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가 토지 수용으로 병의원 이전·휴업 시 '환자 이전' 손실 고려해야
의료기기 인허가·의사 고용 등 특수성 존재…휴폐업 보상 범위 확대
국가는 도로 확장·지하철 공사(구분지상권 문제는 별론) 등 공익시설을 설치하기 위해 법률로 규정한 토지수용제도를 활용하여 타인의 재산권을 강제적으로 취득하고 있다. 대부분 대로변에 위치한 병의원급 의료기관이 피해를 입는 사례가 벌어지면서 손실보상금을 둘러싼 법률적 문제가 발생하고 있다.
헌법 제23조 제3항은 '공공필요에 의한 재산권의 수용·사용 또는 제한 및 그에 대한 보상은 법률로써 하되, 정당한 보상을 지급하여야 한다'고 규정하고 있다. 정당한 보상을 구체적으로 실현하기 위한 절차와 방법을 구현하기 위해 '공익사업을 위한 토지 등의 취득 및 보상에 관한 법률'에 따라 사업시행자·토지 소유주·건물주 등과의 갈등을 해결하고 있는 실정이다.
공익시설을 설치하는 과정에서 불가피하게 병의원을 이전해야 하는 불가피한 사정이 발생할 수 있고, 의료기관 개설을 준비하다가 토지가 수용되는 바람에 불가피하게 영업상의 손실이 발생할 수도 있다. 보상 방안에 대한 법적 검토가 필요하다.
일반적인 보상 절차
직접 토지와 건물을 소유하여 병원을 운영하고 있는 병원급 의료기관의 토지의 일부를 수용하는 경우가 불가피하게 발생하면 사업시행자는 해당 토지 등을 취득하기 위해 '공익사업을 위한 토지 등의 취득 및 보상에 관한 법률'에 따라 토지조서 및 물건조서 등을 작성하고, 보상계획 공고 및 열람 절차 등의 거쳐 감정평가업자를 통해 보상평가를 실시하고, 협의를 통해 보상금을 지급하는 절차를 거치게 된다.
토지소유자 등이 이에 불복하는 경우에는 사업시행자는 수용취득을 위해 수용재결신청을 해야 하며, 수용재결 감정평가 지방토지수용위원회의 수용재결처분 절차를 거쳐야 한다. 토지소유자가 수용재결처분에 불복 시 이의재결(이의재결 감정평가후)을 거쳐 보상금 증액을 위한 행정소송 절차를 밟게 된다.
의료기관, 토지·건물 등 자가 소유 시 보상 절차
예컨대, 도로 확장이나 지하철 공사를 위해 대로변에 있는 의료기관의 토지 일부를 수용해야 하는 경우다. 해당 토지의 1/3 정도가 잘려나가는 상황이라면 해당토지에 대한 감정을 거쳐 보상절차를 진행하지만, 나머지 2/3의 토지는 잔여지의 면적 형상 및 지세, 인접한 본인 소유토지의 유무, 일단의 토지로 사용 가능성, 용도 변경 등이 필요할 수 있다. 아울러 주위 토지 상황, 도로·구거·담장·울등 시설의 설치 또는 성토 절토 등 공사의 필요성 유무 등을 비롯해 공사가 필요한 경우에 그 공사 방법 등을 고려하여 잔여지의 손실액을 평가하게 된다.
이 경우 토지 일부의 취득 사용으로 인하여 그 획지조건이나 접근조건 등의 가격형성요인이 변동됨으로 인하여 발생하는 수용손실 그리고 해당 공익사업의 소음, 진동, 악취등을 발생시키는 혐의시설인 경우 이로 인한 가치 하락인 사업손실, 수용재결 당시의 현실적 이용상황의 변경 외 장래의 이용가능성이나 거래의 용이성 등에 의한 사용가치 및 교환가치의 하락을 모두 포함한다(대법원 2011. 2. 24. 선고 2010두23149 판결).
의료기관의 진출입로 일부 수용으로 발생할 수 있는 잔여지 보상과 관련하여 환자 이동 편의성, 앰뷸런스 등의 진출입 불편성, 토지 모양이 나빠짐으로 인한 사용가치·교환가치 하락 등을 비교표준지를 기준으로 평가해 보상을 받을 수 있다. 필요에 따라 일정한 조건하에 잔여지를 매수해 달라고 청구할 수도 있다. 이런 경우 매수하는 잔여지는 일단의 토지 전체가액에서 편입되는 토지의 가액을 뺀 금액으로 감정평가한다.
