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크리스토퍼 제이 스톡스 한국릴리 대표이사
"당뇨병 분야 미충족 수요 해소, 빠른 국내 도입 노력"
일라이 릴리는 세계 최초로 인슐린 상용화에 성공한 제약사다.
인슐린이 발견된 지 2년인 1923년 첫 상용 인슐린인 '일레틴'을 출시한 이래, 세계 최초로 유전자재조합 기술로 탄생한 휴먼 인슐린 '휴물린', 속효성 인슐린 유사체인 '휴마로그', 초속효성 인슐린 '룸제브' 등을 연이어 세상에 내놓으며 명실공히 인슐린 명가로 자리매김했다.
주1회 주사제 시대를 연 GLP-1 유사체 '트루리시티'를 비롯해, 베링거인겔하임과 공동 개발한 SGLT-2 억제제 '자디앙', DPP-4 억제제 '트라젠타' 등 당뇨병 치료의 전 단계를 아우르는 탄탄한 포트폴리오를 바탕으로 전세계 항당뇨 분야를 선도하고 있다.
그런 릴리가 또 한번의 변혁을 시도하고 있다. '마운자로(성분명 티르제파타이드)'의 탄생이 그것이다. 마운자로는 GLP-1과 또 다른 호르몬인 GIP에 이중 작용하는 약물로, GLP-1과 함께 사용했을 때 혈당과 체중을 낮추는 효과가 확인돼 지난해 5월 당뇨병 치료제로 FDA의 허가를 받았다.
현재 비만치료제로도 임상이 진행되고 있는 상태로, 해당 적응증을 추가로 획득할 경우 이른바 메가 블록버스터 약제로 성장할 것으로 기대받고 있다.
크리스토퍼 제이 스톡스 대표를 만나, 올해 한국 릴리의 활동계획 등을 들었다.
크리스토퍼 제이 스톡스 대표는 글로벌 제약 업계에서 폭넓은 업무 경험을 쌓은 제약 및 헬스케어 전문가로, 일라이릴리 남아프카·사하라 이남 아프리카 지사 대표를 거쳐, 지난해 8월 한국릴리 대표로 선임됐다.
Q. 한국릴리 대표로 취임한 지, 반년 정도 지났다. 소회를 밝힌다면.
=한국릴리는 평판이 아주 좋은 편이다. 릴리의 글로벌 지사들 중 가장 실적이 좋은 상위 25개 국가에 속하며, 본사에서도 긍정적인 사례로 한국을 자주 인용했다. 때문에 한국릴리의 대표이사로 선임되었을 때 기대가 컸다. 실제 한국에 와서 임직원들을 만나 보니 모든 부서의 전문성이 아주 높고 조직력이 탄탄하다고 느꼈다.
Q. 마운자로 FDA 허가 이슈 등으로 올해 일라이 릴리의 큰 성장을 기대하는 분석이 많다. 올해 국내 도입 계획 중인 신약이 있다면.
=식품의약품안전처의 허가 절차에 따라 변동이 있을 수 있지만, 국내 도입 품목으로 가장 기대하고 있는 치료 분야는 아무래도 당뇨병이다. 한국을 포함해 전 세계적으로도 전문가 및 주요 이해관계자들의 관심이 높다는 점을 잘 알고 있다. 당뇨병 치료에서의 미충족 수요를 해소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를 모으고 있는 만큼 한국에도 빠르게 도입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
Q. 마운자로에 대해서는 국내에서도 기대가 크다. 최근 공급 이슈가 있었는데 국내 도입시 한국 수요를 만족할만큼 충분한 공급이 이뤄질 수 있을지, 급여 가능성은 어떻게 보는지 궁금하다.
= 당뇨병 치료제에 대한 생산 능력을 유의미하게 높이기 위해 꾸준히 투자해왔고, 그 결과 2022년까지 당해 생산 계획을 초과 달성했다. 최근에는 4억 5000만 달러 규모(한화 6000억원)의 제조·생산 관련 투자 계획도 발표한 바 있다.
한국릴리의 혁신 신약 급여를 위한 전략은 치료제의 가치와 혁신성을 주요 이해관계자들에게 잘 설명하고, 그들을 설득하기 위해 최선을 다하는 것이다. 아무리 좋은 약제를 개발하더라도 환자들에게 혜택을 제대로 전달하지 못한다면 성공했다고 볼 수 없다. 혁신 신약의 개발과 환자의 치료제에 대한 접근성 제고, 이 두 가지를 모두 충족하는 것이 최우선 과제라고 생각한다.
Q. 마운자로 비만치료제 임상도 관심사다. 당뇨 임상과 달리 비만 임상에는 아직 한국인 환자들의 포함되지 않은 것으로 안다. 향후 추가 계획이 있는가.
=내부적으로도 계속 논의하고 있는 상황이다. 구체적인 방안이나 자료가 나온다면 공유하겠다.
Q. 한국릴리 대표이사로서 올해 이루고 싶은 목표가 있다면.
=첫 번째는 일라이 릴리가 지속적인 연구 개발을 통해 출시하고 있는 혁신 신약들을 한국에 빠르고 꾸준하게 소개하는 것이고, 두 번째는 한국릴리의 임직원들이 자신의 커리어를 의미 있는 방향으로 개발할 수 있도록 돕는 것이다. 임직원들이 각자의 성장을 통해 한국 환자들에게 최고의 치료 혜택을 제공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
Q. 2026년이면 일라이 릴리 창립 150주년이 된다.
=지금까지 그래왔듯 당뇨병, 암, 면역질환, 통증 등의 질환 영역에서 더 의미 있는 발자취를 남기기 위해 계속해서 노력하고 있다. 탐구는 릴리의 소명이자 릴리를 정의하는 정신이며, 전 세계 최초(first-in-class) 또는 최고(best-in-class)의 혁신 신약을 발굴을 목표로 연구개발에 투자하고 있다. 릴리는 매년 매출의 약 4분의 1을 연구개발에 재투자해왔다. 지속적인 연구개발을 기반으로 향후 10년 내 다양한 질환 영역에서 다양한 신약들을 출시할 예정이다. 한국에서도 이러한 혁신 신약들을 빠르게 선보일 수 있도록 힘쓰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