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인정보 유출 우려에도…실손보험청구간소화법안 정무위 통과

개인정보 유출 우려에도…실손보험청구간소화법안 정무위 통과

  • 박승민 기자 smpark0602@gmail.com
  • 승인 2023.06.15 16: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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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무위 15일 전체회의서 보험업법 의결
보건의약 4개 단체 "위헌소송 불사할 것"

ⓒ의협신문
정무위원회는 6월 15일 전체회의를 개최하고 실손보험 청구 간소화 내용의 보험업법 일부개정법률안을 의결했다. ⓒ의협신문

실손보험 청구 간소화 내용을 담고 있는 보험업법 개정안이 개인 의료정보 유출 우려에도 국회 정무위원회 문턱을 결국 넘었다.

실손보험 청구 간소화법안은 환자가 요청한 경우 의료기관이 해당 환자의 진료비 내역 등을 전자적 방식을 통해 중계기관에 전송할 수 있게 하고, 의료기관에서 자료를 넘겨받은 중계기관이 다시 이를 각 보험사에 주도록 하자는 게 핵심 내용이다. 중계기관 선정은 추후 시행령·시행규칙에서 정할 수 있게 대통령령에 위임하도록 했다.

정무위원회는 6월 15일 전체회의를 개최하고 지난달 16일 정무위원회 법안심사제1소위원회에서 의결된 보험업법 일부개정법률안을 포함한 총 91개의 법률안을 심의·의결했다.

정무위 전체회의에서 의결되는 과정에서도 여러 의원들의 우려가 지속 제기됐다.

가장 먼저 실손보험청구간소화법안에 브레이크를 건 의원은 진보당 강성희 의원이다. 

강 의원은 "오래 전부터 심의된 내용이지만 보험업법은 조금 더 심의했으면 한다"고 운을 띄우며 "가입자가 낸 서류의 정보를 보험회사가 부당하게 이용할 수 있는 우려가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보험회사가 보험료 지급을 이유로 획득한 정보는 오직 해당 목적으로만 사용하도록 해 다른 용도로 활용하지 못하게 막고 개인의료정보의 집적은 물론 다른 정보와 결합하는 것도 못하게 해야 한다"며 "개정안을 준비하고 있는 만큼 시간을 조금 더 줬으면 좋겠다"고 덧붙였다. 

더불어민주당 김성주 의원 역시 반대 의견을 표명하며 법안 의결에 제동을 걸었다.

김 의원은 "실손보험과 정액보험은 건강보험제도의 보장률이 낮아 보충적 역할을 해왔으나 어느 순간부터 공적인 건강보험의 역할이 약화되고 사보험이 커지면서 전체적으로 봤을 때 국민 의료비 부담이 늘고 보험료 이중 부담까지 늘어가는 현실"이라고 짚으며 "이를 통제하기 위해 공사보험연계법을 발의했지만 논의조차 되고 있지 않다. 이런 상황에서 실손보험 청구 간소화법이 통과되면 의료체계의 왜곡과 국민의 부담을 올린다는 문제가 생기는데 이에 대한 명확한 답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이어 ▲전송되는 개인 의료정보 최소화 및 집적 금지 ▲정보 유출 및 활용 금지 법적 보완 장치 및 기술적 보완장치 마련 ▲의료 단체 및 시민단체, 의료급여기관 등과 함께 정보 전송주체 의견 수렴 ▲고가 급여 거부 사례 증가 우려에 대한 해소 등 보험업법 의결 전 해결해야 할 선제 조건을 나열했다.

실손보험 청구 간소화에 관한 여러 의원들의 우려에 김주현 금융위원장은 "그동안 종이로 하던 것을 전자적으로 하자는 것 이외에 아무것도 변한 것이 없다"며 "종이로 하면 문제가 되고 전자적으로 하면 문제가 된다는 것에 이해를 못하겠다"고 반박했다. 

정무위 내에서 반대의견이 다수 제기됐지만, 정무위원장인 더불어민주당 백혜련 의원은 "이미 법안1소위에서 충분히 이야기가 됐고 논의 끝에 법안을 의결한 것으로 안다. 실손보험 청구 간소화에 대해 국민적 요구가 굉장히 높은 만큼 오늘 의결하는 것이 맞다"며 법안 의결을 진행, 통과시켰다.

정무위 전체회의를 넘은 보험업법은 추후 법제사법위원회으로 넘어가 심의·의결 절차를 거칠 예정이다.

한편, 대한의사협회·대한병원협회·대한치과의사협회·대한약사회는 정무위 회의가 진행되는 오전 공동 기자회견을 열고 실손보험 청구 간소화 법안의 폐기를 촉구했다.

4개 단체는 보험업법 개정안의 국회 정무위원회 전체회의 통과 시 전송 거부운동 등 보이콧과 위헌소송도 불사할 것을 천명하며, ▲정보 전송의 주체가 되는 환자와 보건의료기관이 자율적인 방식을 선택해 직접 전송할 수 있도록 법 명문화 ▲대통령령으로 정하는 전송대행기관에 건강보험심사평가원, 보험료율을 정하는 보험개발원 미포함 ▲국민의 편의 증진 위한 보험금 청구 방식·서식·제출 서류 등의 간소화, 전자적 전송 위한 인프라 구축 및 비용 부담 주체 결정 등 선결 과제 논의를 요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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