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식 이필수 대한의사협회장 '무기한 단식' 돌입

단식 이필수 대한의사협회장 '무기한 단식' 돌입

  • 이정환 기자 leejh91@doctorsnews.co.kr
  • 승인 2023.04.27 20: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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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불어민주당 간호법·의료인 면허취소법 통과 책임져야" 엄중 경고
"국민건강 수호할 수 있다면 죽기를 각오하고 기꺼이 희생"
"보건복지의료직역 코로나19 헌신...진정성 귀 기울여 달라" 호소

ⓒ의협신문 김선경
이필수 대한의사협회장이 4월 27일 오후 서울 용산구 이촌동 대한의사협회 회관 앞 천막 농성장에서 간호법 및 의료인 면허취소법 통과를 규탄하며 무기한 단식 투쟁에 돌입했다. ⓒ의협신문 김선경

이필수 대한의사협회장은 국회 본회의에서 간호법 및 의료인 면허취소법이 더불어민주당 주도로 통과되자 "국민 건강권 수호를 위한 굳은 의지를 전달하기 위해 죽기를 각오하고 무기한 단식 투쟁에 들어간다"고 밝혔다.

국회는 4월 27일 본회의를 열고 간호계를 제외한 보건복지의료 전 직역이 결사 반대하는 간호법 제정안과 의료인의 소신을 가로막아 결국 국민에게 피해를 입힐 의료인 면허취소법 역시 야당 단독으로 가결시켰다.

이에 대한의사협회는 즉각 입장문을 내고 "거대 야당인 더불어민주당의 밀어붙이기식 독단적 입법 행태에 깊은 분노와 유감을 표한다"고 강력 비판했다.

그동안 대한의사협회를 비롯한 보건복지의료연대는 간호법과 의료인 면허취소법을 저지하기 위해 1인 시위와 궐기대회, 13개 단체별 국회 앞 집회, 심포지엄, 토론회, 기자회견 등 모든 노력을 다해 법안의 철회를 요구해 왔다.

그러나 보건복지의료연대의 처절한 호소에도 정치권은 악법 저지에 대한 목소리를 냉정하게 외면하고, 본회의에서 두 법안을 통과시켰다.

의협은 "코로나19라는 국가 재난 사태를 극복하고 국민건강 수호에 앞장선다는 일념으로 의사를 포함한 얼마나 많은 보건복지의료직역들이 헌신해 왔는지 모든 국민이 알고 있는데, 코로나19가 안정화되자 의료인 면허취소법을 본회의에 상정하며 의사들의 면허권을 옭아매려는 더불어민주당의 태도를 보면 '토사구팽'이라는 단어를 떠올리지 않을 수 없다"고 밝혔다.

ⓒ의협신문 김선경
이필수 대한의사협회장이 단식농성에 앞서 악법 통과를 규탄하는 입장문을 발표하고 있다. ⓒ의협신문 김선경

그러면서 "코로나19가 안정화되자 코로나19를 극복하는데 모든 보건의료직역이 생명의 위험을 무릅쓰고 최선을 다했음에도 간호사 직역의 처우개선을 위한 간호법 제정을 통해 '원팀'으로 기능해야 할 보건의료시스템 붕괴의 원인을 제공한 사실에 깊은 분노와 유감을 표명한다"며 "간호법 제정안 본회의 통과로 대한민국 보건의료직역이 분열돼 국민건강이 심각하게 침해될 위기에 봉착됐다"고 짚었다.

특히 "의료인 면허취소법이 통과됨으로써, 앞으로 언제 어떻게 면허가 취소될지 모르는 여건에서 환자에게 소신을 다한 진료를 계속해나갈 수 있을지 모르겠다"고 개탄했다.

의료인 면허취소법과 간호법이 불러일으킬 파장에 대해서는 400만 보건복지의료연대가 끊임없이 경고했음에도 이를 외면함에 따른 오늘의 결과와 향후 사태에 대한 모든 책임은 법안을 통과시킨 더불어민주당에 있음을 엄중히 경고했다.

의협은 "보건복지의료계의 정당한 목소리를 외면한 채 의료인 면허취소법과 간호법이 국회 본회의에서 통과되는 상황을 맞았지만, 의협을 비롯한 13보건복지의료연대는 보건의료 생태계의 건강성을 지켜내고, 국민건강을 수호하기 위해 결코 포기하지 않을 것"을 분명히 했다.

