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광래 회장 "9·4의정합의 지켜야…조규홍 장관 의료계 큰 상실감 줘"
제12차 의료현안협의체, 지역·필수의료 활성화 구체적 발전 방안 협의
조규홍 보건복지부 장관의 의대 정원 논의를 보건의료정책심의위원회 중심으로 논의하겠다는 발언이 의료 현안을 논의하는 자리에까지 영향을 미쳤다.
의료계는 의료현안협의체 시작 전 조규홍 장관의 발언을 비판하고 의료현안협의체 존재 이유를 상기하며 협상 당사자 간 신뢰를 강조했다.
대한의사협회와 보건복지부는 6월 29일 제12차 의료현안협의체를 진행했다.
이날 회의는 본격적인 시작에 앞서 의대 정원 증원 논의 주체를 두고 신경전을 벌였다. 특히 의료계는 지난 26일 조규홍 장관의 인터뷰 발언을 짚으며 의료계의 큰 상실감을 줬다고 비난했다.
이광래 인천광역시의사회장은 회의 모두발언을 통해 "의협과 보건복지부는 의대 정원에 대한 논의를 코로나19 이후 의료현안협의체에서 논의하기로 합의했다. 그럼에도 '의대정원 등의 과제를 의료와의 협의만으로 충분하지 않다. 보건의료정책심의위원회 중심으로 논의하겠다'는 장관의 발언은 의료계에 큰 상실감을 줬다"며 "장관의 발언으로 존재 이유를 상실한 의료현안협의체는 앞으로 어떤 역할을 하는 것이냐?"고 반문했다.
"협상과 논의 과정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당사자간의 상호 신뢰"라고 강조한 이 회장은 "9·4의정합의와 11차례 진행된 의료현안협의체가 공수표로 전락하지 않도록 요청한다"고 촉구했다.
다만, 보건복지부는 다시금 의대 정원 논의를 보건의료정책심의위원회에서 논의한다는 장관의 발언을 재확인하는 듯한 분위기를 표출했다.
이형훈 보건복지부 보건의료정책관은 보건의료기본법에 명시된 '보건의료에 관한 주요 시책을 심의하기 위해 보건복지부 장관 소속으로 보건의료정책심의위원회를 둔다'는 점을 언급, "의사 인력의 확충과 배치, 필수 의료에 관련된 정책 대안 마련은 보건의료기본법상의 법정기구인 보건의료정책심의위원회를 통해 심도 깊은 논의가 이뤄질 필요가 있다"며 "의료계의 의견도 의료현안협의체를 통해 충실히 수렴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비공개로 진행된 이날 회의에서는 ▲필수의료 및 지역의료 강화를 위해 과학적 근거에 기반한 적정한 의사인력 확충방안을 논의한다 ▲확충된 의사인력이 필수의료 및 지역의료로 유입될 수 있는 방안을 마련한다 ▲전공의 수련 및 근무환경 개선방안을 마련한다 등 지난 10차 회의에서 합의한 내용을 구체적인 정책으로 발전시키기 위한 논의를 지속하기로 결정한 것으로 전해진다.
의료인력 수급 추계와 관련해서는 의료계와 정부 모두 시간을 가지고 심도 깊은 연구를 통해 재논의하기로 했다.
차전경 보건복지부 보건의료정책과장은 "의료인력 수급체계가 통계·보건·의료 등 결합된 복잡하고 어려운 논의다"며 "양측에서 수급 추계에 대한 구체적인 분석 후 다시 한번 만나서 이야기하기로 했다"고 말했다.
한편, 의료현안협의체 다음 회의는 2주 후 재개될 예정이다. 구체적인 회의 의제는 아직 정해지지 않았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