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파氣波의 강
별들의 검은 무덤 너머
화이트홀*에서 발원한
영성靈性의 강이다
수면 위로 눈부시게 춤추는 기파들
수면 아래로 도도하게 흐르는 기파들
우주를 건너가는 혼의 은하이다
재탄생한 기파덩이들이
다도해의 섬처럼 떠다니는
빛의 강에는 나선의 파동들이
오로라로 피오른다
해초처럼 일렁이는 기파의 무리들이
수십 억 년 시공 속에서 운집한
거대한 기류의 파고波高를 이룬다
주파수 공명에 따라 이합집산하듯
인연의 매듭이 다시 얽히고 풀리듯
혼령의 백학들이 군무를 춘다
새롭게 거듭난 혼별들이
율려의 음표를 되짚으며
우주의 영성 바다로 흘러간다
지난 생의 강들을 건너오며
부르던 상여의 가락을
환청으로 되새기며 유영한다
부드러운 물성物性과 아릿한 정감,
눈부신 색광色光의 신기루…
아득한 기억들을 잊지 못하여
끝없는 양자도약量子跳躍**의 환생을 꿈꾼다.
*블랙홀과 대척관계에 있으며 우주의 에너지 방출을 하는 이론적 가상의 특이점
**量子跳躍, 성영 파동의, 양자역학적으로 시공간을 초월한 비국소적 운동성
▶김영철내과의원 원장 / <미네르바>(2007) 등단/시전문지 <포에트리 슬램> 편집인/시집 <하늘거미집> <물구나무서다> <강물은 속으로 흐른다> /디카시집<눈과 심장> / 제9회 미네르바 문학상, 제14회 한국 문인협회 작가상 수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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