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술전 VR 체험으로 내시경 불안감 개선  

시술전 VR 체험으로 내시경 불안감 개선  

  • 김영숙 기자 kimys@doctorsnews.co.kr
  • 승인 2023.02.09 14: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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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술 직전 환자, VR 영상 3~5분간 시청... 진정 만족도 높아져
박효진 교수 "비약물적 도구로 부작용 줄이고 만족도 높였다"

가상현실(VR) 화면을 내시경 시술 전 보여주면 불안감이 개선돼 환자 만족도 및 회복에도 영향을 줄 것이란 연구 결과가 나왔다. 공황장애, 알코올 중독 등에 대한 디지털치료제 역할을 하고 있는 VR 기술의 활용 영역이 다른 의료분야로 확대된 것이다.

사진 왼쪽부터 박효진 교수, 김윤아 교수.ⓒ의협신문
(사진 왼쪽부터) 박효진 교수, 김윤아 교수.ⓒ의협신문

최근 위장내시경과 같은 건강검진 수검이 늘어나면서, 위장 질환 치료를 위한 내시경 점막 절제술, 내시경 점막 박리술과 같은 내시경 시술도 증가하는 추세다. 외과적 절제를 하는 수술은 아니지만 검사 전 불안과 두려움을 호소하는 수검자들도 적지 않다. 이 경우 내시경 시 투여되는 진정 약물의 용량을 늘리게 되는데, 이는 저혈압, 호흡억제 등의 합병증을 유발하는 요인이 될 수 있다.

선행연구를 통해 VR 기술의 정신건강 치료 효과를 확인한 박효진·김윤아 교수팀(연세대 강남세브란스병원 소화기내과)은 내시경 시술에 앞서 VR을 통한 불안감 해소 연구를 진행했다.

연구팀은 2020년 1월부터 2022년 4월까지 강남세브란스병원 소화기내과에서 내시경 시술을 받은 40명의 환자를 각각 20명씩 내시경 시술 직전 VR에 노출된 그룹과 비노출 그룹으로 무작위 배정했다. VR 노출 그룹에게는 정원, 해변, 자연의 소리와 함께 수중 장면을 특징으로 하는 3~5분 가량의 클립을 시술 직전 시청하도록 했다.

이후 환자의 나이, 성별, 과거력, 시술 종류, 시술 시간, 투약된 진정 약물 용량을 조사했으며, 설문지를 통해 시술 전후의 불안도, 통증 정도, 시술 만족도, 진정 만족도를 조사했다.

ⓒ의협신문
(표1) 평상시와 내시경 시술 직전 상태 불안 점수(STAI) 
     비교 (VR 노출 그룹과 비노출 그룹 간)ⓒ의협신문

그 결과 STAI(상태불안척도) 45점 이상의 높은 상태불안을 보이는 환자의 비율이 비노출 그룹에서는 시술 직전 35%에서 50%로 증가한 반면, VR 노출 그룹에서는 10% 감소했다(P=0.007). 통증 점수와 시술에 대한 만족도는 두 그룹 간 차이가 없었으나, 진정제에 대한 만족도는 비노출 그룹(4.45±0.605)에 비해 VR 노출 그룹(4.85±0.366)에서 유의하게 높았다.

박효진 교수는 "내시경 시술 전에 불안이 증가하면 생리적 스트레스가 증가해, 환자 만족도는 물론 회복 속도에도 영향을 미친다"라며 "VR과 같은 비약물적 도구를 사용하면 부작용은 줄이고, 환자 만족도를 높일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이번 연구는 VR의 진정 효과를 확인한 선행 연구 단계로, 이에 대한 특허 출원을 완료한 상태"라며 "향후에는 시술에 대한 환자 이해를 도울 수 있도록 VR 시술 시뮬레이션을 개발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이번 논문은 'Relieving Anxiety Through Virtual Reality Prior to Endoscopic Procedures : 내시경 수술 전 VR을 이용한 불안감 완화' 제목으로 연세의대 종합 학술지 <YMJ(Yonsei Medi Journal)>에 게재됐다. 

(STAI(State-Trait Anxiety Inventory) : 불안 정도를 측정하는 자기보고형 단일 척도로, 상태불안(유발 상황에서 느끼고 있는 상태), 특성불안(개인의 고유 불안 성향)을 측정한다. 각각 20개의 항목으로 구성돼 있으며 채점 결과는 20점에서 최고 80점까지 얻을 수 있도록 구성돼 있다. 45~80점 구간은 높은 불안 상태로 분류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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