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손보험 간소화·원격의료, 가장 큰 반대자는 시민"

"실손보험 간소화·원격의료, 가장 큰 반대자는 시민"

  • 김미경 기자 95923kim@doctorsnews.co.kr
  • 승인 2023.02.01 14:25
  • 댓글 3
  • 페이스북
  • 트위터
  • 네이버밴드
  • 카카오톡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무상의료운동본부 "국민 목소리 외면 입법 강행이야말로 '갈라파고스'"
민간보험사가 보험 지급률 상향 지지? "데이터 수집·이익 극대화 목적"
"돈보다는 생명…안전성·유효성 검증 안된 원격의료, 외국도 피해 속출"

ⓒ의협신문
무상의료운동본부가 2월 1일 오전 참여연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실손보험 청구 간소화와 원격의료 반대를 외치고 있다. [사진=김미경 기자] ⓒ의협신문

시민사회단체가 실손보험 청구 간소화와 원격의료에 반대 목소리를 높였다. 의료계뿐 아니라 시민사회도 정면으로 반대한다는 입장을 분명히 한 것.

의료민영화 저지와 무상의료 실현을 위한 운동본부(이하 무상의료운동본부)는 2월 1일 오전 참여연대 아름드리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실손보험 간소화와 원격의료는 공공의료와 건강보험을 공격하면서 의료 민영화를 추진하는 행태"라고 거세게 비판했다.

ⓒ의협신문
김재헌 무상의료운동본부 사무국장이 시민사회는 실손보험 간소화와 원격의료를 반대한다는 입장을 밝히고 있다. [사진=김미경 기자] ⓒ의협신문

지난 1월 25일 국민의힘 성일종 정책위원회 의장은 "사회 변화에 적응하지 못한다면 '갈라파고스' 섬처럼 고립될 수밖에 없다"며 원격의료와 환자 전자정보 실손보험사 제공을 입법 강행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이에 김재헌 무상의료운동본부 사무국장은 "시민사회의 목소리를 외면하는 것이야말로 갈라파고스나 다름없다"면서 "오히려 모든 것이 시장화된 사회에서 촘촘히 짜인 우리나라 보건의료영역은 갈라파고스가 돼야 한다"고 밝혔다.

특히 "정부에서는 실손보험 간소화와 원격의료를 의료계에서만 반대한다는 프레임을 씌우고 있으나, 국민의 생명권과 건강권이 직결된 사안인 만큼 시민사회에서도 전면 반대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이어 "일부 소비자단체가 일면만을 보고 지지하고 있는 것은 사실이나 이는 절대 시민사회 전체를 대변하는 입장이 아니며, 어떤 결과가 초래될지 알게 된다면 그들 역시 지지를 철회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한성규 무상의료운동본부 공동집행위원장도 "기업의 이익을 위해 추진되는 실손보험 청구 간소화 법제화를 규탄하며, 적극 싸워나갈 것"이라며 의지를 다졌다. 

한성규 위원장은 "정말 보험금 지급률을 높이기 위함이라면, 왜 민간보험사들이 적자가 늘어날 텐데도 꾸준히 실손보험 청구 간소화를 요구해왔겠는가"라고 반문하며 "가입자의 질병 유무, 병원 방문 횟수, 병원비 등 개인 의료 정보를 대량으로 축적해 가입자를 선별하고 보험가입료 인상과 지급 거절 등에 활용, 이익을 극대화하기 위함"이라고 꼬집었다.

원격의료 법제화에 대해서도 "코로나19 신속 대응을 위해 한시적으로 허용했던 원격의료는 지난 시행 기간 동안 환자의 건강보다 돈벌이에 혈안이 된 플랫폼 업체들의 난립과 의약품 오남용 등 많은 문제가 확인됐다"며 말을 보탰다.

ⓒ의협신문
박민숙 전국보건의료산업노동조합 부위원장이 우리나라는 1차의료 접근성이 높아 안전성과 유효성이 담보되지 않은 원격의료가 필요치 않다는 점을 역설하고 있다. (사진 왼쪽부터) 박민숙 부위원장, 조희흔 참여연대 사회복지위원회 간사. [사진=김미경 기자] ⓒ의협신문

박민숙 전국보건의료산업노동조합 부위원장은 "돈보다 생명이다. 국민의 건강과 생명을 위협하는 그 어떤 정책도 단호히 반대한다"며 "원격의료는 안전성과 유효성이 검증된 바 없으며, 우리나라처럼 1차의료 접근성의 높은 국가에서 원격의료는 필요치 않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원격의료는 진료의 질을 담보할 수 없어 한계가 명확하다. 코로나19 재난 사태에서 불가피하게 이뤄진 비대면진료 성과를 부풀려 원격의료를 정당화하는 것은 얄팍한 핑계에 불과하다"고 말했다. 또 "1차의료기관 원격의료가 법제화된다면 2차, 3차 의료기관으로 확대될 것이며, 상급종합병원 쏠림 현상이 심화되어 동네의원이 설 자리를 잃을 것"이라고 우려했다.

