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년 간 척수 장애인 21만 명 첫 건강보험 빅데이터 분석결과
유지현 인제의대 교수·대한재활의학회·국민건강보험공단 공동연구
척수 손상 환자의 가장 흔한 합병증은 '신경인성 방광'인 것으로 파악됐다.
유지현 인제의대 교수(일산백병원 재활의학과)는 최근 대한재활의학회·국민건강보험공단과 함께 2002∼2020년까지 19년 간 건강보험 빅데이터를 활용, 척수장애인 21만 2964명 자료를 토대로 합병증 연구보고서를 발표했다.
분석 결과, 척수손상 환자의 36.9%는 '신경인성 방광'을 앓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신경인성 방광이란 신경 질환으로 발생하는 방광이나 요도기능 이상을 말한다. 배뇨장애나 요실금이 주요 증상이다.
척수 손상 환자의 10.2%는 '요로감염'을, 2.4%는 '심부정맥혈전 및 폐색전증' 합병증에 시달리는 것으로 파악됐다. 이 외에 신경인성 장·폐렴·요로결석 등의 합병증이 확인됐다. 담낭염은 0.2% 가량으로 조사됐다.
척수손상은 교통사고나 낙상 등 외상성 원인과 척수염·척수종양 등의 비외상성 원인으로 발생한다. 손상 정도에 따라 사지마비나 하지마비 등이 발생한다. 뇌졸중과 마찬가지로 중추신경계 손상이기 때문에 자연 회복이 어렵다.
유지현 교수는 "그동안 단일기관 역학 연구로만 확인한 국내 척수손상 환자 합병증 현황을 건강보험 빅데이터를 이용해 확인했다는 점에서 이 연구의 의의가 있다"면서 "추후 국내에서도 척수손상 환자등록시스템을 통해 국가 기반의 척수손상 환자 통계 시스템을 구축하면 척수손상 예방과 건강한 삶을 위한 보건정책 수립에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유지현 교수는 "척수손상 환자는 뇌졸중과 달리 자율신경계도 망가져 신경인성 방광·신경인성 장·욕창·요로감염 등의 여러 합병증을 겪는다"면서 "미국·스위스·캐나다 등은 환자등록시스템을 통해 척수손상 환자의 유병률·발생률·합병증 등의 통계를 구축·관리하고 있다. 국내에서는 척수손상 환자의 국가 통계가 부재한 상황"이라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