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비스모, 하반기 급여 가능성↑ 아일리아 '견제구'
투약간격 강점…해외 시장 점유 속도, 국내서도?
'4개월' 투여 간격을 강점으로 하는 로슈의 바비스모(성분명 파리시맙)가 올 하반기 급여 가능성에 무게가 실리면서, 치열한 황반변성(nAMD) 치료제 시장 경쟁을 예고하고 있다.
바비스모는 안지오포이에틴-2(Ang-2)와 혈관내피성장인자-A(VEGF-A) 모두에 선택적으로 결합하는 인간화 이중 특이적 항체치료제다.
바비스모의 가장 큰 강점은 '투약 간격'. 4개월 간격으로 연간 3회까지 투약 횟수를 줄였다. 기존 항혈관내피성장인자 주사제가 평균 1~3개월 간격인 것과 비교하면 유지기간이 길다.
항혈관내피성장인자 주사제는 눈에 직접 투여하기 때문에 환자들의 치료부담이 크다. 실제 2019년 미국 워싱턴 의과대학교에서 nAMD를 치료하는 의료진을 대상으로 진행한 설문조사 결과, 73.2%의 의료진이 안구 내 주사 투여 빈도 및 기간 등을 치료 부담으로 꼽기도 했다.
현재 국내 시장을 점유하고 있는 치료제는 리제네론과 바이엘의 아일리아(성분명 애플리버셉트).
아일리아는 올해 2월 고용량 제형을 추가로 내놓으면서, 급여를 코앞에 둔 바비스모에 견제구를 날리고 있다. 고용량인 8mg 제형의 신약 허가를 신청한 것인데, 용량을 늘리면서 주사 간격을 벌려 바비스모의 강점을 견제하겠다는 의도다.
아일리아 HD(8mg 용량) 허가 적응증에 따르면, 습성 연령관련 황반변성과 당뇨병성 황반부종 환자들은 첫 3개월 동안 4주 간격 투여 후 2~4개월 간격으로 주사할 수 있다. 당뇨병성 망막병증의 경우 2~3개월 간격으로 투여가 가능하다.
하지만 해외 시장에서 바비스모가 점유율을 빠른 속도로 늘리면서, 국내 시장 역시 같은 양상을 보일 것이란 전망이 나오고 있다.
로슈에 따르면, 지난 2분기에만 10억 9993만달러(한화 약 1조 4009억원)의 글로벌 매출을 달성, 직전 분기 4억 9626만 달러(약 6311억원) 대비 2배 이상 매출 증가를 기록했다.
반면 아일리아의 올해 1분기·2분기 매출 실적은 14억 3000만 달러, 15억 달러 등으로 작년 동기간 대비 각각 5%, 7%가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테레사 그리이엄 로슈 제약사업 부문 대표는 "바비스모는 로슈의 핵심 성장 동력"이라며 "기존 치료제 전환 환자를 포함해 현재 환자 3분의 1정도가 바비스모를 1차 치료로 사용하고 있다. 기대했던 것보다 더 빠른 속도"라고 평가했다.
바비스모는 지난 7월 건강보험심사평가원 약제급여평가위원회를 통과했다. '평가금액 이하 수용 시'를 조건으로 했다.
바비스모의 급여 등재까지 남은 단계는 건강보험공단과의 약가협상과 건강보험정책심의위원회 심의. 업계에서는 올 하반기 안으로는 모든 절차를 마칠 것으로 보고 있다.
투약 간격이 큰 강점으로 작용하는 만큼, 바비스모가 급여 적용에 성공할 경우 국내에서의 시장 점유 속도는 상당할 것으로 보인다.
바비스모는 투약 주기 연장을 통해, 아일리아(애플리버셉트)와의 효과·안전성을 비교한 TENAYA 및 LUCERNE, YOSEMITE 및 RHINE 임상연구를 내놓기도 했다.
임상 결과, 치료 1년 차에 바비스모 투여군의 약 80%(nAMD), 70%(DME)가 3개월 이상의 투약 간격으로 치료를 유지했다. 2년 차에는 nAMD·DME 환자 5명 중 3명은 연 3회 투여 간격을 유지했다.
최근 발표된 TENAYA 및 LUCERNE 사후분석 연구 결과에서는 바비스모 초기 투여 2회 이후 75%의 nAMD 환자에서 망막내액(IRF) 및 망막하액(SRF) 소실하는 등 해부학적 개선을 보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