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모공원 서랍장에 안착했다
삼한사온처럼
여기서도 사나흘 깜박거릴 것이다
뜨거운 불기둥을 거쳐
까다로운 심사대도 통과했다
심장 박동이 멈추어도
코드블루는 뜨지 않는다
연명치료 중단의사를 밝히길 잘했다
숨쉬기 운동을 안해도 된다니 조금 편안하다
침상 식사로 바뀌었다
와상으로 전환되면서 기저귀케어를 시작했다
식욕과 성욕이 사라졌다
요의와 변의마저 사라지고
마지막 남은 생의 욕구도 희미해졌다
휠체어 신세를 졌다
온종일 복도를 서성이며 집으로 가는 길을 수소문했다
기억이 사라지면 평온하지만
가끔 인지가 돌아오면 집으로 돌아가길 희망했다
내가 왜 여기에 있는지
자꾸 깜박거린다
희망을 품고 요양원에 도착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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