 2012년 6월까지 68회의 초음파검사와 한방치료를 받은 환자가 병원에서 자궁내막암 진단을 받고 해당 한의사를 의료법 위반으로 고소하여 1,2심에서 유죄 판결된 사건에 대해, 2022년 12월 22일 대법원은 '한의사 면허 이외의 의료행위에 해당하지 않는다'고 원심파기 판결을 내렸다. 법치국가에서 3심제로 운영되는 대법원의 판결은 존중받아야 마땅하나, 금번 판결은 대한민국 의료와 환자안전에 끼치는 해악이 지대하여 다음과 같은 이유로 부득이하게 이의를 제기한다.
첫째로, 비록 이번 대법원 전원합의체의 판결이 면허된 것 이외의 의료행위에 해당하는지에 대한 형사사건에 대한 판결이기는 하나, 방사선검사, 혈액검사, 피부레이저, 물리치료기기 등의 영역으로 한방의 의과영역 침범이 의료의 전 영역에서 만연되어 직역갈등과 환자피해가 속발하는 시점에서, 이번 판결이 초음파를 포함한 전 의료영역에서 한의사의 의과영역 침범을 가속화시키는 판례가 될 수 있어 우려를 금할 수 없다.
둘째로, 한의사로 하여금 침습 정도를 불문하고 모든 현대 의료기기 사용을 허용하는 취지는 아니라는 점이 판결문에 명시되어 있지만 위반을 법으로 제재할 근거가 없어져, 기존에 모순이 있지만 이원화된 체계로 유지되어 온 건강보험 진료체계에 붕괴가 올 것은 자명하다. 대법원에서 불법이 아니라고 인정되었으니, 향후 한방 비급여 목록에 포함돼 급여화 요구의 수순으로 이어질 우려의 기시감이 든다. 향후 보건정책당국에서 행위의 주체, 범위, 기준을 정비하는 과정에서 과학적 근거, 공정성, 환자안전을 최우선으로 고려할 것을 촉구한다.
셋째로, 모순된 판결은 반드시 타직역, 타면허 영역에도 부정적인 파급효과가 있다. 대법 판결이후 간호사, 조산사 등의 단체가 벌써 환영을 표하며, 초음파의 합법적 사용을 주장하고 있다. 면허를 무시하고 소정의 교육을 받으면 할 수 있다는 논리는, 법률 강좌 몇 개 듣고 변호사법을 무시하고 변호사 역할을 해도 된다는 것인지 반문하지 않을 수 없다.
넷째로, 본 판결은 또 다른 대한민국 최고 사법기관인 헌법재판소의 이전 판단에 정면 배치되어 법적인 안정성을 저해하는 오류가 있다. 2012년 헌법재판소에서는 한의사의 초음파 검사행위는 의료법상 한의사에게 면허된 의료행위에 해당하지 않는다는 판단을 내린바 있다. (2010.헌마109, 2009헌마623 참조)
이상의 이유로 본 대한재활의학회, 대한재활의학과의사회는 대법원의 한의사 초음파진단 용인을 용납할 수 없으며, 가능한 모든 경로를 통해 바로잡을 것임을 천명한다.
2023년 1월 5일
대한재활의학회·대한재활의학과의사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