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개협 "재벌 보험사 배불리는 실손보험 간소화법 강력 반대"

대개협 "재벌 보험사 배불리는 실손보험 간소화법 강력 반대"

  • 이정환 기자 leejh91@doctorsnews.co.kr
  • 승인 2023.05.15 22: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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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회 정무위, 보험업법 일부 개정 법률안 심사 예고…"법안 폐기해야"
"환자 개인정보 중계기관 전자서류 전송·진료정보 집적 시 정보 유출" 우려
청구 필요한 의료정보 서식 만들어 의료기관서 해당 보험사 전송 방안 제안

국회 정무위원회 법안심사 제1소위원회가 5월 16일 보험업법 일부 개정 법률안(실손보험 간소화법)을 심사할 예정이다. 대한개원의협의회는 5월 15일 저녁 긴급 기자회견을 열고 "보험업법 개정안은 재벌 보험사의 배만 불리게 될 것"이라며 반대 입장을 밝혔다. [사진=김선경 기자] ⓒ의협신문
국회 정무위원회 법안심사 제1소위원회가 5월 16일 보험업법 일부 개정 법률안(실손보험 간소화법)을 심사할 예정이다. 대한개원의협의회는 5월 15일 저녁 긴급 기자회견을 열고 "보험업법 개정안은 재벌 보험사의 배만 불리게 될 것"이라며 반대 입장을 밝혔다. [사진=김선경 기자] ⓒ의협신문

국회에서 보험업법 일부 개정 법률안(실손보험 청구간소화법)을 심사할 것으로 알려지자 개원의사회가 강력하게 반대하고 나섰다.

실손보험 간소화법은 민간보험사의 이익만을 위하고, 의료계의 희생만 강요하는 것은 물론 국민의 적정 의료를 제한해 진료권을 침해한다는 이유 때문이다.

특히 환자의 개인정보를 담고 있는 전자서류를 중계기관(보험개발원)을 거쳐 보험사로 전송할 경우 유출 가능성이 높아 사회적으로 큰 파장과 부작용이 생길 수 있다고 우려했다.

의료계는 실손보험 청구간소화법이 발의될 때마다 강력 반대 입장을 밝히고, 재벌 보험사만의 이익을 위한 법안을 폐기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런데, 국회 정무위원회가 5월 16일 법안심사 제1소위원회를 열어 실손보험 청구간소화를 담은 보험업법 일부 개정 법률안을 축조 심사할 것으로 알려져 개원의사회가 발끈하고 나섰다.

[사진=김선경 기자]ⓒ의협신문
김동석 대한개원의협의회장(오른쪽에서 두번째)은 "보험업법 개정안은 청구 간소화란 미명아래 보험개발원을 중계기관으로 지정하는 법안 심사가 목전에 있다"며 "의료계와 대개협은 명백하게 반대 입장을 표명해왔다"고 말했다. [사진=김선경 기자]ⓒ의협신문

보험업법 일부개정법률안은 전재수·윤창현·고용진·김병욱·정청래·배진교 의원 등이 각각 대표발의했다. 지난 4월 25일 제1차 법안심사 제1소위에 상정, 계류돼 있는 상태다. 보험업법 개정안은 중계기관을 어디로 할 것인지를 놓고 여야간 갈등을 빚기도 했다.

법안 심사를 한다는 사실이 알려지자 대한개원의협의회는 5월 15일 오후 7시 대한의사협회 지하 1층 대강당에서 긴급 기자회견을 열고 "재벌 보험사의 배만 불리는 실손보험 간소화법에 반대한다"는 입장을 밝혔다.

김동석 대한개원의협의회장은 "보험업법 개정안은 청구 간소화란 미명아래 보험개발원을 중계기관으로 지정하는 법안 심사가 목전에 있다"며 "의료계와 대개협은 명백하게 반대 입장을 표명해왔다"고 짚었다.

그러면서 "현재 우리나라는 스마트폰 보급률이 95% 달하고 있어 누구나 손쉽게 앱을 깔고 보험을 청구할 수 있다"며 "다양한 앱, 핀테크 업체에서 실손보험 가입자가 직접 간편하게 청구할 수 있는 소프트웨어를 무상으로 제공하고 있는데도 중계기관을 이용하라는 것은 불필요한 것"이라고 지적했다.

