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SMO 선공개 초록서 '질병 진행·사망 위험 30% ↓'
mPFS 타그리소 대비 7.1개월 늘려…23일 상세 데이터 공개
유한양행의 렉라자(성분명 레이저티닙)가 비소세포폐암 1차 표적치료제 경쟁 구도로의 본격 진입을 알렸다. 세계 최대 규모 암학회를 통해서다.
렉라자는 얀센의 리브리반트(성분명 아미반타맙) 병용요법 1차 치료 3상 연구인 MARIPOSA에서 아스트라제네카의 타그리소(성분명 오시머티닙)보다 질병 진행과 사망위험을 30% 낮춘 것으로 나타났다.
렉라자의 본격적인 출사표는 20일 스페인에서 개막하는 유럽종양학회(ESMO)학술대회에서 이뤄질 예정이었다. 하지만, 학회측이 몇 개 주요 데이터의 엠바고가 파기됐음을 알리며 일부 임상 초록을 행사 전에 공개키로 했다. 이 과정에서 MARIPOSA 데이터 일부가 미리 공개된 것이다.
렉라자는 EGFR 돌연변이 엑손 19, 엑손 21 L858R 비소세포폐암 치료제. 국산 31호 신약으로 국내에선 '유한이 만든 항암 신약'으로 유명하다.
이번에 발표될 엑손 20을 타겟하는 리브리반트와의 병용요법을 통해, EGFR 변이 비소세포폐암 1차 치료제로서의 세계진출을 노리고 있다.
현재 비소세포폐암 1차 치료제로, 세계시장에서 자리잡은 것은 아스트라제네카의 타그리소. 국내에서는 1차 치료제 급여 적용 선점을 두고 경쟁 중이다.
MARIPOSA 연구는 렉라자+리브리반트 병용요법, 타그리소 단독요법, 렉라자 단독요법 3가지로 진행했다. 프라이머리 앤드포인트는 레이저티닙+렉라자 vs 오시머티닙 PFS이고, 전체생존률(OS)는 두번째 앤드포인트다.
해당 연구를 통해 타그리소 단독요법과의 효과 비교를 할 수 있다는 의미. 발표 확정 소식이 알려진 직후부터 라이벌 신약의 경쟁을 보는 재미가 있을 거라는 평가가 나오기도 했다.
선 공개된 초록에서는 렉라자+리브리반트 병용요법은 타그리소 단독요법 대비 질병 진행, 사망 위험을 30% 감소시켰다.
무진행생존기간 중앙값(mPFS)은 23.7개월(95% CI, 19.1-27.7)이었다. 타그리소 단독요법 mPFS인 16.6개월(95% CI 14.8-18.5)보다 7.1개월 연장시킨 결과다.
안전성 데이터도 일부 나왔다. EGFR MET 관련 부작용은 설사를 제외하고, 렉라자+리브리반트 병용이 타그리소 단독보다 높았다. 연구자들은 대부분은 1·2등급이었고, 초기에 항응고제를 통해 효과적으로 관리됐다고 밝혔다.
연구는 환자1074명을 대상으로 했으며 2:2:1 비율로 무작위 배정했다. 평균 연령은 63세로, 여성이 62%, 아시아인은 58%였다. 또 41%는 뇌전이 병력이 있었다.
더 많은 임상 데이터는 오는 23일(현지기준) ESMO 현장에서 공개된다. 발표는 조병철 연세의대 교수(암센터장)가 진행한다. OS 역시 이날 공개될 것으로 보이면서, 폐암약 효과에 대한 치열한 분석이 이어질 것으로 기대된다.
앞서 아스트라제네카는 세계폐암학회(WCLC)에서 타그리소와 화학요법 병용요법 3상 임상 연구(FLAURA2) 결과를 먼저 공개했다.
해당 연구를 통해 타그리소 대비 질병 진행, 사망 위험을 38% 낮춘 것으로 나타났다. mPFS의 경우 9개월의 지표를 향상시켰다.