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양병원에서의 실손보험 관련 페이백 등 불법 환자 유치 보도를 보면서
실손보험 보장범위 아닌 진료하고 보장범위 해당 진료내역으로 거짓 작성
금품 제공행위, 진료기록부 허위 기재행위 등은 의료법서 금지하는 행위
최근 대법원이 민간 보험회사가 판매하는 의료비 관련 보험상품(이하 '실손보험'이라 함)과 관련한 보험회사들의 의료기관에 대한 부당이득청구나 양수금청구를 모두 기각하여 보험회사들의 무분별한 소송 제기가 동력을 잃을 것으로 보이는 가운데, 요양병원에서의 실손보험 관련 페이백(pay-back) 등 과도한 환자 유치 활동이 언론사에 보도가 되면서 문제가 되고 있다.
보도내용만 본다면 요양병원 측에서 비급여진료비용이 많은 암환자를 유치하기 위하여 실손보험 가입여부를 확인하여 실손보험에 가입되어 있을 경우 실손보험 청구액의 일정 부분을 환자에게 지급하는 방식, 실손보험 보장범위가 아닌 진료행위를 하였음에도 실손보험 보장범위에 해당하는 진료행위를 한 것처럼 진료내역을 거짓으로 작성하는 방식, 실손보험의 입원진료비 수급을 위하여 외형적으로는 입원환자이지만 실질적으로는 통원환자처럼 취급하는 방식 등의 행위를 하고 있다고 한다.
이러한 행위들은 요양병원에 대하여 의료법 제27조 제3항이 금하는 금품 제공행위, 의료법 제22조 제3항이 금하는 진료기록부등의 허위 기재행위, 국민건강보험법 제57조가 정한 속임수나 그 밖의 부당한 방법으로 보험급여 비용을 받은 행위에 해당할 수 있다.
이와 더불어 실손보험과 관련하여 추가적으로 보험사기방지 특별법(이하 '보험사기방지법'이라 함)이 금한 보험사기행위에 해당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의료인의 경우 보험사기 및 그와 부수되는 진료기록 허위 작성, 진단서 허위 작성과 같은 행위와 관련하여 형을 선고받게 되면 의료인 면허자격에 중대한 영향을 줄 수 있고, 의료기관의 경우에도 요양급여비용 환수, 업무정지 또는 과징금 부과, 개설허가 취소 등이 가능하다.
실제로 보험회사들이 가입자(환자)들에 대한 실손보험금 지급이 증가하면서 보험금 지급에 따른 손해율을 줄이기 위해 의료기관을 상대로 한 여러 가지 대응조치를 취하고 있는 가운데, 실손보험이 적용되는 진료를 행한 의료기관 및 의료진이 보험회사의 고발 또는 수사의뢰 등으로 인해 의료법 위반이나 약사법 위반, 국민건강보험법 위반 및 실손보험 관련 보험사기 혐의로 수사를 받는 일이 발생하고 있다. 의료기관과 의료인이 보험회사의 고소, 고발로 수사 받은 의료기관과 의료인의 변호를 맡아 경험한 대표적인 몇 가지 사례를 보면 다음과 같다.
첫 번째 사례는 병원에서 인터넷 홈페이지에 암완화의료클리닉 소개를 하면서 특정 의약품 명칭을 게시하였는데, 보험회사가 이를 두고 약사법이 금한 전문의약품 광고라 하여 약사법 위반으로 수사기관에 고발한 사건이 있었고, 이에 관하여 수사기관이 수사를 한 끝에 기소 유예로 마무리되었다.
두 번째 사례는 병원에서 통증 완화를 위한 치료를 하면서 FIMS시술을 하였는데, 이에 관하여 실손보험사가 급여 시술인 신경차단술을 하였음에도 비급여 시술인 FIMS시술을 하였다고 하며 의료법 위반(진료기록부 허위 기재)과 보험사기 혐의로 수사기관에 수사를 의뢰하였지만 혐의없음의 불송치결정으로 마무리되었다.
세 번째 사례는 안과의원에서 백내장수술을 하면서 입원처리를 하였는데 이에 관하여 보험회사가 해당 환자에 대한 진료가 입원진료가 아닌 통원진료에 해당한다고 하며 의료법 위반(진료기록부 허위 기재), 보험사기방지법 위반 혐의로 수사기관에 수사를 의뢰하였지만 혐의없음의 불송치결정으로 마무리되었다.
네 번째 사례는 병원에서 간호사가 의사를 보조하여 한 행위에 관하여 실손보험사가 면허 사항 외의 의료행위(무면허 의료행위)에 해당한다면서 보험사기방지법 위반, 의료법 위반 및 국민건강보험법 위반 혐의로 수사기관에 수사를 의뢰하였지만 혐의없음의 불기소결정으로 마무리되었다.
한편 이전에는 의료 관련 범죄혐의에 대한 수사를 일선 경찰서에서 담당하였지만, 최근에는 각 지방경찰청에 보건의료범죄 및 보험범죄 전담 수사부서가 설치되어 운영되고 있는데, 각 지방경찰청의 전담 수사부서의 경우 일선 경찰서와 달리 특정 분야의 범죄사건에 관한 수사만을 담당하고, 해당 사건처리 경험이 풍부하다 보니 지식과 경험이 축적되어 의학용어와 의료기관 내부에서의 진료나 간호, 검사, 보험 청구 등 업무 흐름이나 관행에 대하여 상당한 수준의 이해도를 보이고 있어 피의자의 입장에서도 더욱 대응의 난이도가 올라가고 있다.
이처럼 실손보험과 관련하여 의료기관 종사자가 여러 가지 유형의 법적 위험에 노출될 수 있고 법적 위험이 실제로 현실화된 경우 상당히 전문적 대응이 요구되는 가운데, 의료기관 종사자가 보험사기 관련 혐의를 받지 않기 위해서 환자들이 어떠한 요구를 하더라도 오로지 실제 행해진 진료 내용대로만 진료내역서, 진단서 등 관련 서류를 발급하여야 할 것이고, 어떠한 진료를 시행하였는지 사실대로 진료기록에 상세히 남겨 둘 필요가 있다.
이에 더하여 환자들에게 먼저 실손보험 가입 여부를 확인한 후에 실손보험 가입여부에 따라 달리 진료하거나 실손보험 청구액의 일부를 환자에게 지급하는 행위는 적극적으로 피하여야 한다.
특히 보험회사들이 실손보험금 지급으로 인한 손해율을 줄이기 위해 의료기관을 상대로 제기했던 부당이득금 반환 청구, 양수금 청구 등이 대법원에서 모두 기각되어 보험회사로서는 새로운 방식의 공격방법을 모색하고 있는 것으로 보이는 바 향후에는 앞에서 언급한 요양병원 환자 유치 사례와 같은 위법 사례에 대하여 실손보험사들이 수사의뢰, 민원 제기, 보험사기에 기한 손해배상청구 등의 방식을 적극적으로 활용할 가능성이 크다고 생각된다.
따라서 모든 의료인이나 의료기관 종사자들은 실손보험 등 보험과 관련하여 위와 같은 내용들을 충분히 숙지하여 자칫 보험사기행위로 오인받아 수사 또는 처벌받을 수 있는 법적 위험을 사전에 회피할 필요가 있을 것이고, 문제 발생의 예방 또는 발생 후 대응을 위하여 체계적이고 전문적인 법률적 조력을 받을 필요가 있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