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진국 KAIST 교수팀, 희귀질환 맞춤형치료 가이드라인 제시…'네이처' 게재
유전체 진단 활용 치료제 없는 희귀질환 중 10% 환자맞춤형 치료제 개발 가능
뇌·눈·간 등 재생되지 않는 조직 손상시키는 희귀질환 대상 새 치료전략 공개
희귀질환 가운데 뇌나 눈 등 재생되지 않는 조직을 손상시키는 질병들은 한 번 증상이 시작되면 치료를 통해 되돌릴 수 없기 때문에 증상이 시작되기 전에 진단하고 치료를 시작해야 한다.
국내 연구진이 치료제가 없는 대부분 희귀질환에 대한 환자맞춤형 치료제 개발 가능성을 제시했다.
김진국 KAIST 의과학대학원 교수 연구팀은 희귀질환 환자맞춤형 치료 가이드라인을 제시한 연구 결과를 세계 최고 권위 학술지 <네이처>(Nature) 7월 12일자 온라인판에 발표했다. 논문명은 'A framework for individualized splice-switching oligonucleotide therapy'.
연구에 따르면 희귀질환 중 약 10%는 환자맞춤형 치료제 개발이 가능하다는 결론이다. 이와 함께 연구팀은 10%의 환자들에 대해 유전체 기반 진단을 활용, 증상 시작 전이라도 신속하고 체계적으로 선별하는 방법을 제시했다.
지금까지는 진단이 되더라도 대부분의 경우 치료제가 없기 때문에 환자나 가족들은 진단에 소극적인 경우가 있었다. 그러나 이번 연구결과를 통해 같은 질환이라도 돌연변이에 따라 환자맞춤형 치료가 가능할 수 있다는 것이 확인됐기 때문에 유전체 기반 진단에 더 적극적으로 참여함으로써 조기 진단·치료를 고려할 수 있게 됐다는 평가다.
향후 유전체 기반 진단 비용이 크게 떨어지게 되면 적용사례가 더욱 늘어날 것으로 기대된다. 유전체 기반의 진단이 환자뿐만 아니라 모든 신생아에게 적용되면 증상 시작 전 진단과 환자맞춤형 치료를 앞당길 수 있다.
실제로 연구팀은 이번 연구에서 신생아 때 유전체 분석을 통해 진단된 환자 1명에 대해 환자맞춤형 치료제 개발을 진행하고 환자맞춤형 임상시험에 진입한 사례를 보고했다.
김진국 교수는 하버드의대 박사후연구원으로 근무하던 지난 2019년에 RNA기반 신약 개발 플랫폼을 활용해 희귀질환 환자 한 명에 대한 '밀라센'(milasen)이라는 환자맞춤형 치료제를 처음으로 개발하고 <뉴잉글랜드 저널 오브 메디슨>(New England Journal of Medicine)에 발표했다.
이 연구는 김진국 교수가 3년 전 KAIST에 조교수로 부임한 후 진행한 후속 연구로서, '모세혈관 확장성 운동실조 증후군'(ataxia-telangiectasia 또는 A-T)이라는 희귀질환에 대한 미국 환자재단과 협업을 통해 대규모 환자군에 대한 유전체 분석으로 약 10%의 환자들에 대해 환자맞춤형 치료가 가능하다는 것을 검증하고, 유전체 검사를 통해 이런 환자들을 효과적으로 발굴하는 체계를 제시했다.
또 이를 통해 발견한 환자맞춤형 치료가능 환자 중 치료 성공 가능성이 가장 큰 환자 1명에 대해 환자맞춤형 치료가능 돌연변이를 확인하고 환자맞춤형 치료제인 '아티펙센'(atipeksen)을 개발 후 그 환자에 대한 맞춤형 임상시험을 진행하고 있다.
이번 연구는 김진국 교수가 공동교신저자, KAIST 의과학대학원 우시재 박사과정 학생이 공동 제1 저자로 참여했으며, A-T 아동프로젝트(A-T Children's Project)재단 및 하버드의대 등과 협업으로 진행했다.
김진국 교수는 "이번 연구는 희귀질환 환자들의 진료에서 지금까지 진단 위주의 진료에서 치료 위주의 치료로의 전환을 가속화할 것이며, 지난 2013년 환자 진단을 위해 정립했던 미국임상유전학회(ACMG) 가이드라인 연구가 발표된 이후 희귀질환 진료 가이드라인에서 패러다임 전환을 가져올 것"이라며, "환자맞춤형 치료전략은 현재로서는 기술적인 이유로 뇌, 눈, 간 등에 영향을 미치는 질환에만 적용할 수 있지만 추후 기술개발을 통해 다른 질병에도 적용될 가능성이 있다"고 강조했다.
이번 연구는 한국연구재단 해외우수과학자유치사업, 기초연구실 사업, 국가바이오빅데이터사업, 의사과학자양성사업, 아산사회복지재단 등의 지원으로 이뤄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