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성 외과의 수술 사망률 25%↓, 재입원·합병증도 차이 보여
캐나다 120만·스웨덴 15만명 코호트 연구…관건은 '느린 수술'
외과 의사의 성별이 환자의 건강에 영향을 미치는 요인이 될 수 있을까? 8월 30일 미국의사협회 수술학회지(JAMA Surgery, IF=16.9)에 게재된 연구에 따르면 여성 외과 의사가 수술했을 때 환자 경과가 더욱 좋은 것으로 나타났다.
캐나다 토론토 대학의 크리스토퍼 월리스(Christopher J. D. Wallis) 교수가 이끄는 연구팀은 2007년부터 2019년까지 13년간 온타리오주의 120만명 환자를 대상으로 대규모 코호트 연구를 수행했다.
수술 90일 내 환자의 경과와 1년 내 경과를 살폈을 때, 사망률, 재입원율, 합병증 발병률 등 모든 면에서 남녀 외과의가 유의미한 차이를 보였다.
남성 외과의가 수술한 환자는 여성 외과의가 수술한 환자보다 90일 이내 사망률이 25%(aOR) 더 높았고, 1년 내 사망률은 24% 더 높았다. 재입원율도 90일 이내가 5%, 1년 이내가 4% 더 높았고, 합병증 경험은 90일과 1년 기간 내 모두 9% 더 높았다.
스웨덴에서도 여성 외과의의 수술 경과가 더 좋았다는 연구가 같은 날 같은 학술지에 소개됐다.
스웨덴 카롤린스카 의대에서 박사과정 중인 마이 블롬(My Blohm) 연구원은 담낭제거수술을 받은 환자 15만명을 조사했는데, 마찬가지로 여성 외과의가 수술한 환자의 상태가 더 좋았다. 여성 외과의가 수술한 환자 중 수술합병증이 나타난 이는 29%(OR) 적었고 담관 손상은 56% 덜했다. 입원 기간도 21% 짧았으며, 한 달 내 사망률은 21% 낮았다.
해당 연구는 여성 외과의사가 남성 외과의보다 수술 속도가 느리고, 복강경 수술에서 개복 수술로 전환한 비율이 낮다는 점에 주목했다.
여성 외과의사의 수술 시간이 평균적으로 8분 더 길었고, 급성 수술에서는 9.3분 더 길었다. 개복수술 전환율도 13% 더 낮았다.
블롬 연구원은 "여성 외과의사가 위험을 감수하기보다 안전을 추구하고 환자의 수술 여부도 신중히 택하는 경향이 있는 것으로 보인다. 이런 성향이 환자 경과에 미치는 영향을 분석함으로써 환자 안전을 위한 단서를 얻을 수 있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캐나다에서 유사한 연구를 수행했던 월리스 교수도 "환자 안전에 영향을 미친 요인은 성별에 내재된 것이 아니라 진료 방식과 연관이 있는 것으로 보인다. 모든 의사가 치료하는 모든 환자의 치료를 개선하기 위해 수술 방식에 고민이 필요하다"고 말을 보탰다.
월리스 교수는 "수술 경과에 영향을 미치는 간호사·레지던트·의료인의 경력과 환자 사례의 복잡성 등을 고려하지 못했다. 다양한 측면을 조사해 환자에게 미치는 영향을 더욱 세밀히 밝히겠다"면서 "인류학자와 협력하며 후속 연구를 진행하겠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