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응급의학의사회 "중환자실·응급외상수술팀 등 배후 진료능력 갖춰야"
"경증 119 이송·응급실 이용자제, 취약지 인프라 확충, 응급실 이용행태 개선"
대한응급의학의사회가 최근 대두되는 '응급실 뺑뺑이' 이슈에 "응급의료진들을 희생양 삼는다고 해서 해결될 문제가 아니다"라고 일침을 놨다. 응급의료 인프라와 응급실 이용행태 개선이 먼저라는 지적과 함께다.
응급의학의사회는 우선 불의의 사고와 질병으로 유명을 달리한 환자들에게 삼가 조의를 표하고, 응급실의 임의적 거부로 비춘 언론 보도에 유감을 표했다. 내재된 구조적 문제와 상황을 외면한 채 "응급실에서 일부러 거부했다"는 오해를 불러일으키는 자극적 보도라는 비판이다.
이어 "이런 보도는 국민들의 불안감을 자극해 무너져가는 환자-의사 관계를 더욱 악화시킬 뿐 아니라, 결과적으로는 의료진의 부담감과 불필요한 법적 소송의 증가로 이어져 현장 의료진들의 이탈을 응급의료 이탈을 부추기게 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응급의료진들에게 공분을 돌린다고 예방가능한 응급·외상환자 사망률이 떨어지진 않을 것"이라고 짚은 응급의학의사회는 "선의로 행한 응급의료조차 치료결과가 나쁠 경우엔 민형사 소송을 감내해야 한다. 이송 문의 거절에 대한 언론 재판과 실제 법적 처벌까지 가시화된다면 응급의료진 이탈 가속화로 응급의료는 붕괴할 수밖에 없다"고 우려했다.
특히 "응급실 뺑뺑이의 원인은 의뢰한 병원의 배후진료능력 부족 때문"이라고 짚었다.
중증외상환자라면 최소한 응급외상수술팀이 갖춰진 응급실에서 받을 수 있는데, 이런 상황을 무시한 채 무조건 가까운 응급실에 빨리 환자를 내려놓는 것이 올바른 해결책은 아니라는 설명이다.
응급의학의사회는 중증응급환자가 더 많은 치료의 기회를 갖기 위한 방안으로 △상급병원 과밀화 해결 △경증환자 119 이송 및 응급실 이용 자제 △취약지 응급의료 인프라 확충 등을 제언하며, 관계당국과 유관기관들의 적극적 대처를 촉구했다.
"이송문의에 대한 수용의 결정은 현장의료진이 병원의 역량과 상황을 고려한 복합적인 판단으로 처벌의 대상이 아니다"라고 거듭 강조한 응급의학의사회는 근본적 원인인 상급병원 과밀화 문제 해결을 위한 실무논의체 구성과 경증환자 119 이송 금지 및 상급병원 경증환자 이용금지 특별법 마련을 제안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