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과의사 비대면 진료 꺼리는 이유 "면책 없어 불안…오진 위험"

내과의사 비대면 진료 꺼리는 이유 "면책 없어 불안…오진 위험"

  • 송성철 기자 medicalnews@hanmail.net
  • 승인 2023.09.20 16: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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법적 면책 조치 없어 심각 98%...오진 위험성 포함한 안전성 문제 77% 지적
대한내과의사회 설문조사, 부정적 의견 줄었지만 참여율 73→46% 대폭 감소
"플랫폼 위해 무리수 둔다면 불필요한 사회적 갈등 유발...국민 건강권 위험"

대한내과의사회는 지난 8월 17∼25일 모바일과 인터넷을 통해 진행한 비대면 진료 시범사업에 관한 설문조사 결과를 20일 공개했다. [그래픽=윤세호기자] ⓒ의협신문
대한내과의사회는 지난 8월 17∼25일 모바일과 인터넷을 통해 진행한 비대면 진료 시범사업에 관한 설문조사 결과를 20일 공개했다. [그래픽=윤세호기자] ⓒ의협신문

내과의사들은 법적 책임을 둘러싼 면책 조치 부재와 오진으로 인한 안전성 문제로 비대면 진료에 부정적인 것으로 파악됐다.

대한내과의사회는 지난 8월 17∼25일 모바일과 인터넷을 통해 진행한 비대면 진료 시범사업에 관한 설문조사 결과를 20일 공개했다.

내과의사회는 일선 현장에서 진료하는 회원들의 의견을 모아 비대면 진료 시범사업이 나아가야 할 바람직한 방향을 제시하고자 설문조사를 진행했다고 밝혔다. 설문조사에는 전국에서 총 412명의 내과의사 회원이 참여했다.

설문조사 결과, 비대면 진료에 관한 부정적인 의견은 60%로 지난 2022년 4개 전문과목 의사 2600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설문조사 결과(부정적 의견 72%)에 비해 다소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하지만, 실제 진료 참여율은 73%에서 46%로 대폭 감소한 것으로 확인됐다.

설문에 참여한 내과의사의 98%는 법적 책임에 대한 면책 조치가 없다는 점을 심각한 문제점으로 꼽았고, 77%는 오진 위험성을 포함한 안전성 문제를 지적했다.

내과의사회는 이같은 설문결과를 놓고 "비대면 진료 시행 의지가 있어도 안전성이 낮은 진료에 대해 대면 진료와 동일한 법적 책임을 지게 되고, 특히 의료사고 시 가혹한 형사처벌 위주의 판례에 따른 진료 현장의 위축으로 해석할 수 있다"고 풀이했다.

비대면 진료와 관련해 가장 큰 쟁점인 '초진 허용'은 95%가 반대, 지난해 설문조사(90%)에 비해 더 증가했다.

내과의사회는 "초진 허용을 반대하는 이유는 결국 비대면 진료 자체를 반대하는 이유인 오진 위험성과 수진자 확인 불확실성"이라고 지적했다.

향후 비대면 진료 참여 의향과 관련해 '대면 진료만 유지하겠다'는 의견이 20%로, 대부분은 '추이를 보며 결정하겠다'고 답해 기술적 진보에 따른 불가피한 현상과 사회적 요구를 수용할 의사가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현재 활용하고 있는 진료 수단으로는 '음성 전화'가 약 60%를 차지, 화상 진료에 적합하지 않은 환경인 것으로 파악됐다.

내과의사회는 "음성 수단을 통한 진료는 수진자 확인이 취약할 수밖에 없다"면서 "수진자 확인을 제도적으로 완비하지 않은 상황에서 책임을 지는 것은 가혹하다는 것이 회원 다수(55%)의 의견"이라고 설명했다.

"설문조사 결과, 정확한 수진자 확인과 진찰이 이루어지지 않으면 오진 위험성이 커지고, 법적 책임에서 자유로울 수 없어 찬성보다는 반대 및 유보 입장이 더 많았다"고 밝힌 내과의사회는 "재진 위주와 1차 의료기관을 중심으로 시행하더라도 대면 진료를 병행하다 보면 의료현장에서는 혼선이 일어나고, 내원 환자나 비대면 진료를 신청한 환자 모두에서 대기시간, 진료방식 및 깊이, 진료비에서 불만이 생겨날 가능성이 크다"고 전망했다.

아울러 "의료기관 입장에서도 재정적 지원 없이 화상 장비를 갖출 생각이 많지 않고, 화상 또는 음성통화를 통해 주로 고령층의 만성질환자를 진료하는 문제, 진료비 수납의 복잡성, 약 처방과 관련된 불만에 맞닥뜨릴 것"이라고 예측했다.

내과의사회는 "의료소비자의 요구는 감소하고, 진료 안정성의 부족과 법적 보호가 미흡한 환경으로 인한 의료공급자들의 의지 역시 떨어져 가는 상황에서 의료기관과 환자들의 요구사항을 동시에 만족시키는 제도를 이끌어가는 것은 어려워 보인다"면서 "의료산업화의 미명아래 우후죽순 생겨난 플랫폼들의 고사를 막기 위한 무리수를 둔다면 불필요한 사회적 갈등만을 유발하고 국민 건강권에 위해를 가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송성철기자 songster@kma.or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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