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간호사 불법진료 1만 2천건"…최종 수혜 '경영자'

"간호사 불법진료 1만 2천건"…최종 수혜 '경영자'

  • 김미경 기자 95923kim@doctorsnews.co.kr
  • 승인 2023.05.26 17: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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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원협회 "행위자·지시자 동일 수사·처벌 원칙...대대적 수사" 촉구
"불법행위 경악…인력 고용보다 불법 택한 경영자·관리책임자 규탄"

'준법투쟁'을 추진하는 대한간호협회가 5일간 신고된 불법 진료 사례가 1만 2천여건이라 밝히자, 의료계에서 즉각 수사를 촉구하는 목소리가 나왔다.

간협은 간호법안에 대한 대통령 재의요구권 행사에 따라 준법투쟁을 내세우며 불법 진료행위 사례를 수집하고 있는데, 지난 5월 24일 기자회견에서 밝힌 바에 따르면 18일부터 23일까지 의료법 위반 불법 진료 사례로 신고된 건수가 1만 2189건이라고 발표했다.

간협의 발표에 따르면 불법 의료가 행해지는 의료기관도 종합병원이 41.4%, 상급종합병원이 35.7%, 병원(전문병원 포함)이 19%, 의원·보건소 등 기타가 3.9%를 차지하고 있다.

이에 대한의원협회 5월 25일 성명을 통해 "진료보조인력(PA)에 의한 불법 의료 행위가 암암리에 행해진다고는 어느 정도 예상하고 있었으나, 실로 어마어마한 숫자에 경악을 금할 수 없다. 대한민국 병원은 인술을 행하는 곳이 아니라 불법 범죄의 온상인가"라며 "대한민국이 법치국가라면 엄청난 규모의 범죄에 대해 즉각 수사에 나설 것"을 촉구했다.

"익명이기는 하겠지만 범죄에 연루된 사람들의 직접적인 범죄 자백이 이토록 엄청나고 확실한데도 수사에 나서지 않는 것은 직무 유기"라고도 덧붙였다.

또 "대학병원에서 만연한 불법 진료행위가 단독범행이 아니라면, 형법 제31조에 따라 실제 죄를 지은 사람과 함께 이를 교사한 자도 반드시 동일하게 수사·처벌해야 한다"며 "지시를 받아 실행한 이도, 지시한 본인도 동일하게 처벌받을 수 있음을 명확히 인식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특히 "한두명도 아닌 이렇게 많은 의료인들이 장기간에 걸쳐 다발적으로 범죄를 저질렀다는 것은, 범죄를 통해 정점에서 수익을 취하는 의료기관 경영자와 관리책임자가 가장 큰 범인이라는 것"이라며 "의료기관의 장 또는 의료기관을 운영하는 법인의 이사장 등은 의료기관 안에서 범죄가 일어나지 않도록 선량한 관리의 책임이 있다. 단순 방관을 넘어 적극적으로 방조하고 더 나아가 범죄를 저지르도록 지시·강요한, 범죄의 첫 시작이 아닌지 강한 의심이 든다"고 꼬집었다.

"의료기관의 경영자로서 제대로 된 인력을 고용하지 않고, 불법을 통해 경제적 이익을 쉽게 취하려 했다"고 지적한 의원협회는 "모든 범죄 수익의 최종적이고 실질적인 수혜자는 범죄의 실행자가 아닌 의료기관의 경영자"라며 "수사기관이 명명백백히 밝혀 죄의 경중에 따라 제대로 된 처벌을 받도록 해야 한다"고 거듭 밝혔다.

보건복지부가 5월 22일 "간협이 배포한 불법 업무 리스트 24개 행위의 경우 그 문구 자체만으로 일률적으로 불법이라 단정할 수 없다"고 밝힌 것에 대해서는 "의원급 의료기관은 가정에서도 쉽게 할 수 있는 혈당검사나 소변스틱을 통한 요단백 검사 등 비교적 크게 위험하지 않은 의료행위에도 형사고발과 행정처분을 받은 사례가 적지 않은데, 보건복지부가 간호사의 불법 진료행위 리스트에 대해서는 병원을 감싸는 듯한 모양새를 취했다"며 "의원급 의료기관은 솜털만한 잘못도 잡아대면서 병원급 의료기관의 막대한 불법 행위를 덮어주는 것은 이율배반적인 정책"이라고 성토했다.

한편, 보건복지부는 22일 보도자료를 통해 "대한간호협회가 배포한 24개 진료보조 행위에 대해 일률적으로 불법이라 단정할 수 없다"면서 "의료법(제2조제2항제5호)에 따라 간호사는 의사, 치과의사, 한의사의 지도하에 진료의 보조업무를 할 수 있다"고 밝혔다.

보건복지부는 간호사가 할 수 있는 진료 보조 행위로 진단보조행위(간단한 문진, 활력 징후 측정, 혈당 측정, 일반적 채혈 등), 치료보조행위(일반적인 피하·근육·혈관 주사행위, 수술 진행 보조 및 병동이나 진료실에서의 소독 보조, 혈관로 확보, 소변로 확보, 관장 등), 약무보조행위(입원실이 있는 의료기관에서 구체적인 지휘·감독하 조제, 투약 보조) 등이 있다고 설명했다.

보건복지부는 "전문가, 현장 종사자, 관련 단체 등이 참여하는 협의체를 6월부터 구성해 PA 문제 해결을 위한 사회적 논의를 본격적으로 착수할 계획"이라면서 "협의체 논의를 통해 병원의 인력구조, 보건의료인 간 업무범위 등 PA 문제와 관련된 전반적인 논의를 통해 제대로 된 개선방안을 마련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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