조희흔 참여연대 사회복지위원회 간사도 건강보험 재정지원 일몰제를 지적하며 "민간보험을 위해 국민건강보험을 위협하는 것은 있을 수 없는 일"이라고 밝혔다. 이어 "비대면으로는 환자를 제대로 치료할 수 없으며, 정책의 추진으로 인한 피해는 고스란히 국민의 몫이기에 시민사회는 오랫동안 강경히 반대해 왔다"며 "국민의 목소리를 들어 실손보험 간소화와 원격의료를 즉각 폐지하라"고 촉구했다.

전진한 보건의료단체연합 정책국장은 해외의 사례를 조목조목 들며 원격의료의 폐해를 지적했다.

캐나다는 코로나19 이후 원격의료를 영리기업들에게 허용하면서 의료비가 상승했고 과다 청구 등 비윤리적 의료 행태가 증가했으며, 영국에서도 마찬가지로 의료비가 증가하고 국가 의료재정 시스템이 악화됐으며 과잉처방 또한 늘어났다는 것이다. 의료정보 유출과 해킹 피해, 디지털 기기 접근성이 낮은 취약계층에 대한 의료 불평등 또한 심해졌다는 점도 짚었다. 

ⓒ의협신문
무상의료운동본부 임원들이 반대 구호를 제창하고 있다. [사진=김미경 기자] ⓒ의협신문

강성권 건강보험노동조합 부위원장은 "시민들이야말로 의료민영화 정책의 가장 큰 반대자들"임을 강조하며 "정부는 의료취약지역인 산간오지와 도서벽지를 위함이라고 내세우지만, 응급환자에게 필요한 것은 모니터 속의 의사가 아니다"라고 지적했다.

실손보험 청구 간소화에 대해서도 "정말 소액청구를 간소화하는 것이 목적이라면 진료비 세부내역 등 건강보험 진료 내용이 아닌 영수증만 보내는 등 다른 방법이 있음에도, 과도한 개인정보를 강제로 전송케 하는 것은 의도가 불순하다"고 꼬집었다. 

또 "민간보험이 보장하는 의료비는 정액보험 가입자의 경우 6%에 불과하다. 로또나 카지노 슬롯머신도 법적 지급률 하한선이 법제화돼있는데 민간 의료보험은 완전히 무규제 상태"라며 "이런 현실은 그대로 두면서 환자 지급률을 핑계로 개인정보를 보험사에 넘기겠다는 것은 어불성설"이라고 비판했다.

▲ 의료민영화저지와 무상의료실현을 위한 운동본부
가난한이들의 건강권확보를 위한 연대회의, 건강권 실현을 위한 보건의료단체연합 (건강권 실현을 위한 행동하는 간호사회, 건강사회를 위한 약사회, 건강사회를 위한 치과의사회, 노동건강연대, 인도주의실천의사협의회, 참의료실현청년한의사회) 건강세상네트워크, 기독청년의료인회, 대전시립병원 설립운동본부, 한국의료복지사회적협동조합연합회, 건강보험하나로시민회의,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 한국노동조합총연맹, 전국보건의료산업노동조합, 전국공공운수노조, 공공운수노조 의료연대본부, 국민건강보험노동조합, 전국의료산업노동조합연맹, 전국농민회총연맹, 한국농업경영인중앙연합회, 전국여성농민회총연합, 전국여성연대, 빈민해방실천연대(민노련, 전철연), 전국빈민연합(전노련, 빈철련), 노점노동연대, 참여연대, 천주교빈민사목위원회, 참교육을 위한 전국학부모회, 평등교육 실현을 위한 전국학부모회, 사회진보연대, 노동자연대, 장애인배움터 너른마당, 일산병원노동조합, 학교급식전국네트워크, 약사의미래를준비하는모임, 행동하는의사회, 건강보험심사평가원노동조합, 전국정보경제서비스노동조합연맹, 경남보건교사노동조합, 건강정책참여연구소, 민중과함께하는한의계진료모임 길벗

관련기사
개의 댓글
댓글 정렬
BEST댓글
BEST 댓글 답글과 추천수를 합산하여 자동으로 노출됩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수정
댓글 수정은 작성 후 1분내에만 가능합니다.
/ 400
내 댓글 모음
* 기사속 광고는 빅데이터 분석 결과로 본지 편집방침과는 무관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