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곡 삼진제약 연구센터, 젊은 삼진제약의 상징
항응고제 주력 신약개발과 투트랙으로 간다
창의적인 기업의 대표격인 '구글' 본사 내부에는 미끄럼틀이 있었다. 다 큰 직원들은 때때로 이 미끄럼틀을 타고 신나게 이동했다. 왜 구글은 놀이기구를 회사 내부에 설치했을까?
고정관념에 갇히지 말고 창의성을 마음껏 발휘하라는 염원일까?
구글에 미끄럼틀이 있다면 삼진제약 연구센터 로비에는 '스마트팜'이 있다. 인공조명 아래 1층부터 5층 건물 천장까지 솟아오른 스마트팜 시설은 단번에 방문자의 시선을 잡아끈다.
스마트팜의 핵심은 스마트팜에 설치된 팔(?)들이다. 유기농 채소를 팔위에 실고 실시간으로 햇볕과 인공조명을 쫓아 위아래로 부지런히 움직인다. 그래서 '스마트'팜이다.
스마트팜에 실린 녹색과 연두색의 싱싱한 채소들은 여기저기 실험도구가 널려있고 쾌쾌한 실험약물 냄새가 나는 제약사 연구센터를 상상했던 방문자의 머리를 기분좋게 내리친다.
로비 이곳저곳에 심어놓은 각종 나무와 자연 조명을 최대한 담은 채광시설이 어우러지며 열대사바나 분위기를 풍긴다. 연구원들은 한창 일할 시간인 한 낮 나무들로 장식된 유리벽 속의 휘트니스실 러닝머신 위를 달린다.
최용주 삼진제약 대표는 서울 마곡지구에 세워진 삼진제약 연구센터 자체가 "곧 삼진제약의 변신과 미래를 상징한다"라고 15일 말했다. "삼진제약은 전형적인 영업중심 제네릭 제약사였지만 이제 연구센터 설립을 계기로 스마트팜의 채소처럼 연구개발 제약사의 푸른 미래를 기대한다"라고도 덧붙였다.
"당장 글로벌 신약을 개발하겠다는 게 아니다. 마케팅이 중심이었던 삼진제약의 체질을 연구 개발 강화쪽으로 이전하고 후보물질 도출과 다국적 제약사 등과의 협업 등을 통해 삼진제약의 가능성을 현실로 바꿔갈 것이다."
삼진제약은 최신 면역항암제를 비롯해 NASH와 노인황반병성 치료제, 삼중음성유방암 신약 등 18개의 신약 파이프라인을 개발 중이다.
최용주 대표는 "80명의 연구센터 연구원이 참여하도록 해 연구개발 과제를 철저히 '바텀업' 방식으로 선정했다"며 "신약 개발 경력이 오래된 연구원이 제안한 과제도 있지만 박사 경력이 1년에 불과한 연구원이 제안해 채택된 과제도 있다"고 밝혔다. "제약사 특유의 보수적인 면을 극복하고 젊은 삼진으로 가기위해 전력을 다하고 있다"라고도 덧붙였다.
신약 연구개발을 위한 기존 캐시카우에도 변화를 예고했다.
최용주 대표는 "삼진제약의 최대 주력 품목인 항혈전제를 바탕으로 항응고제까지 혈관질환 치료제 영역을 확대할 것"이라며 "신약 개발의 토대가 될 수 있는 기존 치료제와 건강사업부 제품 판매에도 소홀함이 없게 하겠다"라고 밝혔다. "삼진제약의 약은 삼진제약이 생산한 원료로 만든다는 원칙으로 원료부터 완제품까지 최고 품질을 유지하겠다"라고도 약속했다.
최용주 대표는 "마곡 연구센터를 설립한 이후 삼진제약의 문화가 바뀌고 삼진제약에 대한 사회적인 관심도 높아졌다"라며 "보다 젊어진 삼진제약이 앞으로 도출할 성과를 기대해 달라"고 강조했다.
삼진제약 마곡 연구센터는 지난해 10월 '2022 한국건축문화대상, 건축물 민간부문-우수상'을 수상했다. 국토교통부는 우수 건축물 발굴과 선정을 통해 한국 고유의 건축문화를 널리 알리고자 건축 분야 최고 권위의 상으로 불리는 '한국건축문화대상'을 시상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