또 하나의 봄
날씨 좋은 토요일 오후
온천천 산책길을 4키로쯤 걸어가다
반환점을 찍고 돌아오는 길
참 오랫동안 함께 한 여인을 만나
보조를 맞춰 집으로 가는 길
벚꽃이 만발했다
코로나19에 푹 젖어 있는 2022년
마스크를 걸친 사람들에게도
또 하나의 아름다운 봄이다
지난 가을
생의 마지막 수업을 하던 이어령 선생이
돌아오는 봄이면 나는 없어, 하던 그 봄
어쩜 쓸쓸한 이 봄을
면 번이나 더 볼 수 있을지
살다 보니 까맣게 잊어버렸지만
살아간다는 것은 기본 본향 본향으로 가는 길
오늘 문득 메멘토 모리와
본향을 향하여
강을 거슬러 올라가는 연어의 역동적인 움직임과
물결에 흔들리는 뭇 수초의 자세를 생각한다
▶ 인제대 명예교수(흉부외과)/온천 사랑의요양병원장/<미네르바>(2006) 등단/시집 <때론 너무 낯설다> /수필 <에세이스트>/수필집 <제1수술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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