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당서울대병원-경기도 이천소방서-경기도의료원 이천병원, 삼각체제 구축
대한뇌졸중학회, 유튜브 소개 영상 게시…"119 연락만으로 전문의 의료자문 효과"
정부 추진 '심뇌혈관질환 인적 네트워크' 가늠자…"신속·정확한 이송 체계 마련 관건"
보건복지부는 최근 '제2차 심뇌혈관질환관리 종합계획' 발표를 통해 '심뇌혈관질환 인적 네트워크'의 도입 계획을 공개했다. 중증·응급 환자의 신속·정확한 전원 결정에 방점이 찍힌다.
네트워크는 서로 다른 의료기관에 소속된 최소 7인 이상으로 구성하고, 급성심근경색증, 뇌졸중, 대동맥박리 등 질환별, 치료방법별 골든타임 내 도달 가능한 범위의 기관 등을 연계한다.
그렇다면 '심뇌혈관질환 인적 네트워크'는 실제로 어떻게 운영될까.
대한뇌졸중학회는 최근 학회 홈페이지에 분당서울대병원과 경기도의료원 이천병원, 경기도 이천소방서가 함께 운영하고 있는 '소방핫라인' 사업을 소개하는 유튜브 영상을 올렸다. '심뇌혈관질환 인적 네트워크'가 지역 응급상황에서 어떻게 이뤄지는지 가늠할 수 있다.
이 영상에는 김백균 과장(경기도의료원 이천병원 신경과), 문훈민 소방사(경기도 이천소방서 구급대), 강동완 과장(분당서울대병원 공공부분/이천병원 신경과) 등이 출연해 소방핫라인 사업 개요, 활동 성과, 효용성 등을 소개했다.
분당서울대병원은 지난 2012년 권역심뇌혈관질환센터에 지정된 후 2018년 경기도의료원 이천병원과 심뇌혈관센터 업무협약을 체결했다. 그 이후 2019년부터 소방핫라인을 통한 '이천시 뇌졸중 트리아지 시범사업'이 시작됐다.
코로나 팬데믹 기간동안 이천병원이 코로나 전담병원 역할을 맡아오다가 지난해 5월부터 병원이 정상화되면서 본격적으로 핫라인이 가동되고 있다.
소방핫라인은 삼각체제로 가동된다.
이천시에서 뇌졸중 의심환자가 발생할 경우 119 구급대원은 분당서울대병원 신경과 또는 당직 전문의에게 핫라인 직통 전화를 발신하고, 구급대원과 신경과 전문의가 직접 연결된다. 구급대원이 환자 상태를 설명하면 신경과 전문의는 의료 컨설팅을 하는 동시에 분당서울대병원과 이천병원 가운데 이송병원을 결정한다. 이송 병원이 결정되면 119 구급대가 해당 병원으로 출발과 동시에 병원에도 사전 통지된다.
뇌졸중 의심 증상 발생시각이 4.5시간 이내일 경우 정맥내 혈전술을 고려해 이천병원으로 이송한 후 정확한 진단을 진행하고, 4.5시간이 지났거나 대동맥 폐색이 의심될 경우에는 바로 분당서울대병원으로 이송한다. 이천병원에서 진료받은 환자가 다시 분당서울대병원으로 가야 할 상황이 발생하면 패스트트랙을 가동해 신속하게 이송한다.
119 구급대원과 의료진의 통화는 모두 녹음돼 관련 의료진에게 공유된다. 환자 경과는 119 구급대 담당자에게 다시 피드백되면서 신속·정확한 환자 이송에 대한 의욕을 고취시킨다.
강동완 과장은 "소방핫라인을 통해 이송체계 전반의 질 향상 도모할 수 있다"면서 "현재 한 달에 10건 이상 핫라인 컨설트가 진행되고 있으며, 분당서울대병원에서는 구급대원 전문성 강화 교육. 필수 중증의료를 위한 지역사회 네트워트 구축 세미나 등을 통해 이송체계 질 관리에 심혈을 기울이고 있다"고 말했다.
의료진과 119 구급대원 간 협업의 중요성도 짚었다.
김백균 과장은 "소방핫라인 시스템에서 가장 중요한 건 의료진과 119 구급대원 협업이다. 제일 처음 환자와 마주하는 119 구급대원들의 역할과 이를 통해 의료진이 어떤 질환을 생각하고, 어떻게 진찰하고 판단하느냐가 중요한 부분"이라며 "사실상 환자 입장에서는 119에 전화한 것만으로 대학병원 전문의의 의료 자문을 직접 받는 효과를 얻을 수 있다"고 설명했다.
119 구급대원의 경험담도 옮겨졌다.
문훈민 소방사는 "지난 5월 50대 남성 환자분이 '말이 어눌해지고 몸 좌측으로 힘이 빠진다'는 증상으로 119로 연락이 왔다. 새벽 4시에 첫 증상이 있었지만 괜찮겠지 하다가 오전 11시에야 신고된 사례다. 첫 증상 이후 5시간 이상 지체돼 위험한 상황이었다"면서 "보통 근처 병원을 전전하다가 치료 시기를 놓치게 되지만, 소방핫라인을 통해 동맥내 혈전제거술을 최단시간 안에 받을 수 있었다. 응급상황에서는 너무나 유용한 시스템이다"라고 말했다.
뇌졸중학회는 이번 영상에 이어 9월 초까지 2편과 3편을 제작해 학회 홈페이지에 게시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