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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로봇수술, 젊은 의사 도전 분야…세계 리딩그룹 가능"

인터뷰 "로봇수술, 젊은 의사 도전 분야…세계 리딩그룹 가능"

  • 이영재 기자 garden@kma.org
  • 승인 2023.04.13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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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 첫 천골질고정술 로봇수술 400례…미세수술 선도
골반장기탈출증 증가 추세…"치료할 수 있는 병" 인식 중요
인터뷰 - 이사라 울산의대 교수(서울아산병원 산부인과)

■ 이사라 서울아산병원 산부인과 교수
■ 이사라 서울아산병원 산부인과 교수

이사라 울산의대 교수(서울아산병원 산부인과)가 아시아 최초로 천골질고정술 로봇수술 400례를 달성했다. 2015년 처음으로 수술을 시행한 이후 8년만이다. 천골질고정술은 골반장기탈출증의 최적의 치료방법으로 알려져 있다. 

골반장기탈출증은 자궁, 방광, 직장 등을 지지하고 있는 골반 근육이 약해져 장기가 골반 밖으로 빠져나오는 질환으로, 주로 60대 이후 발생한다.

국내 골반장기탈출증의 1기 이상 유병률은 31.7%로, 성인 여성 10명 중 3명이 앓고 있다. 특히 환자의 절반 이상이 60∼70대일 정도로 노년기 여성에게 주로 발생하며, 고령화 추세에 따라 환자 수가 계속 증가하고 있다. 게다가 신환의 4분의 1은 젊은 층에서도 발생해 주의를 늦출 수 없다. 

이사라 교수는 "미세수술 분야에서는 한국이 선도적인 역할을 할 수 있다. 로봇수술 역시 젊은 의사들이 관심을 갖게 되면 아시아는 물론 세계 학계에서도 리딩그룹이 될 수 있다"고 강조했다.

- 골반장기탈출증은 잘 알려져 있지 않다. 원인과 증상, 예방법에 대해 설명해달라. 

골반장기탈출증은 여성호르몬인 에스트로겐의 감소로 골반을 지지해주는 인대 및 조직이 느슨해져 골반 내의 장기들이 밑으로 쳐지면서 발생한다. 노년기의 여성에게 자주 나타날 수 있는 질환으로, 고령화 사회에서 환자 수가 계속 증가하고 있다. 현재 한 달에 신환이 50∼60명 정도다. 골반장기탈출증을 방치하면 외부활동에 상당한 제약이 뒤따른다. 배뇨장애를 겪을 수 있고, 역류된 소변으로 콩팥 기능이 나빠질 수도 있다. 삶의 질을 떨어뜨리고 수치심으로 인해 사회생활에도 영향을 미친다. 고칠수 있는 질병이라는 인식이 중요하다. 다행히 최근엔 환자들도 적극적인 치료경향을 보이고 있다.

- 주로 고령층에서만 발생하나.

나이가 들수록 골반장기탈출증이 심해지는 것은 맞다. 60∼70대에 수술받는 분들이 가장 많다. 그러나 환자들의 4분의 1정도는 젊은 층이다. 젊은 층은 발생하는 특징도 고령층과 다르다. 젊은 층 역시 주의를 기울여야 한다.

-  천골질고정술이 널리 시행되는 이유는 무엇인가.

재발률이 가장 낮기 때문이다. 골반장기탈출증 재발률은 30% 가까이 된다. 로봇수술과 개복수술의 재발률 차이는 거의 없지만 개복수술은 상처 치유 과정에서 수술 난이도에 따라 회복이 더딜 수 있다. 로봇수술은 수술시간과 입원기간이 짧기 때문에 빠른 일상 복귀가 가능하다. 또 구멍을 하나만 뚫는 단일공 수술로 최소 절개를 통해 만족할만한 수술결과를 얻을 수 있다. 일반 복강경으로는 단일공 수술이 불가능하다. 단일공 수술은 다공 천골질고정술과 같은 수준의 성공률을 보이고 있다. 나이가 많은 환자에게도 수술이 가능하다.  

- 로봇수술의 재발률은 어느 정도 되나.

재발률은 보통 5% 안팎이다. 서울아산병원은 2% 정도다. 재발된 경우 추가 수술이 필요한 경우도 있지만, 수술까지는 필요 없을 수도 있다. 로봇수술은 확실히 다른 수술법에 비해 재발 우려를 줄일 수 있다. 현재 국내에 천골질고정술 로봇수술을 시행하는 의사는 많지 않다. 대학병원급에 50명 정도다. 미국에는 1000례 이상 수술한 의사도 많은 것으로 알고 있다. 젊은의사들이 도전할만한 분야라고 생각한다. 

- 수술 후 주의점에는 어떤 게 있나.

수술 후 두 달간의 기간이 중요하다. 복압이 증가하지 않도록 관리해야 한다. 복압이 증가하는 요인은 다양하다. 변비도 영향을 미치고, 복부비만, 만성기침, 무거운 짐을 드는 행위 등도 복압을 증가시킨다. 두 달 이후에는 3개월, 6개월로 간격을 늘리면서 정기적인 체크가 필요하다. 

- 골반장기탈출증 환자 중 수술이 필요한 환자는 얼마나 되나. 수술 비용은 어느 정도인가. 

60대의 11%, 70대 16% 정도는 수술이 필요하다. 제 경우 1년에 800분 정도의 신환 가운데 절반은 수술이 필요치 않다. 서울아산병원에서는 1년에 80∼100례 정도 수술을 시행한다. 로봇수술 비용은 병원마다 차이가 있는데 서울아산병원은 난이도에 따라 900∼1100만원 수준이다. 개복수술은 건강보험 급여로 250만원 정도다. 실손보험도 적용된다. 환자 부담을 덜어줘야 하는 문제는 있다. 

- 현재 국내에 도입된 로봇수술기기는 다빈치가 주종을 이룬다.  

다빈치는 국내에 140대가 도입돼 있다. 서울아산병원에는 7대가 있으며 추가로 1대를 갖출 예정이다. 최근 이와 관련된 국내 의료기기도 개발을 마치고 임상연구를 진행 중인 것으로 알고 있다. 현재 개발된 기기들은 다빈치와는 다른 방식이라고 듣고 있다. 

- 산부인과를 전공하는 젊은의사들에게 전할 말씀은.

산부인과를 선택하는 데는 필수의료로서의 당위성이나 의사로서의 사명감에 더해 본인들의 가치관이 개입되기 때문에 산과 기피에 대해선 뭐라고 설득해야할지 고민이 많다. 다만 부인과는 다양한 가능성이 열려 있다. 여성은 상대적으로 오래 산다. 그만큼 다룰 분야도 많다. 또 미세수술 분야에서는 한국이 선도적인 역할을 할 수 있다. 로봇수술 역시 젊은 의사들이 관심을 갖게 되면 아시아는 물론 세계 학계에서도 리딩그룹이 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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