특히 "실손보험 청구 과정에 어려움이 없음에도 '간소화'라는 명목으로 중계기관을 만들고자 하는 것 역시 또 하나의 청구 과정에 문턱을 놓는 행위이자, 가입자의 권리를 침해하는 것"이라며 "보험계약 당사자가 아닌 의사를 청구 과정에 참여시켜 보험사의 보험금 지급 여부의 심사에 개입시키는 것은 간소화가 아니라 오히려 환자의 보험금 심사와 지급을 복잡하게 해 보험사의 이익을 극대화하려는 의도"라고 비판했다.

중계기관을 이용하는 과정에서 환자의 진료정보 유출이 우려될뿐만 아니라 보험사들이 환자 정보 집적 자료를 활용해 보험금 지급 거절로 악용할 수 있다고 우려했다.

김동석 회장은 "중계기관으로 민감한 환자의 정보를 수집한다면 그 부작용은 엄청날 것이다. 해킹이 만연한 상황에서 정보 유출이 안 된다고 누가 장담하겠냐?"면서 "보험금 지급 거부의 수단이 될 것이고, 수집된 환자의 의료정보를 악용해 실손보험 가입 거부로 이어질 수도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사진=김선경 기자]ⓒ의협신문
김승진 대개협 실손보험대책TF 위원장은 "국회 정무위원회에서 법안을 논의하고 통과시키려 한다"고 우려하면서 "보험개발원을 중계기관으로 하면 모든 환자 진료정보가 보험회사로 넘어가는 구조이기 때문에 반대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사진=김선경 기자]ⓒ의협신문

그러면서 "실손보험 간소화를 위한 입법은 보험사 이익 증대 목적이 아닌, 환자가 최선의 치료를 보장받고 의사는 소신껏 치료할 수 있는 법안이어야 한다"고 덧붙였다.

김동석 회장은 "법안 폐기가 우선이지만 만약 국회에서 법안을 논의한다면, 의료기관에서 청구에 필요한 최소한의 의료정보 서식을 만들어 환자가 신청하는 경우 의료기관에서 직접 해당 보험사에 전송하는 방안을 제안한다"고 밝혔다.

아울러 "의료기관에서 대신하는 행정 비용을 환자와 민간보험사가 부담하도록 명문화해야 한다"고 요구했다.

김승진 대개협 실손보험대책TF 위원장(대한심장혈관흉부외과의사회장)은 "국회 정무위원회에서 법안을 논의하고 통과시키려 한다"고 우려하면서 "보험개발원을 중계기관으로 하면 모든 환자 진료정보가 보험회사로 넘어가는 구조이기 때문에 반대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보험개발원은 금융위원회의 감독을 받는다고 하지만 보험사의 이익에 휘둘릴 가능성이 많기 때문"이라고 이유를 밝혔다.

김승진 위원장은 "결국 보험사는 국민편의를 위한다는 명분으로 자신들의 이익을 극대하기 위한 보험금 심사에 목적을 두고 있는 것이 아닌가 생각한다"며 "국회는 환자의 보험금 지급에 막대한 지장을 주어 국민을 불행하게 하고 재벌 보험사의 이익을 극대화 할 수도 있는 법안에 대해 다시 한번 심사숙고하기를 바란다"고 촉구했다.

이날 기자회견에는 장현재 대개협 총무부회장, 조규선 대한비뇨의학과의사회장, 임현택 대한소아청소년과의사회장, 김승진 대한심장혈관흉부외과의사회장, 김동석 대개협 회장, 좌훈정 대한일반과의사회장(대개협 기획부회장), 김동욱 대한정신건강의학과의사회장, 정혜욱 대한안과의사회장, 이익준 대한성형외과의사회장, 김갑수 대한마취통증의학과의사회장, 최문일 대개협 정책이사, 김금석 대개협 보험이사, 곽미영 대개협 공보부회장 등이 자리를 함께 했다.

각 개원의사회 대표들은 하나같이 "정무위원회에서 심사 예정인 보험업법 일부 개정법률안은 재벌 보험사의 이익을 대변하는 것"이라고 지적하면서 법안 폐기를 요구했다.

또 "중계기관을 통해 진료정보를 전송하지 않아도 직접 최소한의 정보를 보험사에 직접 전송할 수 있는 방법이 있다"며 "국회에서 합리적인 논의가 이뤄지길 바란다"고 기대했다.

[사진=김선경 기자]ⓒ의협신문
[사진=김선경 기자]ⓒ의협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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