그 외에 영업 손실 등에 대한 보상을 생각해 볼 수 있다.
공익사업 시행으로 인해 병원 영업을 폐지하는 경우에는 2년 간 영업이익에 고정자산·원재료 제품 및 상품(영업용 고정자산)의 매각손실액을 더한 금액으로 감정평가한다.
휴업하는 경우에는 통상 4개월을 기준으로 휴업기간에 해당하는 영업이익과 영업장소 이전 후 발생하는 영업이익감소액에 정상적으로 근무하는 최소인원에 대한 인건비 등 고정적 비용, 영업시설의 감손상당액, 이전 광고비 및 개업비 등 부대비용을 고려하여 평가하게 된다.
의료기관 이전·휴업 보상평가지침 현실 반영하지 못해
문제는 영업손실의 보상평가지침이 현실을 반영하지 못하는 대표적인 경우가 의료기관이라는 데 있다. 이 칼럼을 쓴 주요 이유다.
의료기관은 일반 사업장과 다른 특수성이 존재한다.
필자가 생각하는 의료기관의 영업특수성 중 가장 문제가 되는 부분은 병원입지 문제다.
통상 해당 병원을 개원하는 입장에서 대체부지를 선정하고 이전하거나 휴업해야 한다면 그 구역에 20∼30년 이상 운영하는 경쟁병원이 부지기수인 상황에서 사실상 고정환자는 다시 돌아오지 못하게 될 것이다.
예컨대 비교사례로서 중앙토지수용위원회가 양어장에 대한 휴업기간을 4개월로 결정한 데 대해 2년으로 연장해 달라는 소송이 벌어졌다.
대법원은 '양어장의 특성상 다른 장소로 이전하여 영업을 행하는 것이 현저히 곤란하다고 보기 어렵고, 영업시설의 규모가 크거나 이전에 고도의 정밀성이 요구하는 등 4개월 이내에 다른 장소로 이전하는 것이 어렵다고 객관적으로 인정되는 경우에 해당되지 않는 것으로 판단되므로 휴업기간을 2년으로 영업보상을 하여 달라는 소유자의 주장은 받아들일 수가 없다'(중앙토지수용위원회 2017. 8. 24. 재결, 대법원 1994. 11. 8. 선고 93누7235 판결)고 판결했다. 이 판례에 비추어 보면 더욱 비관적인 상황이다.
물론 배후지 상실 즉 영업장소 또는 배추지(당해 영업의 고객이 소재하는 지역을 말한다)의 특수성으로 인해 당해 영업소가 소재하고 있는 시·군·구 또는 인접 지역의 다른 장소에 이전해 당해 영업을 할 수 없는 경우를 상정해 볼 순 있지만 이 역시 법원에서 잘 받아들여질 지 의문이다.
병원이 법적으로 이전이 불가하지도 않고, 사실상 이전이 불가능한 도축장 등 혐오시설도 아니며, 동종 영업이 허가를 다시 받는 것이 어렵지 않다는 점에 비추어 받아들여지기 어렵다고 본다.
이런 경우 4개월 또는 2년의 영업이익 외에 환자 유치를 위한 광고비, 위 기간 경과 후의 영업손실을 추가로 4개월 혹은 2년을 보상해 주어야 정당한 보상이라고 보는데 이를 입증하기가 지극히 곤란한 문제가 발생한다.
전국적으로 병의원 휴업 후 이전 영업이익 회복까지의 기간은 각각 다르고 이에 대한 통계조차 없는 실정에서 감정평가사들이 감으로만 이를 평가할 수는 없다. 이는 입법을 통해 특별한 경우(예컨대 의료기관)는 추가 '종전 영업이익 회복기간'(필자는 이를 토지의 잔여지개념을 기능적으로 확장해서 해석론으로 가능하다)이라 명명할 수 있다고 본다.