이필수 의협회장은 보건복지의료연대를 대표해 단식 투쟁에 돌입할 것을 밝혔다.

이필수 회장은 "회원들의 뜨거운 열망과 보건의료 붕괴의 절박함을 담고 국민 건강권을 수호하겠다는 굳은 의지를 전달하기 위해 죽기를 각오하고 오늘부터 무기한 단식투쟁에 돌입한다"고 천명했다.

[사진=김선경 기자]ⓒ의협신문
단식이 시작된 27일 밤 단식 천막에는 이상운 의협 부회장, 이광래 전국광역시도의사회장협의회장, 김지훈 수원시의사회장, 박철원 인천광역시의사회 부회장이 발걸음을 해 이필수 회장의 단식투쟁을 응원했다. [사진=김선경 기자]ⓒ의협신문

이어 "건강한 국민, 건강한 보건복지의료계를 만들지 못한다면, 나의 건강도 없는 것이나 다름없다고 생각한다. 내 한 몸 희생해 국민건강수호를 가능하게 한다면 기꺼이 희생할 수 있다"며 결연한 의지를 보였다.

의협 14만 회원들에게도 당부의 말을 전했다. 이필수 회장은 "국민건강권 수호를 위한 간호법 저지 투쟁에서 승리하기 위해 전폭적인 지지와 힘을 모아줄 것을 바란다"고 부탁했다.

또 "간호법은 특정 직역의 이해관계만의 문제가 아닌, 국민 전체에 직접적인 악영향을 미치는 심각한 내용을 담고 있다. 지금이라도 법안의 국회 강행 처리의 과오를 인정하고, 이를 원점으로 되돌릴 수 있는 구체적인 방안을 즉각 강구하라"며 정치권에 엄중히 경고했다.

국민들에게도 "간호법과 의료인 면허취소법이 시행되면 보건의료현장은 대혼란에 빠질 것이며, 지속되는 극심한 갈등으로 인해 국민의 건강과 생명은 예상치 못한 위험에 그대로 노출될 것이다. 오직 국민의 건강과 생명 보호를 위한 13보건복지의료연대의 진정성을 외면하지 말고 우리의 목소리에 귀 기울여 힘을 실어 주시기를 애끓는 심정으로 요청 드린다"고 간곡히 호소했다.

이날 오후 8시 50분부터 단식에 들어간 이필수 회장은 "이번에 국회 본회의를 통과한 두 악법은 과잉입법"이라면서 "그동안 정치권에 법안의 문제점을 지속적으로 강조했음에도 전혀 반영되지 않고 통과됐다"고 유감을 표했다.

그러면서 "악법이 통과된 것에 대해 14만 의사회원들에게 정말 죄송하다. 너무나 참담하고 분노를 느낀다"며 눈시울을 붉혔다.

이필수 회장은 "단식은 무기한으로 할 것이며, 파업투쟁의 성공은 법안 철회"라면서 체력이 되는데까지 저항의 표시로 단식을 이어갈 것이라고 거듭 강조했다.

또 "이번에 법안이 통과되는 것을 보면서 올바른 보건의료관련 법안이 만들어질 수 있도록 13개 단체 보건복지의료연대는 총선기획단을 빨리 만들어서 22대 국회의원 선거에 대비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사진=김선경 기자]ⓒ의협신문
강용수 대한응급구조사협회장(오른쪽)이 27일 오후 이필수 의협회장과 함께 보건복지의료연대를 대표해 단식에 동참했다. [사진=김선경 기자]ⓒ의협신문

이날 단식 천막에는 이상운 의협 부회장, 이광래 전국광역시도의사회장협의회장, 김지훈 수원시의사회장, 박철원 인천광역시의사회 부회장이 발걸음을 해 이필수 회장의 단식투쟁을 응원했다.

한편, 강용수 대한응급구조사협회장도 이날 이필수 의협회장과 함께 보건복지의료연대를 대표해 단식에 동참했다.

강용수 회장은 두 악법이 본회의에서 통과된 것에 분개하면서 "이필수 회장과 함께 강력한 저항의 의지로 단식을 함께 하기로 했다. 앞으로 보건복지의료연대 대표들이 릴레이 단식을 전개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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