급여 직행 만능키? 정부, 열 돌 맞은 선별급여 '손본다'

급여 직행 만능키? 정부, 열 돌 맞은 선별급여 '손본다'

  • 고신정 기자 ksj8855@doctorsnews.co.kr
  • 승인 2023.08.25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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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급여도 비급여도 아닌' 선별급여 2023년 현재 177항목 운영 중
치료재료·행위·약제 등 혼재...적합성 평가 단일 관리기전 한계
정부, 제도개선 연구용역 추진..."재정누수 방지·근거창출 지원"

ⓒ의협신문
ⓒ의협신문

보건복지부가 '선별급여' 관리 체계를 손보기로 했다. 

과학적 근거에 기반해 주기적으로 그 쓰임새를 꼼꼼히 평가하고, 그 결과에 따라 급여 체계로의 편입·비급여 유지·시장 퇴출 여부 등을 결정한다는 본래의 기능에 맞게, 관련 체계를 정비해 나간다는 방침이다. 

ⓒ의협신문
강준 보건복지부 의료보장혁신과장

강준 보건복지부 의료보장혁신과장은 최근 전문기자협의회와 가진 간담회에서 이 같은 계획을 밝혔다.

선별급여는 지난 2014년 박근혜 정부 '4대 중증질환 보장성 강화정책'의 일환으로 도입된 제도로, 올해도 시행 10년차를 맞았다. 

기존 급여·비급여 체계 외에 선별급여라는 새로운 영역을 추가해, 경제성이나 치료 효과성 등이 불확실해 당장 급여에 편입시킬 수는 없으나 국민적 요구가 높고 잠재적으로 국민건강에 이득이 있다고 판단되는 경우, 이를 따로 관리하는 방식이다.

선별급여의 본인부담률은 50%, 80%, 90%로 운영되고 있다. 일반 급여와 구분하기 위해, 그 비용을 다소 높게 책정하는 차이를 둔 것이다. 

아울러 선별급여 항목에 대해서는 3∼5년 주기로 요양급여 적합성 평가를 실시하고 그 결과에 따라 해당 항목의 급여 여부를 새로 정하거나 본인부담률 또는 급여기준을 조정할 수 있게 하는 관리 기전을 두고 있다.

제도 시행 10년 차, 그간 선별급여로 지정된 항목은 190가지, 이 중 현재까지 운영 중인 항목은 177가지다. 전체 선별급여 항목 가운데 절반에 좀 못 미치는 89개 항목이 적합성 평가를 받았다. 

다만 적합성 평가 이후 그 쓰임새에 조정이 이뤄진 사례는 많지 않다. 긍정적인 평가결과에 힘 입어 완전 급여로의 전환이 이뤄진 것은 경피적 대동맥 판막치환술(TAVI) 정도고, 반대로 좋지 않은 평가로 일부 항목에서 그 쓰임새가 정리된 것도 흡인용 카테타 등 소수에 그친다.

이에 일각에서는 선별급여 제도가 급여권 진입을 용이하게 하는 도구로 활용되고 있다거나, 타 급여항목에 비해 상대적으로 느슨한 점검을 받는 관리 사각지대에 놓여 있다는 비판의 목소리를 내고 있다. 이질적 성격의 선별급여 항목들이 동일한 적합성평가 관리 기전 아래 운영돼, 개별항목의 특성을 반영한 근거창출이나 이용량 관리 등이 제대로 이뤄지지 못하고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정부도 같은 문제 인식 아래, 제도 개선을 준비하고 있다. 

강준 과장은 "선별급여 도입 10년을 맞아 중장기 제도개선 방향 도출하기 위한 연구용역을 추진 중"이라며 "재정누수 최소화와 환자안전 강화를 위해 선별급여 관리체계를 정상화한다는 목표로, 향후 연구용역 결과 등을 반영해 제도 개편안을 마련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구체적으로는 적합성 평가를 강화해 재정 누수가 발생할 수 있는 부분은 적극적으로 차단하고, 다른 한편으로 치료 효과성 등의 입증을 위한 근거 창출에 무게를 두어 이를 관리, 지원한다는 계획이다.

강 과장은 "모니터링을 통해 의료현장에서 이상징후를 보이는 항목들은 적극적으로 관리해 나갈 방침"이라며 "문제가 확인될 경우 본인부담률을 상향하거나 급여기준을 명확히해서 해당 항목들이 당초 취지대로 사용할 수 있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또 "선별급여를 적용했지만 환자 안전 측면에서 검증이 덜 된 항목들도 있다"며 "이 경우에는 근거 창출을 위한 기전을 정하거나, 급여기준을 강화해 급여를 인정하는 방향도 검토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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