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공의·의대생, 의대정원 확대에 "증원 규모 상관없이'반대'"
의과대학 익명 게시판에 '동맹휴학' 게시글 다수…참여 독려도
정부의 의과대학 정원 확대 계획에 젊은 의사들이 한목소리로 비난하고 나섰다. 특히 의대생들 사이에서는 정부의 일방적인 정책 추진에 '동맹휴학'을 추진해야한다는 주장도 제기되는 것으로 드러났다.
지난 2020년 진행된 의료계 파업을 젊은 의사들이 주도적으로 이뤄낸 만큼 정부도 의대생들의 '동맹휴학' 움직임을 무시하지 못할 것으로 보인다.
정부 및 정치권에 따르면 정부는 오는 19일 의대정원 증원 규모에 대해 공식 발표를 계획하고 있다. 오는 2025년 대학입시부터 적용을 목표로 한다는 방침이다.
그동안 보건복지부는 지난 2020년 9·4 의정합의에 따라 의료현안협의체 등 의료계와 협의기구를 만들어 논의 중 있었다. 그러나 국정감사 중 의정합의 사항을 깨고 의료계와 논의도 끝나지 않은 채 의대 정원 증원을 발표할 것으로 알려졌다.
전공의와 의대생 등 젊은 의사들 사이에서는 의대 정원 확대 발표가 예정된다는 소식에 공통적으로 '확대 규모와 관련없이 반대한다'는 분위기가 만연한 것으로 전해진다.
서울 소재에서 수련 받고 있는 A 전공의는 "지금도 의사 수는 충분하다. 결국 의료 인력의 재배치 문제다"며 "1000명의 의사가 늘면 1000명의 미용 의사가 늘 것으로 보인다"고 의대 정원 증원 정책에 대해 비꼬았다.
또 다른 전공의는 "필수의료인력 부족을 이유로 의대 정원 확대를 추진하지만 결국 공급을 늘려 의사들의 월급을 까겠다는 소리로 밖에 들리지 않는다"고 비난의 목소리를 높였다.
의사 정원 확대는 현재 의대를 다니고 있는 학생들의 사기 역시 꺾고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B 의대생은 "시험 기간임에도 의대 정원 확대 이야기가 의대생 사이에서 이슈가 되고 있는 건 사실"이라며 "힘들게 의대를 들어와서 공부하고 있는데 이럴 줄 알았으면 치대나 한의대, 수의대를 지원했어야하나라고 후회하는 학생들도 있다. JMEL(일본의사시험), USMLE(미국의사면허시험) 등 외국 의대 시험을 준비하자는 이야기도 나온다"고 전했다.
C 의대생은 "바이탈 과 쪽에 관심있었던 학생이었는데 군침이 싹 없어진다"며 "3000명이 증원될 시 의사될 이유가 없다며 자퇴할 것이라고 강하게 말하는 친구도 있다"고 분위기를 전했다.
정부의 일방적인 의대정원 증원에 대해 의대생들 사이에서는 '동맹휴학' 추진에 대한 언급도 나온다.
실제 한 의과대학 익명 게시판에는 '동맹휴학 하자'는 글과 이를 동조하는 게시글이 다수 게시됐다.
한 의대생은 '의대정원 증원으로 동맹휴학하면 참여하겠나?' 라고 질의 후 "나는 참여한다"며 참여 독려를 하기도 했으며, "현재 의료 필드에 있는 의사들이 한번에 총파업을 몇 달 진행할 각오로 파업을 진행했으면 좋겠다"고 바람을 전한 의대생도 있었다.
다만, 전공의들의 경우 의대 정원 증원이 결정되면 파업을 진행해야한다는 의견이 나오는 반면 윤석열 정권에서는 파업 자체를 신중히 고려해야한다는 신중론도 제기된다.
한 전공의는 "윤석열 정권에서 파업은 신중해야 한다는 의견도 제시된 만큼 파업의 필요성은 인정하면서도 파업에 직접 참여하기엔 조금 꺼리는 경향도 있다"며 "지난 정권과 달리 이번 정권에서는 자칫 감옥을 진짜로 갈 수도 있다는 두려움이 흘러나오기도 한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