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협 한특위 "한의협·브랜드위원회, 근거 없는 용어 남용해 의료 폄훼"
대한의사협회 한방대책특별위원회(이하 한특위)가 의료인을 '양방사'로 지칭한 대한한의사협회(이하 한의협) 브랜드위원회를 규탄했다. 한의협에서 만성적으로 '양의사', '양방' 등의 용어를 남용해왔다 점도 함께 지적했다.
지난 6월 2일 한의협 브랜드위원회는 "'양의사'·'양방' 등의 용어는 국어사전에 명기된 표현으로, 법원 판결문에도 사용되는 등 비하의 의미가 없는 올바른 용어"라고 주장한 바 있다.
이에 한특위는 6월 9일 성명을 통해 "의료법 그 어디에도 찾아볼 수 없는 용어를 그동안 한방협에서 공식적으로 사용해온 것에 심각한 유감을 표명한다"면서 "의료법 제2조는 의사가 '의료'를 한의사는 '한방'을 담당한다고 정확히 명시돼 있다. '의료'와 '한방'만이 있을 뿐 '양방'이란 개념은 존재하지 않는다"고 밝혔다.
이어 "'의료'는 과학적 검증을 거친 근거중심의 현대의학으로 세계적으로 통용되고 있는 표준화된 주류의학을 뜻하며, 일부 집단에서 의료를 폄훼하기 위해 만들어낸 '양방'이 아니다"라고 거듭 강조했다.
"법, 제도, 과학, 학문 등의 분야에서 사용되는 용어는 오랜 시간 동안 깊은 고민을 통해 공용어로 정의돼 관련 규정 등에 사용됐으며 국가 대내외에서 공식적으로 사용되고 있다"고 짚은 한특위는 "이런 공용어는 해당 분야의 존립 근거를 함축하고 있어 상징성과 대표성을 지니며, 대국민 의사전달에 중요한 매개 역할을 한다. 따라서 모든 공적 기관과 언론은 용어의 선정 및 사용에 신중을 기해야 한다"고 충고했다.
또 "의료나 의학은 전래요법에 불과한 '한방'의 대등적 개념인 '양방'이 될 수 없다"고 선을 그으며 "한방협이 지속적으로 부적절하게 사용해온 '양방'·'양의사' 표현은 의료의 가치와 중대성을 격하시키고, 잘못된 개념으로 국민과 언론에 심대한 혼란을 끼칠 수 있다. '양'이라는 말의 부정적 어감 또한 현대의학에 대한 부적절한 편견을 국민들에게 심을 수 있다"고 우려했다.
한특위는 "그럼에도 불구하고 '양의사, 양방' 등 그 개념이 없는 용어를 지속적으로 남발하고 만성적으로 악용해온 한방협의 행태와 이번 한방협 브랜드위원회의 성명을 통해, 대한민국 의료에 대한 한방협의 인식 수준과 의료제도에 대한 무지를 확인할 수 있었다"고 꼬집었다.
대한의사협회 한방대책특별위원회는 "한방협 브랜드위원회 성명서는 의료에 대한 왜곡된 인식에서 비롯된 것으로 판단한다"며 "잘못된 인식으로는 국민건강에 해만 끼치게 됨을 명심하고 바로잡기 위해 만전을 기해야 한다"고 강력히 촉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