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도권 대학병원 분원, 지역 청년·고령 인구 '소멸'

수도권 대학병원 분원, 지역 청년·고령 인구 '소멸'

  • 김미경 기자 95923kim@doctorsnews.co.kr
  • 승인 2023.02.06 16: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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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종병 절반이 수도권인데 또 6300병상 늘어…지자체 표심 전략?
가정의학과의사회 "지역사회 인프라 붕괴 우려, 대가는 미래 세대가"

ⓒ의협신문
[그래픽=윤세호기자] ⓒ의협신문

최근 수도권 내 대학병원들이 앞다투어 분원설립과 병상 확장에 나서는 것에 대해 대한가정의학과의사회가 깊은 우려를 표하며, 지방자치단체 자율이 아닌 의료전달체계와 지역사회 균등 발전 차원에서 접근할 것을 촉구했다.

현재까지 수도권에서만 8개 대학병원이 10개 분원 개설을 추진하고 있다. 계획에 따르면 2028년까지 수도권 내 병상이 6300병상 이상 증가할 전망이다.

가정의학과의사회는 이 같은 분원 확장 경쟁의 요인으로 ▲지자체 표심을 위한 지자체장들의 적극적 유치 ▲코로나19로 인한 지역 병상 총량 제한에 대한 경각심 완화를 꼽으며 "중앙 정부의 인허가를 받아야 하는 대학병원 설립과 달리 분원설립은 지자체장이 인허가권을 갖고 있어, 국가적 차원의 병상 수급 관리와 의료전달체계에 대한 고려 없이 진행되고 있다"고 짚었다.

이미 상급종합병원 절반이 수도권에 있음에도 수도권 내 대학병원 병상이 더욱 늘어나는 것에 대해서는 "필연적으로 지방 의료인력 유출과 지방 필수의료 인프라 붕괴가 가속될 것"이라며 "저출산 초고령사회로 총인구가 감소하는 상황에서, 생산 가능 인구 자연 감소와 수도권 유출로 이미 지방은 여러 사회적 인프라가 붕괴되고 있다. 수도권 내 분원 확장으로 인한 지방 의료 인프라 붕괴가 사회 인프라 붕괴 가속의 발화점이 될 수 있다"고 우려했다.

또 의사·간호사·의료기사 등 신규 의료인력 공급은 수도권 대형병원으로 집중되고, 경쟁력에 있어 비교할 수 없는 지방의료기관은 빠르게 정리될 것"이라며 "지방의료기관의 빈자리는 수도권 대형병원으로 대체되면서 고령 환자의 수도권 이동으로 이어져, 결국 지방은 인구 감소를 넘어 인구 소멸을 맞이할 가능성이 높다"고 경고했다.

이어 "분원설립에 앞서 지방의료가 붕괴되지 않도록 정부의 직접적 재정 투입을 통해 지역 필수의료센터 및 지역사회 의료 인프라를 빠른 시일 내에 확충해야 한다"며 "의사뿐 아니라 간호사·의료기사 등 의료인력의 지방 유입을 위해 인적 자원에 대한 강력한 인센티브가 필요하다"고 촉구했다. 정부의 의지와 사회적 공감대가 함께 필요하다는 점 또한 호소했다.

의료전달체계에 대해서도 "현재 병의원 선택은 환자 병증 경중도에 따른 단계적 체계가 아닌 환자의 주관적 선택에 달려있어 의료전달체계가 사실상 없는 것과 마찬가지"라며 "의료기관의 필연적 과점화와 의료 소외를 방지하고 다수의 의료 공급자를 확보하기 위해서는, 공익을 위해서라도 강제적 의료전달체계는 필수적"이라고 밝혔다.

가정의학과의사회는 "당장의 수도권 분원 경쟁이 인기가 있고 비용 효율적으로 보일 수 있겠지만, 지방 의료 및 필수의료가 붕괴된 미래 세대가 그 비용을 더 많이 치르게 될 수도 있다"며 정부의 책임감 있는 정책을 거듭 촉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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