뿐만 아니라 고가의 의료기기들은 영업시설로서 감손상당액만 보상한다. 하지만 MRI나 CT 등은 보건복지부의 인허가와 연계된 경우가 대부분이고, 영상의학과 의사의 고용 형태와도 연결되는 점 등에 비추어 우리 헌법이 규정하고 있는 '정당한 보상'과의 궤를 달리할 수 있는 특수성이 존재한다.
다만 소외 1 외 1인이 의료시설(병원) 부지를 조성하기 위하여 지목 및 현황이 전으로서 2필지의 토지로 별도로 존재하던 이 사건 2토지에 관하여 형질변경허가를 받아 농지전용부담금을 납부하고, 성토, 정지작업 등의 공사를 시행하여 이를 일단의 토지로 만든 다음, 이 사건 2토지에 병원을 건축하기 위하여 건축허가까지 받았다면, 이는 성토, 정지 등으로 토지의 형질을 외형상으로 사실상 변경시킨 것일 뿐만 아니라 그 토지의 형상을 원상회복이 어려울 정도로 변경시킨 것으로서 그 무렵 이 사건 2토지는 대지로의 형질변경이 이루어졌다고 볼 것이고(대법원 2003. 6. 10. 선고 2001도2573 판결 참조), 소외 1 외 1인이 형질변경허가에 관하여 준공검사를 받지 않았고, 그 토지의 지목을 대지로 변경시키지 않았다고 하여 달리 볼 것이 아니며, 소외 1 외 1인은 그와 같이 형질변경을 완료함으로써 구 국토의 계획 및 이용에 관한 법률(2007. 1. 19. 법률 제8250호로 개정되기 전의 것) 제62조 제1항 본문에서 정한 준공검사를 받아 구 지적법 제21조 및 같은 법 시행령 제16조 제1항 제1호에 따라 이 사건 2토지의 지목을 대지로 변경할 여지가 있었고, 또한 그와 같이 형질이 대지로 변경된 이 사건 2토지에 건축물을 신축하는 내용의 건축허가를 받고 건축물을 건축하려 하였을뿐 이를 더 이상 전으로 사용하지 않았으며, 한편 양주시장도 이 사건 2토지가 장차 건축물의 부지인 대지로 사용됨을 전제로 건축허가를 하였을 뿐 아니라, 그 현황이 대지임을 전제로 개별공시지가를 산정하고 재산세를 부과하였고, 나아가 소외 1 외 1인이 000에게 이 사건 2토지를 형질이 변경된 현황에 따라 대지로 매매한 사정 등이 인정되는 이상, 이 사건 사업으로 수용될 당시 이 사건 2토지에 건축물이 건축되어 있지 않아 이를 구 지적법령에서 정한 대지로 볼 수 없다고 하더라도, 이 사건 2토지의 수용에 따른 보상액을 산정함에 있어서는 '현실적인 이용상황'을 대지로 평가함이 상당하다.
그럼에도 원심이, 이 사건 2토지에 관한 형질변경이 완료되었는지 여부를 제대로 살펴보지 아니한 채, 이 사건 2토지가 구 지적법령에서 정한 대지에 해당하지 않고, 형질변경허가에 관한 준공검사를 받지 않았다는 이유를 들어 그 형질변경이 완료되었다고 볼 수 없다고 단정한 다음, 이 사건 2토지의 현실적인 이용상황을 대지로 평가할 수 없고, 그 현실적인 이용상황을 전으로 보아야 한다고 판단하여 그 수용에 따른 보상액을 산정하고 말았으니, 원심판결에는 토지의 형질변경에 관한 법리를 오해하여 이 사건 2토지의 형질이 대지로 변경되었는지에 관한 판단을 그르치고, 이 사건 2토지의 '현실적인 이용상황'의 평가에 관한 법리를 오해하여 판결에 영향을 미친 위법이 있다(대법원 2012. 12. 13. 선고 판결 수용보상금증액).
위 판결의 핵심 쟁점인 '현실적인 이용상황'을 고려해 대지로 평가, 보상액을 증액한 취지를 유추해석해서 의료기관의 현실적인 이용 상황의 특수성을 확장해서 휴업보상이나 폐업보상의 범위를 확대해 볼 수 있는 여지가 있지 않을까 고민해 본다.
중앙토지수용위원회나 법원도 의료기관의 특수성을 고려한 전향적인 판결을 기대한다. 국회도 입법을 통해 문제 해결을 위한 노력을 경주하길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