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성남 이사장 "인적 기준 중요…권고안 등 제도적 지원 절실"
질병청 시설기준 계획, 감염에 치중 "안전관리 능률 저하 우려"
대한투석협회 25회차 심포지엄 '회원 니즈 중심' 큰 호응
투석환자를 위한 인공신장실 기준을 법제화 등 제도적 장치로서 보호해야 한다는 전문가들의 제언이 나왔다. 현재 질병관리청에서 진행 중인 '의료관련감염 예방관리 종합대책'과 관련, '감염'에 치우친 경향이 있다는 지적도 함께 전했다.
김성남 대한투석협회 이사장은 3일 대한투석협회 25회 심포지엄 기자간담회에서 행사 첫날(2일) 진행한 '인공심장실 시설 및 운영기준 마련을 위한 토론회' 논의 내용을 짚었다.
말기신부전, 특히 혈액 투석 환자 수는 2009년 5만 6896명에서 2021년 10만 4157명으로 22년 사이 1.8배 증가했다. 진료비 역시 1조 2414억원에서 3조 5145억원으로 2.8배가 늘었다. 고령화·심혈관 질환 등 합병증으로 인해 5년 생존율은 61.5%에 그친다.
투석협회는 해당 수치가 투석환자에 대한 전문적인 질 관리 필요성을 말해주는 것이라고 정리했다.
김성남 이사장은 "학계·정부 관계자들은 모두 안정적 인공신장실의 전문적인 질 관리 필요성에 공감했다"면서 "다만 2011년부터 공론화된 사안이 아직까지 현실화하지 않은 데 대해서는 의아하다는 반응도 많았다"고 전했다.
인공신장실 관리에 대한 법제화 노력은 2019년 법안 발의로 이어졌다. 당시 자유한국당 신상진 의원은 '만성콩팥병관리법안'을 발의, 법령 작업을 진행했다. 하지만 '만성콩팥병'이라는 각론적 성격의 법안에 대한 이견이 나왔다. 법안은 함축적이고, 포괄적이어야 한다는 의견이 나온 것이다.
투석협회는 법을 만드는 것이 어렵다면, 적어도 권고안은 마련돼야 한다는 입장. 인력·시설·장비·매뉴얼 중에서도 특히 '인적 기준'에 대한 중요성을 강조했다.
김 이사장은 "우리나라에서는 아직까지 인공신장실 설치기준, 시설, 인력, 안전관리 기준이 없다. 자체 관리에 의존하고 있다는 것"이라면서 "혈액투석은 전문적 식견이 있는 사람이 운영해야 한다. 최소한의 권고가 나와야 한다"고 강조했다.
인력 기준을 반영한 제도의 예시로는 15년째 진행 중인 건강보험심사평가원의 '외래혈액투석 적정성평가'를 들었다. 평가는 올해까지 총 4차례 진행됐다. 평가 결과에 따라 5등급 의료기관에는 진료비용의 2%를 회수하고, 1등급 의료기관에는 2%를 가산하는 가감지급제를 적용하고 있다.
김 이사장은 "혈액투석을 전문으로 하는 의사, 2년 이상의 경험이 있는 간호사 등 인력기준을 두고, 점수에 차별을 두고 있다"며 "15년째 이의제기가 없다고 한다. 이러한 기준을 현장에서 무리없이 받아들이고 있다는 의미"라고 진단했다.
현재 대한신장학회에서 운영 중인 '인공신장실 인증제'도 소개했다. 여기에는 적정성평가 기준에 더해 '윤리성'을 함께 평가하고 있다.
김 이사장은 "본인부담금 면제, 차량 대절, 병원 내 음식 제공 등 다양한 환자유인 행위에 대한 기준을 '윤리성'으로 평가한다"며 "해당 기준은 지역윤리위원회에서 관리하게 된다. 투석협회 지회에 있는 지회장 및 지역 윤리위원이 구성원이다. 해당 지역의 사정을 잘 파악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영기 한림의대 교수(신장내과)가 2019년 발표한 '윤리기관·비윤리기관(환자유인)' 19곳 매칭 조사 결과에 따르면, 비윤리기관의 투석환자 사망률이 37%나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투석협회는 환자의 안정적인 관리를 위해서라도 차후 진행될 법제화·권고안 등의 제도적 지원 방안 마련 시 인적 기준과 함께 '윤리성'이 포함돼야 한다는 입장이다.
질병관리청에서 진행하는 의료관련감염 예방관리 종합대책 중 '인공신장실 시설기준 계획'에 대해서도 지나치게 감염에 치중된 경향이 있다고 꼬집었다.
김 이사장은 "감염관리 측면 외에도 투석 환자들의 안전한 투석 치료를 받을 수 있는 기준들이 포함돼야 한다"면서 "전문 인력과 적절한 운영기준이 우선되지 못한 투석 치료가 이뤄질 경우 결국엔 환자 피해로 이어질 수밖에 없다"며 전문가 집단을 중심으로 한 연구와 관련 단체의 논의 필요성을 재차 강조했다.
대한투석협회 심포지엄 25회차…뜨거운 관심 비결은?
대한투석협회 심포지엄은 25회차로 2,3일 이틀간 더케이 호텔이서 진행했다. 당초 800명으로 인원을 제한했지만, 큰 호응으로인해 이미 900명 등록을 넘어섰다.
이중건 회장은 "일방적인 아젠다가 아닌, 사전 설문 작업을 통해 회원들이 원하는 내용을 바탕으로 심포지엄을 진행했다"며 회원들의 관심을 끌 수 있었던 비결을 설명했다.
투석협회 회원들은 투석환자에게 생길 수 있는 각종 질환, 투석환자가 암에 걸렸을 때의 치료 접근법, 미래 투석방법 향방, 단계적 투석방법에 대한 가이드 등에 큰 관심을 보였다.
이 회장은 "3일 세션에서는 신규 근무를 시작하는 투석실 간호사들을 위한 교육세션과 인공신장실 용수관리 및 투석환자 영양관리, 낙상 교육 등을 마련해 큰 호응을 받았다"면서 "이외 재택치료 및 노인환자 투석 보존치료, 투석 횟수 조절 등 사회적 고민들을 포함, 윤리적 고민을 함께하려는 노력을 기울였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