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내기 의사들에게 전하는 6가지 제언

새내기 의사들에게 전하는 6가지 제언

  • 이명진 초대 의료윤리연구회장 admin@doctorsnews.co.kr
  • 승인 2023.02.22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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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명진 초대 의료윤리연구회장ⓒ의협신문
이명진 초대 의료윤리연구회장ⓒ의협신문

2023년 87회 의사국가시험을 통해 3181명의 새내기 의사가 탄생했다. 총 응시자 3358명중 177명을 제외한 94.7%의 합격률을 보였다. 먼저 힘든 의과대학 과정을 마치고 의사로서 인정받은 후배의사에게 축하의 마음을 전한다. 

국가시험에 합격하고 의사가 된 것은 너무나 기쁜 일이지만 이들이 겪게 될 의료계 상황은 예전보다 점점 각박해지기만 하는 것 같아 이들을 바라보는 마음이 애잔하기만 하다. 전문직의 경계를 훼손하는 해체주의적 판결과 직역 간의 갈등을 유발해 각 직능의 순기능을 뒤엉켜 트리는 법안들이 만들어지고 있다. 과연 이들이 제대로 의사의 역할을 하며 살 수는 있을지 염려스럽다. 받아들이기 힘든 상황들이 화재처럼 일어나 소중한 가치와 질서를 다 태워 없애고 있다.

하지만 아무리 큰 산불이 나더라도 타버린 재를 뚫고 새싹이 돋아난다. 아무리 추운 겨울에도 꽁꽁 얼어붙은 땅을 뚫고 새로운 생명이 솟아난다. 새내기 후배들에게 너무나 차갑고 무서운 현실이지만 그래도 의사로서 살아가야 할 소명을 받았기에 모두가 Good Doctor가 되기를 기원한다. 선배 의사로서 좋은 환경을 만들지 못한 마음이 무겁지만 그래도 소명받은 의사로서 성장하며 살아갈 6가지 제언을 전한다.

 

롤모델을 찾아라 
에티켓과 매너를 지키자
성적인 문제에 언행을 조심하자
뉴스페이퍼 테스트를 적용해 보자
생명을 사랑하는 의사가 되자
양서(좋은 책)를 읽자

1. 롤모델을 찾아라 

주변 선배의사들의 좋은 말투와 행동을 따라 하기 바란다. 나쁜 말투나 행동은 흉내도 내지 말자. 의사도 사람인지라 환자에 대한 평가나 불만이 있을 수 있다. 하지만 장소와 방법을 가려서 해야 한다. 좋은 롤모델은 자신의 불만을 표현하는 방법과 장소를 잘 구별할 줄 아는 지혜가 있다. 낮말은 새가 듣고 밤말은 쥐가 듣는다. 진료실이건 수술실이건 녹음기에 녹음이 되고 있을 수 있다. 

2. 에티켓과 매너를 지키자

에티켓은 반드시 지켜야할 규범을 말하고, 매너는 행동하는 방식이나 자세를 말한다. 예를 들어 방에 들어가기 전에 노크를 하는 행위는 에티켓이고, 노크를 할 때 가볍게 두드린 후 약 3초 정도 기다린 후 '들어가도 되나요?'하고 물어보는 것을 매너라고 한다. 환자를 대할 때에 사소한 에티켓과 매너의 부족으로 환자에게 불쾌감을 주어 치료효과를 떨어뜨리고, 환자와 의사 간의 라포가 깨지는 경우가 많다.

3. 성적인 문제에 언행을 조심하자

의사로서 활동하면서 성적인 충동이 있거나 갈등이 있는 경우 가능한 빨리 그런 상황에서 피하는 것이 최선의 방법이다. 마틴 루터는 "새가 내 머리 위로 날아가는 것은 막을 수 없지만 내 머리에 둥지를 트는 것은 막을 수 있다"고 했다. 특별히 환자의 내밀한 진찰(유방검사·생식기·항문검사…)을 하는 경우 반드시 샤프론 제도를 활용해야 한다. 샤프론 제도는 환자와 의사 모두를 보호해 주는 제도다. 

4. 뉴스페이퍼 테스트를 적용해 보자

의사윤리강령과 윤리지침이 있고 각 병원마다 행동 규범이 마련되어 있다. 의사로서 꼭 찾아서 한 번쯤 읽어 보고 기억해 두기 바란다. 하지만 의사도 망각의 동물이기에 모든 윤리기준을 다 기억하기 어렵다. 이런 경우 뉴스페이퍼 테스트를 해 볼 것을 권한다. 내가 한 말이나 행동이 내일 아침 뉴스로 알려졌을 때 부끄러울 것 같으면 하지 않는 것이다. 먼저 생각해보고 뉴스페이퍼에 실린 상황을 그려본 후 행동하면 비윤리적인 행위에 빠질 위험이 현저하게 줄어든다.

5. 생명을 사랑하는 의사가 되자

의사는 환자의 소중한 생명을 지키고 병을 치료하는 전문직이다. 상업주의와 해체주의 사조에 편승해 환자의 건강과 생명에 위해가 가는 비윤리적인 행위를 하지 말아야 한다. 전문직 윤리와 종교적 신념에 반하는 비윤리적인 행위를 적극적으로 거부하고 환자의 생명을 지키는 역할을 견고하게 지켜가야 한다.

6. 양서(좋은 책)를 읽자

과중한 업무와 스트레스 속에서 살아남는 가장 좋은 방법은 마음의 평정을 잘 유지하는 것이다. 여러 가지 여가 활동 중에서도 독서를 강력하게 추천한다. 고대 그리스 시대에는 의학은 몸의 철학이고 철학은 영혼의 의학이라고 했다. 좋은 양서를 읽음으로 마음의 정원을 잘 가꾸어야 한다. 좋은 책은 막연한 두려움을 뛰어넘는 용기와 힘을 제공한다. 반면 마음의 정원이 가꾸어지지 않는 사람은 회복력이 약하다. 마음의 평정을 잃어버려 쉽게 화를 표현하고 실수하기 쉽다. 의사의 실수는 환자에게 치명적이다. 한 손에는 의학서적을 다른 한 손에는 읽을 책을 가지고 살아가자.

세상이 점점 각박해지고 삭막해도 모든 후배 의사들이 Good doctor가 되길 바란다. 의업을 처음 시작하지만 먼 훗날 의업을 떠나는 날, 환자와 자신에게 인정받는 삶을 살았다는 평가를 받길 기원한다. 

■ 칼럼이나 기고 내용은 <의협신문> 편집 방침과 같지 않을 수도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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