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1년 3만 3235명…병원 밖 심정지 환자 지속 증가
심폐소생술(CPR)·자동심장충격기(AED) 교육 확대
AED 정기 점검·올바른 사용 위한 현장교육 필요
지난해 이태원 참사 이후 일반 대중뿐만 아니라 지역 사회·기업·공공기관 내 응급처치법의 중요성이 대두되고 있다. 급성심정지는 예측 불가능하며 누구에게나 언제 어디서나 발생할 수 있기 때문에 심폐소생술(CPR)과 자동심장충격기(AED) 설치 장소 및 그 사용법을 알고 있는 것이 중요하다. 응급처치법을 잘 숙지하고 있을수록 가족·친구·동료·낯선 사람의 생명을 구하는 데 대비할 수 있다.
질병관리청이 발표한 2021년 급성심정지 발생 현황에 따르면, 119구급대가 2021년 한 해 동안 이송한 병원 밖 급성심장정지 발생 건수는 3만 3235건이며, 2020년에는 3만 1652건, 2019년에는 3만 782건이 발생했다.주1) 급성심정지 환자 발생 건수가 3년간 지속적으로 증가했음을 보여준다.
통계청이 발표한 2021년 사망원인 통계 결과 자료에 따르면 심장질환은 암 다음 두 번째로 위험한 사망 원인이다.주2) 심혈관질환은 심장과 주요 동맥에 이상이 생기는 질환을 뜻한다.
<북미의학저널(North American Journal of Medical Sciences)>에 따르면, 심혈관질환은 요즘 같은 추운 날씨일수록 발생할 위험이 높다.주3) 체열 발산을 막기 위해 혈관이 수축하면서 심장 근육 및 신체 장기에 혈액과 산소 공급이 원활히 이루어지지 않기 때문이다.
특히 급성심정지는 심장 기능이 갑자기 심각하게 저하되거나 정지되어 신체기능이 정상적으로 작동하지 않는 상태를 말한다. 이는 심장 근육에 혈액을 공급하는 관상동맥이 좁아지거나 막혀 발생하는 심장마비와는 다른 개념이다. 또한, 심장마비의 경우 가슴 통증·호흡 곤란·어지럼증·메스꺼움 등과 같은 전조증상이 나타난다.
그렇다면 심정지 환자를 살릴 수 있는 골든타임은 얼마나 될까. 단 4분에 불과하다. 미국 <ZAMA Network>에 게재된 연구 결과에 따르면, 심장이 멈춘 뒤 4분이 지나면 뇌를 포함한 신체 기능이 전체적으로 손상되기 시작한다.주4) 또한, 대부분의 심정지는 병원 밖 일상에서 발생하며, 병원 밖 심정지는 입원 후 치료를 받더라도 10% 미만의 성공적인 퇴원율을 보인다. 그만큼 심정지는 발견 즉시 신속하고 정확한 조치를 필요로 한다.
심정지 환자 대응에 가장 필수적이며 모든 사람들이 알고 있어야 할 응급처치는 바로 CPR과 AED 사용법이다. 심정지 환자의 골든 타임은 단 4분에 불과하기 때문에 주변 사람들에 의한 적극적인 응급조치는 환자의 생명을 지키는 것은 물론 심정지로 인한 인체 손상을 최소화할 수 있다.
특히 CPR과 더불어 생존율을 높일 수 있는 수단인 AED는 심정지 환자에게 전기 충격을 가해 심장 리듬을 정상적으로 회복할 수 있도록 도와주는 장치다. 이는 외부 자극에 대한 반응과 정상적인 호흡이 없는 심정지 환자에게만 사용해야 한다.
자동심장충격기 월 1회 정기 점검
관리 책임자 지정 사용 내역·관리 교육 강화
여러 사람이 보기 쉬운 곳에 사용 안내 표지판 부착
올바른 사용 위한 지속적인 현장교육 필요
질병관리청에 따르면, 심정지 환자의 생존 확률을 높이기 위해 '생존사슬'이라 불리는 일련의 응급처치 단계가 연속적으로 시행돼야 한다.
첫째, 심장정지 인지 및 구조 요청: 목격자는 심정지 환자 발견 즉시 주변 사람에게 119 구조를 요청한다.
둘째, 목격자 심폐소생술: 생존 확률을 높이기 위해 바로 CPR을 시작한다.
셋째, 제세동: AED를 이용하여 제세동 처치를 실시하며, AED의 단계별 안내에 따라 행동한다.
넷째, 전문소생술: 심정지 환자가 의료기관에 도착한 뒤에는 의료진에 의한 전문소생술이 시행돼야 한다.
