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현택 소청과의사회장 "부실한 전문약사제 즉각 폐기" 촉구
"360시간 교육에 필기·실기 60점이면 전문약사…교육 질도 우려"
대한소아청소년과의사회가 보건복지부를 직접 방문, 전문약사제의 문제점을 지적했다.
임현택 소청과의사회장은 3월 2일 오전 10시 보건복지부에 '전문약사의 자격인정 등에 관한 대통령령(안), 보건복지부령(안)의 부당함과 국민 건강에 미치는 위험성에 관한 대한소아청소년과의사회의 의견서'를 제출했다.
소청과의사회는 ▲부실한 교육 및 시험 과정 ▲국가가 아닌 임의 단체에 특례 부여 ▲전문약사·전문약국 표기 등을 지적하며 "국민 건강을 해치는 전문약사제를 즉각 폐기하고 원점부터 다시 논의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전문약사 교육 기간은 공통과목 200시간 이상, 전공이론과목(실습 포함) 160시간 이상으로 360시간 이상을 이수해야 한다. 이에 비해 전공의법에 의한 전공의 근무 시간은 주 80시간이며, 전공의 절반 이상이 80시간을 초과해서 근무한다.
소청과의사회는 "전문약사는 전문의 교육과정과 비교하면 겨우 4.5주의 교육만 거치면 자격이 인정된다"며 "자격시험 또한 1차 필기시험과 2차 실기시험에서 각각 총점의 60% 이상 득점을 기준으로 하는데, 운전면허 시험보다도 못한, 부실하기 그지없는 통과 기준"이라고 비판했다.
이어 △공통과목이 개별 과정을 이수하거나 유사 내용의 교육 누적 시간으로 각각 갈음할 수 있다고 되어 있다는 점 △부칙 상 실무 경험을 갖추고 소정의 학술 논문을 발표한 약사에게 응시 자격을 부여하나 논문 규정이 부재하다는 점 등을 지적했다.
전문약사제 인증위원회를 한국병원약사회가 맡는다는 점도 우려했다.
소청과의사회는 "국가(보건복지부)가 아닌 임의 단체에 불과한 한국병원약사회의 자의적 규정을 근거로 '응시 자격에 대한 특례'를 부여한 것은 큰 문제가 있다. 전문의 제도에서 대한의학회와 수련평가위원회를 합한 막강한 권한을 부여한 것"이라며 "교육과정 및 교육 기간의 질에 대한 타당성 검증이 전무하다"고 꼬집었다.
전문약국 및 전문약사 표기에 대해서도 "국민 누구에게 물어봐도 이상한 일로, 세계적으로 비웃음을 살 일"이라고 말했다.
전문약사법에서 규정한 전문과목에 따르면 개국약국 또는 개국약사에 △내분비전문약사 △노인전문약사 △소아전문약사 △심혈관전문약사 △감염전문약사 △영양전문약사 △장기이식전문약사 △종양전문약사 △중환자전문약사 등의 표기가 가능해진다.
소청과의사회는 "전문약사의 취지 자체가 병원약사에 대한 제도화 필요성에서 출발했는데, 전문약사가 병원에 있지 않고 동네로 뛰어나갔다"며 "현 전문약사제는 분명한 법적 문제가 있으며 어처구니없는 일"이라고 덧붙였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