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의관 인력 부족 "자격 법정화·공적 시설 필요"

법의관 인력 부족 "자격 법정화·공적 시설 필요"

  • 박승민 기자 smpark0602@gmail.com
  • 승인 2023.03.24 13: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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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장한 회장 "검시체제 개선하지 않으면 30년 후 사인불명 3명 중 1명"
법의관 자격 법정화·검안 절차 표준화·검안 공적 기록화 등 제안
보건복지부 "법의관 양성 필요성 공감…업무 추진 적극 협조"

ⓒ의협신문
더불어민주당과 10·29 참사 국정조사 특별위원회는 3월 24일 국회 의원회관에서 '검시를 위한 법의관 자격 및 직무에 관한 법률안 제정 촉구 토론회'를 개최했다. ⓒ의협신문

사망자의 정확한 사인 분석을 위해 법의관 자격을 법정화하고, 인력 양성을 위한 초석을 마련해야한다는 전문가의 의견이 국회에서 제기됐다.

더불어민주당과 10·29 참사 국정조사 특별위원회는 3월 24일 국회 의원회관에서 '검시를 위한 법의관 자격 및 직무에 관한 법률안 제정 촉구 토론회'를 개최했다.

이날 발제를 맡은 김장한 대한법의학회장은 '검시를 위한 법의학 자격 및 직무에 관한 법률안 개선방안'을 주제발표를 통해 국내 법의학 체계와 검시제도의 한계를 진단하고, 개선안을 제안했다.

김장한 회장은 "법의학 체계는 전담검시제와 겸임검시제가 있는데, 우리나라는 대륙법계인 겸임검시제를 도입하고 있다"며 "겸임검시제는 위촉제다. 다른 일을 하고 있는 누군가를 불러 검시를 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사회가 발전하면서 사법 부검의 영역에서 큰 문제가 발생하지 않지만, 정확한 검안을 시행해 사인을 밝히는 과정에서 문제가 생길 수 있다"며 "앞으로 30년 후에는 70여 만명의 사망자가 발생할 것이라는 통계청 자료가 있는데 이때 사망을 어떻게 처리하느냐는 사회적 문제가 발생할 것이다. 현재의 검시 체제를 정비하지 않으면 사인 불명으로 판단되는 사망이 3분의 1정도 될 것"이라고 우려했다.

김장한 <span class='searchWord'>대한법의학회</span> 회장ⓒ의협신문
김장한 대한법의학회 회장이 '검시를 위한 법의학 자격 및 직무에 관한 법률안 개선방안'을 주제로 발표하고 있다. ⓒ의협신문

구체적인 검시제의 개선 방향으로 ▲법의관 자격 법정화 ▲추가 검안을 위한 공적 시설 운영 ▲검안의 공적 기록화 ▲사망 신고의 공적 절차화 등을 언급한 김장한 회장은 "현재는 의사(치과의사·한의사 포함) 자격만 있으면 법의관으로 활동할 수 있는데 그 자격을 제한했으면 한다. 사인을 조금 더 정확하게 보기 위해 법의관을 교육하고 자격을 인정할 수 있는 형태의 법정화가 요구된다"며 "검시 제도 도입을 위한 기본적인 사항을 우선 입법화 하고 시체 검안 절차 적정화를 통한 '종결 사건의 정상화'가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또다른 발제자로 나선 서중석 전 국립과학수사연구원장은 법의관의 인력 양성 필요성을 강조했다.

서중석 전 원장은 "법의학 분야의 인력수급 문제는 임상 분야와는 차원이 다른 더 심각한 문제점을 안고 있음에도 사회적 관심이나 합의가 전혀 모아지지 않고 있다"며 "우리나라 법의학은 현재 변사 처리 등 전적으로 공적인 영역인 국가 수사 혹은 사법질서를 유지하기 위해 사용됨에도 국가는 어떠한 관심도 없는 듯 하다"고 지적했다.

이어 "검시법률안을 통해 최소한 법의관을 양성하는 기본 대책을 마련해 법의관 양상의 초석을 놓아 그들이 점차 사라져서 잊혀진느 것을 막아야 한다"며 "수사기관, 행정기관 등 관련기관과의 이해 상충부분은 시행령 제정을 통해 조정되길 희망한다"고 덧붙였다.

발제 이후 진행된 토론에서도 검시제도의 개선 방향에 대한 전문가들의 제언이 이어졌다.

특히 현재 법의관으로 활동하고 있는 유성호 교수(서울대학교 의과대학 법의학교실)은 "사망 원인을 정확하게 알아야하는 이유는 억울한 죽음이 없도록 하자는 것도 있지만 자원 배분을 어떻게 효율적으로 할 수 있는지와도 연관됐다"며 "개인적으로도 보상과 배상이라는 부분에서 중요하다. 사망 원인이 정확히 밝혀지지 않으면 보험 관련 분쟁이 발생하게 된다"고 말했다.

법의관 양성을 가장 시급한 문제로 짚은 유 교수는 "현재 국과수 법의관으로 일하는 사람들은 자부심과 사명감으로 자랑스럽게 일하고 있지만 앞으로 이러한 부분이 법의관을 선택하는데 유효할 것인지는 고민해야할 문제"라며 "법의관 양성을 위해서는 롤모델과 함께 경제적, 사회적으로 법의관이 활동하는데 유리한 시스템을 만들어 주는 것이 필요하다"고 제안했다.

유 교수는 "검시법을 통해 제도의 급격한 변혁이 아닌 실현가능한 출발점을 설정하고 법의관의 지속적 양성과 함께 점진적 변화 추구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보건복지부는 법의관 양성을 위해 적극 협조하겠다는 입장을 표명했다.

성경은 의료인력정책과 행정사무관은 "보건복지부는 의료법에 따라 전문의자격제도를 관리하고 있는데 26개 전문과목 중 병리과가 법의관 양성과 연관이 있다"며 "오늘 토론회에서 법의관 양성 필요성에 깊이 공감했다. 앞으로 업무 추진에 적극 협조하겠다"고 약속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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