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우 뚫고 경남 산청군 홍계리 주민 100여명 진료
거동 불편 주민 가정 방문·야간 진료…노래자랑 펼쳐
국제의료봉사단체 그린닥터스와 온병원그룹 의료진이 15∼16일 지리산 산골마을 경남 산청군 삼장면 홍계리에서 의료봉사 활동을 펼쳤다.
폭우 속에 진행한 의료봉사 활동에는 정근 그린닥터스재단 이사장(온병원그룹 설립자)과 김동헌 온종합병원장을 비롯해 윤성훈 진료원장(정형외과)·이현국 내과부장(심장내과)·조정미 재활의학과 과장 등 온종합병원 의사와 박석주 인제의대 교수(부산백병원 신장내과)·김기욱 부산의대 교수(부산대병원 호흡기내과)·정결 전공의(서울성모병원 산부인과 4년차) 등 7명의 의사가 참여했다. 정복선 간호이사·주연희 간호부장·주명희 간호팀장 등 온종합병원 간호사 9명을 비롯해 김승희 부이사장·박명순 수석 사무부총장 등 그린닥터스 회원 70여명이 동참했다.
의료봉사단 임시 진료실을 찾은 주민 대부분은 70대 후반의 고령자로 주로 허리와 무릎 통증을 호소했다.
의료진 7명은 거동이 불편해 임시 진료실까지 방문하기 어려운 산골짜기 주민의 집을 직접 방문, 밤 12시까지 야간 진료에 나섰다.
조정미 재활의학과장은 편마비 증세를 보인 70대 노인의 동선을 직접 살펴보며 즉석에서 처방을 내렸다. 거동이 어려운 남편을 봐달라는 부녀회장을 만난 의료진은 당장 치료해야 할 정도로 백내장이 심각하다고 진단했다. 부녀회장은 "남편 병 수발하느라몸을 미처 돌보지 못했다"면서 "눈이 침침한 상태지만 치료를 미뤘다"고 털어놨다.
야간 진료에 참여한 7명의 각과 전문의들은 돌아가면서 거동이 불편한 주민을 진료한 뒤 일일이 설명해 줬다. 상세히 건강 상태를 설명받은 주민들은 "VIP종합검진을 받은 거나 진배없다"며 고마워했다.
그린닥터스 봉사단은 둘째 날 야외에 즉석무대를 설치, 마을노래자랑을 열었다. 봉사단에 합류한 가수 이영화 씨는 히트곡 '저 높은 곳을 향하여'를 열창, 박수 갈채를 받았다.
그린닥터스 봉사단은 삼장면 21개 마을에 응급의료키트 80개를 전달했다. 산청군 삼장면이 고향이라고 밝힌 정근 이사장은 홍계상촌마을 발전기금 100만원을 내 놓았다.
정근 그린닥터스 재단 이사장은 "학교급식으로 나오는 옥수수빵이 먹고 싶어서 한 살 일찍 입학했던 가난했던 시절을 보낸 고향이 크게 발전한 것에 감회가 새롭다. 가난에서는 벗어났지만, 의료나 교육여건 등으로 젊은이들이 없어 간난 아기 울음소리를 들어본지 오래됐다는 주민들의 이야기를 듣고 가슴 답답해졌다"면서 "앞으로는 해마다 홍계리에서 의료봉사를 하고 싶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