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희정(왼쪽)·노주혜 한림의대 교수(성심병원 진단검사의학과)가 최근 열린 제42차 대한수혈학회 학술대회에서 최우수 구연상을 받았다.
대한수혈학회는 1982년 설립돼 국내외 수혈의학 분야의 발전을 이끌고 있으며 수혈의학 연구 및 학술 활동을 격려하고자 매년 학술대회를 개최해 우수한 연구 성과에 대해 시상하고 있다.
강희정·노주혜 교수 연구팀과 안전성평가연구소 황정호 박사 연구팀은 이번 학회에서 '급성 실혈을 유발한 비인간 영장류 모델에서의 혈청학적 반응 분석(Circulating Humoral Mediators in Nonhuman Primate Model of Controlled Blood Loss)'을 주제로 발표했다. 이 연구는 비인간 영장류 급성 실혈 모델에서의 생물학적 변화를 조명하며 이종 혈액제제 등 새로운 혈액대체재 개발을 위한 토대를 마련했다는 점에 대해 높이 평가받았다.
이종(異種) 혈액제제란 다른 종(돼지·침팬지 등)의 혈액을 사람에게 수혈할 수 있게끔 가공하는 것으로 최근 고령화와 저출산으로 인해 수혈가능 연령의 인구가 줄어들고 있는 상황에서 사람의 혈액을 대체할 수 있는 이종 혈액제제가 하나의 대안으로 급부상하고 있다.
연구팀은 비인간 영장류에게 동맥 카테터를 거치해 정해진 부피만큼 채혈하는 방식으로 실혈을 유발해 사이토카인, 보체와 같은 면역혈청학적 인자들을 ELISA와 유세포분석법으로 측정했다. 이후 활력징후 모니터링을 비롯 혈액학 검사 및 생화학 검사를 진행한 결과, 특정 혈액학적 및 생화학적 검사 결과가 실혈량과 시기에 따라 유의미하게 변화하는 현상을 관찰했다. 또 실혈을 유발한 영장류 모델에서 실혈 자체가 면역 반응을 일으키는 유의미한 시사점을 발견했다.
이번 연구 결과는 영장류 대상 이종수혈 연구를 위한 기초적인 자료로서 새로운 혈액대체제의 개발 가능성을 모색하는 데 도움이 될 전망이다. 또 통제된 실험을 수행할 수 없는 인간 대상 연구를 대신해 대량 실혈 시 인체 내에서 발생하는 면역 반응을 예상하는 자료로도 활용할 수 있다.
노주혜 교수는 "다른 동물의 장기나 조직, 세포를 사람에게 이식하는 이종이식 분야는 수혈의학에서 미충족 수요을 담보할 수 있는 잠재력을 갖고 있다"면서 "아직 선행 연구가 많이 이뤄지지 않은 신생 분야라 개척에 어려움도 따르겠지만 새롭게 길을 낼 수 있는 가능성에 도전하고 싶다"고 말했다.
강희정·노주혜 교수팀은 2022년부터 6년간 이종 적혈구제제 개발 및 임상화를 위한 국책연구과제를 수행한다. 이를 통해 이종 적혈구제제의 안전하고 효율적인 생산을 위한 제조법 개발 및 수혈부작용 평가를 위한 모니터링 체계를 구축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