이때 AED의 장점은 신속성과 효율성에 있다. 응급조치가 1분씩 지연될 때마다 환자의 생존율은 7∼10% 낮아지게 되는데, CPR과 AED를 활용해 신속한 조치가 이뤄진다면 환자의 생존율을 75%까지 높일 수 있다.주5) 또한, 일반인도 즉각적인 사용이 가능하다는 편리함이 있다. 식품의약품안전처에 따르면 CPR을 단독으로 시행했을 때보다 환자 생존율을 약 3배 높일 수 있으며 뇌 손상을 비롯한 신체장애가 심정지 이후 후유증으로 남지 않도록 하는데 효과적이다.주6)
그렇다면 우리는 어디에서 AED를 찾아볼 수 있을까. 현행 응급의료에 관한 법률 개정에서는 공공보건의료기관·구급차·항공기 및 공항·객차·선박·보건관리자를 둬야 하는 사업장 등 근로자가 300명 이상인 사업장에 심폐 소생을 위한 장비를 갖춰야 할 의무를 명시하고 있다. 이 밖에 500세대 이상의 공동주택에도 AED를 의무적으로 설치해야 한다. 행정안전부가 발표한 AED 설치 현황에 따르면, 2014년 2만 1015대 대비 2020년 5만 429건으로 설치 대수는 꾸준히 늘어나고 있는 것으로 밝혀졌다.주7)
국내 AED 설치 대수가 증가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의무 설치 장소 확대 및 철저한 관리 점검을 촉구하는 목소리는 계속해서 발생하고 있다. 법에 명시된 의무 설치 장소와 더불어 유동 인구가 많은 공공장소의 안전을 위해 AED를 상시 배치해야 한다는 지적이다.
설치된 자동심장충격기에 대한 철저한 점검이 필요하다는 문제도 제기되고 있다. 전국 시군구에서 시행한 자동심장충격기 관리 실태 점검 결과에 따르면, 제품 노후·유효기간 도래·설치 대수 부족 등의 문제가 지속적으로 발견되고 있다. 이러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자동심장충격기 설치 현황을 매월 1회 정기 점검하고, 장비의 정상 작동 여부를 살피며, 관리 책임자를 지정하여 사용 내역 관리 및 사용자 교육 등을 강화할 필요가 있다. 또한, 출입구 또는 여러 사람이 보기 쉬운 곳에 자동심장충격기 사용에 관한 안내 표지판을 부착하여, 즉각적인 사용에 도움을 줄 수 있어야 한다.
실제 응급 상황 발생 시 올바른 AED 사용을 위한 지속적인 현장 교육도 뒷받침돼야 한다. 최근 공공 기관 및 지자체뿐만 아니라 민간 기업, 단체 등에서 각 지역별 권역응급의료센터, 소방센터 또는 안전 전문가와 함께 CPR 및 AED 사용법 교육을 활발히 시행하고 있다. 이처럼 CPR 및 AED 사용법 이론과 더불어 교구를 이용한 실습 교육·안전 교육 영상 제공·상황별 응급처치 요령 등 언제 어디서나 응급 상황에 대처할 수 있는 실질적인 안전 교육이 반복 실시될 필요가 있다. 안전사고에서 소중한 생명을 살리는 응급처치법은 선택이 아닌 필수이기 때문이다.
AED 판매 기업 위코멧(WeCOMET) 이정훈 대표는 "심정지 환자의 생명을 구하기 위해서는 AED의 확대 설치가 무엇보다 중요하다"며 "일상생활 속 응급 상황이 발생했을 때, 적재적소에 AED를 사용할 수 있도록 설치를 확대하고 정확한 사용법에 대한 교육을 지속적으로 실시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주 1) 질병관리청. (2022). 2021년 급성심장정지 발생 현황.
주 2) 통계청. (2022). 2021년 사망원인 통계 결과.
주 3) Dr. Auda Fares, Albert-Schlangen. (2013). Winter Cardiovascular Diseases Phenomenon. North American Journal of Medical Sciences.
주 4) Seymour L. Cole. (1956). FOUR-MINUTE LIMIT FOR CARDIAC RESUSCITATION. From the Cardiac Clinic, Cedars of Lebanon Hospital ( Drs. Cole and Corday), the University of Southern California School of Medicine, Department of Medicine ( Cardiology) (Dr. Cole ), and the University of California, Department of Medicine (Dr. Corday). JAMA.
주 5) Ibrahim W. H. (2007). 성인 심폐소생술의 발전 및 논의(Recent advances and controversies in adult cardiopulmonary resuscitation). Postgraduate medical journal, 83(984), 649-654. https://doi.org/10.1136/pgmj.2007.057133
주 6) 김영신. (2021.08.16). 환자 생존율 약 3배 더 높이는 '자동심장충격기' 올바른 사용방법과 설치·관리 등 주의사항은? 식품의약품 안전처(메디컬투데이).
주 7)김민준. (2022.02.17). 급성심장정지 환자에 심폐소생술 시행하면 생존율 2.4배 ↑. 행정안전부(메디컬투데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